김명곤의 세상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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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블로그는 연극, 영화의 예술현장에서 배우로, 작가로, 연출로, CEO인 국립극장장으로, 문화관광부 장관으로 살아 온 제가 예술과 인생에 대해 느끼는 여러가지 생각들을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고 나누는 만남의 공간입니다.
by 김명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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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에 해당되는 글 5건

  1. 2009.10.02
    서울살이 한가위, 고향 생각 절로 난다. (36)
  2. 2009.08.26
    '쑥대머리' 임방울, 노전대통령 노제의 '추억' (28)
  3. 2009.05.31
    노무현 전대통령 "노제"총감독의 뒷이야기 (428)
  4. 2009.05.10
    천년 고도 간직한 전주 한옥마을에 가보니 (19)
  5. 2009.05.04
    부모님 무덤에서 보낸 어린이날 생각하니 (25)
한가위가 다가 오니 가을 하늘은 더욱 높고, 햇살은 더욱 따사로워 지는군요.
 
이천오백 만이 넘는 대인구가 새옷을 차려 입고, 선물보따리를 들고, 열차를 타거나 버스를 타거나 자동차를 타고서 삼삼오오 찾아가는 곳은 어디인가요?

부모가 있고, 선산이 있고, 일가친척이 있고, 어린 시절의 추억이 있는 '고향'입니다.

고달프고 각박한 도시 생활에 지친 우리는 포근하고 아늑한 고향에서 휴식과 기쁨과 활력의 재충전을 하려고 귀향길을 재촉합니다.



저는 부모님이 일찍 돌아가셨고, 산소는 경기도 고양의 용미리 공원묘지에 있기 때문에 서울의 저희 집에서 차례를 지내고 추석을 쇱니다. 

그래서 추석이나 설날의 귀향전쟁을 경험하지 못하고, 오히려 한산해진 서울의 도로를 오고가며 성묘를 하고 명절을 치릅니다.

그래도 이맘 때가 되면 제 고향 전주 생각이 물밀듯이 밀려 오는 것을 막을 수가 없군요.

출처 : 이주봉여사의 '천연덕 생활' 블로그 중 전주 시내 진입로에 서 있는 서예 편액.

저는 전라북도 전주의 중앙동에서 태어나 고사동, 태평동, 진북동, 남노송동 등을 전전하며 살았으니 오갈 데 없는 전주 토박이인 셈입니다. 

집안은 가난했지만, 저의 초등학교 시절은 행복했던 추억으로 점철되어 있습니다. 

출처 : 미리르님이 찍은 전주시 전경.
 
시멘트 푸대로 야구 클럽을 만들고 동네 공터에서 고무공과 나무 막대기로 놀던 야구놀이, 
동네 앞 기찻길에 대못을 올려 놓았다가 기차가 지나간 뒤 납작해진 대못으로 뽀족칼 만들기,
보리 이삭 불에 까슬어 먹기,
벼이삭 출렁이는 논에서 메뚜기 잡아 구워먹기, 
맑은 물이 흐르던 전주천에서 피리잡기와 미역감기,
각시바위 아래 빨래터에서 놀기,
겨울이면 나무판에 철사를 끼운 스케이트로 얼음지치기,
그리고 무엇보다 낚시광이신 아버지와의 낚시질 가기.....

이 모든 추억들은 다시는 찾지 못할 미로 속의 보석처럼 제 가슴 속에 소중하게 남아 있습니다.

   얼마 전에 찾아 본 진북동 동네의 골목길. 너무 많이 변해서 추억의 장소를 찾기 어려  웠습니다.


중-고등학교 시절에는 친구들과 전주 근교를 무던히도 싸돌아 다녔습니다. 또 새벽이면 좋아하는 노래 연습을 하려고 다가공원까지 구보로 뛰어가서 혼자 목청껏 노래를 부르곤 했습니다. 좋아하는 여학생이 생기면 그녀의 집 뒷산에 올라가 <불 꺼진 창>, <남 몰래 흐르는 눈물> 같은 노래를 열심히 불러대곤 했습니다. 

전주의 <한벽루>에서 바라 본 전주천 풍경.


그 뒤로 연극, 영화, 판소리의 세계에서 활동해 오면서 이 직업을 택하게 된 것은 신의 선물이라고 생각하며 감사해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되기까지 고향의 예술적 분위기에 큰 영향을 받은 것에 대해서도 감사해 하고 있습니다. 

비록 어렸을 때는 가난으로부터 탈출하려는 마음 때문에 일부러 고향을 멀리 한 적도 있지만, 고향에는 멀리 할수록 더 그리워지게 만드는 신비한 힘이 있는 듯 합니다. 

그리고 그 신비한 힘이야말로 제가 남은 인생을 행복하게 마무리 하는 데 큰 힘이 되어 줄 것입니다. 

깊어가는 가을 밤, 서울살이의 한가위를 보내며 그리운 고향생각에 잠시 잠겨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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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heysukim114.tistory.com/ BlogIcon 저녁노을 2009.10.02 07:24 address edit/delete reply

    고향...생각만 해도 행복한 마음입니다.

    즐거운 추석되세요.

    • Favicon of https://dreamnet21.tistory.com BlogIcon 김명곤 2009.10.04 08:24 신고 address edit/delete

      고향에 행복한 추억이 많으신 듯 합니다.
      오늘도 즐거운 하루되세요.

  2. Favicon of http://blog.daum.net/pssyyt BlogIcon 무터킨더 2009.10.02 07:50 address edit/delete reply

    정말 고향은 멀수록 그리워지는 것 같습니다.
    제가 그렇습니다.^^

    • Favicon of https://dreamnet21.tistory.com BlogIcon 김명곤 2009.10.04 08:24 신고 address edit/delete

      이역만리 타국에 계시니 더욱 고향이 그립겠네요.

  3. Favicon of https://cincinnati.tistory.com BlogIcon 유 레 카 2009.10.02 08:04 신고 address edit/delete reply

    전주가 예향의 고장이아닌가요^ 전주가 고향이셧군요^^

    선생님께서도 넉넉한 보름달 처럼 충만된 한가위 맞으시길 바래요.

    즐거운 추석 되시구요 ^^

    • Favicon of https://dreamnet21.tistory.com BlogIcon 김명곤 2009.10.04 08:25 신고 address edit/delete

      전주는 전통의 향기가 물씬 풍기는 예향이지요.
      행복한 하루되세요.

  4. Favicon of https://falconsketch.tistory.com BlogIcon 팰콘스케치 2009.10.02 08:17 신고 address edit/delete reply

    전주! 소주하나를 시켜도 안주가 푸짐한 도시!
    고향이 너무 좋은 도시에요^^

    추석 잘 보내고 오세요^^

    • Favicon of https://dreamnet21.tistory.com BlogIcon 김명곤 2009.10.04 08:26 신고 address edit/delete

      막걸리 한 주전자면 안주가 한 상 가득하답니다.
      행벅한 하루되세요.

  5. Favicon of https://lovetree0602.tistory.com BlogIcon 초록누리 2009.10.02 08:21 신고 address edit/delete reply

    저는 더더욱 고향생각이 간절합니다.ㅜㅜ
    추석 잘 보내세요..

  6. Favicon of https://lowr.tistory.com BlogIcon 하얀 비 2009.10.02 08:33 신고 address edit/delete reply

    저도 가끔 어린 시절 살던 동네를 둘러보곤 합니다. 벌써..^^ ㅎㅎ
    추억하는 즐거움을 느끼고자..^^
    추석 연휴 행복하게 보내세요.

    • Favicon of https://dreamnet21.tistory.com BlogIcon 김명곤 2009.10.04 08:27 신고 address edit/delete

      아직도 어린 시절의 동네가 남아 있나 보군요.
      행복하시겠어요.

  7. Favicon of https://sayhk.tistory.com BlogIcon 아이미슈 2009.10.02 08:47 신고 address edit/delete reply

    외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홍콩을 왔는데 몇년전 할머니까지 돌아가시고 같이 합장을 해드린후로 한번도 성묘를 못가고 있습니다.
    바쁘다는 이유로 또는 다른 이유로요..

    어쩔수 없이 조금은 슬픈 명절이네요..

    • Favicon of https://dreamnet21.tistory.com BlogIcon 김명곤 2009.10.04 08:28 신고 address edit/delete

      타국에서 명절을 보내는 심정은 더욱 쓸쓸하겠네요.

  8. Favicon of http://blog.daum.net/gnathia BlogIcon 달려라꼴찌 2009.10.02 09:03 address edit/delete reply

    잘봤습니다.
    짧은 연휴이지만 가족과 함께 즐겁고 풍성한 한가위 되세요~!!

  9. Favicon of http://kousa.tistory.com BlogIcon 미국얄개 2009.10.02 11:46 신고 address edit/delete reply

    저도 멀리 미국에서 추석을 맞이하기 때문인지 더 고향이 그립네요.
    고향이라고 해봐야 서울이지만요...^^

    잘 보고 갑니다.
    행복한 추석연휴 되세요.

    • Favicon of https://dreamnet21.tistory.com BlogIcon 김명곤 2009.10.04 08:30 신고 address edit/delete

      미국에서 맞이한 한가위는 더욱 쓸쓸하시겠네요.
      행복한 연휴되세요.

  10. Favicon of https://apsan.tistory.com BlogIcon 앞산꼭지 2009.10.02 14:00 신고 address edit/delete reply

    중추절, 가을의 한가운데이네요.
    넉넉하고, 풍성하고 멋진 한가위 되시길 빌어봅니다.
    이왕이면 고향하늘의 보름달 보고 실컷 소원도 빌어얄 것인데 말입니다...ㅎㅎ.

    • Favicon of https://dreamnet21.tistory.com BlogIcon 김명곤 2009.10.04 08:31 신고 address edit/delete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 같이만 되어라 라는 말이 생각나네요.

  11. Favicon of https://ilovemytree.tistory.com BlogIcon 걸어서 하늘까지 2009.10.02 14:16 신고 address edit/delete reply

    고향은 영원한 마음의 안식처인 것 같습니다.
    고향 생각을 하며 새록새록 피어나는 어린날의 추억은
    여전히 힘든 삶에 힘을 불어넣어 줍니다.
    즐거운 추석 한가위 되세요^^

    • Favicon of https://dreamnet21.tistory.com BlogIcon 김명곤 2009.10.04 08:35 신고 address edit/delete

      고향은 우리 삶의 축복입니다.
      즈러운 연휴되세요.

  12. Favicon of https://raonyss.tistory.com BlogIcon 라오니스 2009.10.02 21:10 신고 address edit/delete reply

    전주를 몇 번 가봤지만.. 멋이 있는 지역 같더군요..
    한벽루도 멋있어 보입니다...
    즐거운 추석연휴 되시길 기원합니다... ^^

    • Favicon of https://dreamnet21.tistory.com BlogIcon 김명곤 2009.10.04 08:36 신고 address edit/delete

      전주는 맛과 멋이 풍부한 도시랍니다.
      즐거운 연휴되세요.

  13. Favicon of http://blog.naver.com/frankie88 BlogIcon 프랭키 2009.10.02 21:56 address edit/delete reply

    그동안 번다해서 이곳에 들러 차분히 글을 읽기도 힘들었습니다.
    잘 지내셨지요?
    저는 전주에 여행을 갈 때마다 즐거웠던 기억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중에서 전동성당에 머물렀던 고즈넉한 한나절과 전주국제영화제가 처음 치러졌던 해의 기억은 아직도 잊을 수가 없어요. 갈 때마다 편안한 느낌의 도시였습니다. 선생님께는 더욱 그러하겠지요?
    서울에서나마 즐겁고 편안한 한가위 보내시기 바래요.

    • Favicon of https://dreamnet21.tistory.com BlogIcon 김명곤 2009.10.04 08:37 신고 address edit/delete

      전주에 대해 좋은 추억을 가지고 계시다니 기쁩니다.
      전동성당은 저도 좋아하는 곳입니다.

  14. 정운현 2009.10.02 22:11 address edit/delete reply

    오랫만에 들렀습니다.
    여전하시군요.^^
    문득 님의 어린시절 추억을 보면서 저의 어린시절을 회상했습니다.
    저 역시 그런 시절을 보냈습니다.
    열살 때 도시로 나온 이후 시골생활은 막을 내렸지만 추억은 여전합니다.
    오늘 집에서 아내와 딸아이와 송편을 빚으면서 잠시 옛날을 떠올렸습니다.
    어느 시인의 싯귀처럼 지나간 것은 다 그리워지는군요.
    즐거운 추석명절 보내시기 바랍니다...

    • Favicon of https://dreamnet21.tistory.com BlogIcon 김명곤 2009.10.04 08:38 신고 address edit/delete

      저와 비슷한 시절에 고향을 떠나 타향살이를 하시는군요.
      고향 그리움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즐거운 연휴되세요.

  15. Favicon of https://realog.net BlogIcon 악랄가츠 2009.10.03 07:30 신고 address edit/delete reply

    대학생이 될 때까지 고향에서만 자랐습니다.
    그리고 대학에 입학하여 만난 선배들
    신기하게 전주 출신의 형님과 누님이 많이 계시더라고요.
    처음에는 낯선 방언에 어색하기도 하였지만,
    참으로 따뜻하게 대해주시고 잘 챙겨주셔서,
    낯선 중국땅에서 얼마나 고마웠는지 몰라요.
    졸업하고 전주로 꼭 놀러오라고 하였는데, 아직 못 찾아뵈었네요.
    빠른시일내에 꼭 찾아뵈서 맛있는 비빔밥을 얻어 먹어야겠습니다!
    저에게 전주는 따뜻한 도시로 기억되어 있답니다 ^^*

    • Favicon of https://dreamnet21.tistory.com BlogIcon 김명곤 2009.10.04 08:39 신고 address edit/delete

      전주와 좋은 인연이 많으시네요.
      맛있고 따뜻한 전주에 꼭 놀러가 보세요.

  16. 바보 2009.10.03 18:41 address edit/delete reply

    나라를 떠난지 20년이 넘었는데 그간 한국에도 잠깐 있었지만 추석은 고국에서 지낸 적이 없군요. 이곳에서 지내는 추석이래야, 송편 빚고, 똥그랑땡 만들고, 호박잘라서 전부치고 그냥 흉내만 냅니다. 그리고 집에 안부전화정도이지요. 아이들이 시집가기 전까지만이라도 무슨 일이 있어도 추석만큼은 가족끼리 지내려고 하고는 있습니다. 중국인 친구들이 주변에 많이 있었을 때는 함깨 모여서 중추절음식을 나누어먹으면서 지냈지만 올해는 주변에 함께 지낼만한 친구들이 없어서 조금 조용합니다. 어디서 추석을 맞이하건 다 비슷비슷한 것 같습니다.

    • Favicon of https://dreamnet21.tistory.com BlogIcon 김명곤 2009.10.04 08:41 신고 address edit/delete

      타국에서 보내는 추석이라
      고향 그리움이 더 절실하시겠네요.
      행복한 연휴 지내세요.

  17. Favicon of http://blog.daum.net/moga2641 BlogIcon 모과 2009.10.05 21:03 address edit/delete reply

    전주는 한번 살아 가보고 싶은 도시 중에 한 곳입니다.
    참 좋은 인상을 받고 왔습니다.

    • Favicon of https://dreamnet21.tistory.com BlogIcon 김명곤 2009.10.06 09:15 신고 address edit/delete

      조용하고 고전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도시지요.

  18. 곤이엄마 2009.10.07 00:00 address edit/delete reply

    결혼후 친정과 고향에 자주못가서 인지 광주에 한번씩 갈때 마다 느껴지는 따뜻함이 있습니다 억양부터 느껴지는 안온함 나이들수록 왜 같은 동향의 남자와 결혼을 않했을까하는 후회가 스칠때도 있구요 나이들수록 그리워 지는 곳입니다

    • Favicon of https://dreamnet21.tistory.com BlogIcon 김명곤 2009.10.07 07:05 신고 address edit/delete

      고향이 광주시군요. 저도 여러 번 갔고 친구도 있는 곳이지요.
      나이가 들수록 고향이 그리워지는 것은
      누구나 겪는 회귀 본능인가 봅니다.




오늘은 '판소리계 최고의 로맨티스트' 임방울 명창(1904년~1961년)을 소개하겠습니다.

임방울 명창은 을사보호 조약을 맺기 1년 전인 1904년에, 전남 광산군 수성마을에서 아버지 임경학씨와 어머니 김나주씨의 팔남매 중 여섯째로 태어났습니다. 그의 집안은 세습 예술가 집안이었고, 본 이름은 승근인데 방울 같은 소리를 내며 크라고 방울이라고 이름을 지었다고 합니다.

그는 어릴 때 외삼촌이자 국창이라 불리던 서편제의 김창환 명창에게 기초를 닦았고, 자라면서 여러 명창들에게 배운 뒤, 15세 무렵에는 동편제의 유성준 명창에게 소리공부를 했습니다.

유성준 명창은 성질이 급하고 괴퍅해서 어린 임방울은 기다란 담뱃대로 머리통을 수도 없이 얻어 맞았다고 합니다. 같이 공부하던 여자애들을 맨발로 북 위에 한 시간씩 세워두기도 했다니, 제가 연기했던 「서편제」의 유봉보다 더 지독한 선생님이었나 봅니다.

임방울은 목소리가 맑고 청아하면서도 슬픈 느낌을 주고, 고음과 저음이 시원시원하게 터져나오고, 어떠한 경우에도 목이 쉬지 않을 정도로 좋은 성대를 타고 났습니다.

그런데 변성기를 맞아 소리가 마음대로 나오지 않자 골방에 틀어박혀 문을 걸어 잠그고 연습에 몰두했다고 합니다.

이 무렵의 임방울 명창에 대한 전설같은 이야기가 전해 옵니다.
그가 무덤가에서 하루종일 소리공부를 하는데 원하는 소리가 죽어도 안나오자 "마마(천연두)에 걸리면 목이 트인다는데 마마나 걸려라!"하고 소원을 빌었더니 과연 천연두에 걸려서 소리가 트이고, 그 대신 얼굴이 얽었다는 것입니다. 이 얘기는 '믿거나 말거나'입니다.

이처럼 소리 공부에 전력을 기울인 뒤, 그는 대명창이 되겠다는 청운의 꿈을 품고 서울로 올라갔습니다.

그가 스물을 갓 넘은 1925년 9월, '조선명창연주회'가 매일신보사 주최로 열렸습니다. 명창들의 노래를 듣기 위해 관객들이 구름처럼 모여들었습니다. 먼저 그의 외삼촌인 김창환 명창과 당대 최고의 명창인 송만갑 명창, 이동백 명창, 정정렬 명창들이 특별출연으로 무대에 올라 소리를 했습니다.

그뒤를 이어 무릎 위로 올라간 짧은 검정 두루마기를 입고, 땅딸막한 키에, 약간 얽은 데다가 별로 잘생기지 않은 얼굴의 임방울이 무대에 나타났습니다. 초라한 행색의 그는 혼신의 힘을 다하여 판소리 「춘향가」 중 <옥중가(獄中歌)>를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쑥대머리 귀신형용
적막옥방(寂寞獄房) 찬 자리에
생각나는 것이 임뿐이라.
보고지고 보고지고,
한양낭군 보고지고


이 노래는 변사또의 수청을 거절하다 곤장을 맞고 옥에 갇힌 춘향이가 한양으로 떠나 간 이몽룡을 그리워하며 부르는 노래입니다. 목에 칼을 쓰고 산발한 머리가 마치 쑥대처럼 생겼고, 얼굴은 창백하게 귀신처럼 생겼다고  해서 '쑥대머리 귀신형용'이란 충격적인 가사로 노래를 시작합니다.

이처럼 참혹한 지경에서도 일편단심 사랑하는 님을 간절하게 그리워하는 여인의 심정이 너무도 절실하게 묘사된 명곡입니다. 오페라로 치면 <남 몰래 흐르는 눈물>이나 <공주는 잠 못 이루고>와 같은 대표적인 아리아인 것입니다.


뱃속에서 바로 소리를 뽑아서 내는 통성에 약간 쉰듯 칼칼하게 터져나오는 수리성을 섞어, 춘향이의 비통처절한 심정을 애절하게 토해내는 임방울의 판소리는 단박에 청중을 휘어잡았습니다. 

절망적인 상황에 처한 춘향이의 심정이 절망적인 시대의 정서와 어울어지면서 관객들을 열광의 도가니에 빠뜨렸습니다. 이 노래가 바로 불후의 명곡이 된 <쑥대머리>인 것입니다.


 
그 공연 이후 임방울은 하루 아침에 명창의 반열에 올랐고, 콜럼비아 레코드나 빅터 레코드나 OK 레코드와 같은 유명 음반사가 앞다투어 손을 내밀었습니다.

그의 출세작 <쑥대머리>가 실린 음반은 한반도와 만주와 일본까지 불티나게 팔려나가, 각 음반사마다 120만장이라는 경이적인 판매기록을 세웠습니다. 

그후 1930년 전국명창대회에서 장원의 영광을 차지한 임방울은 본격적인 소리꾼으로 나서서 전국을 떠돌아다니며 공연했습니다.



그런데 그가 명성을 얻기 시작한 즈음, 광주의 기관장들이 환영파티를 열어 준 '송학원'이라는 요릿집에서 운명의 여인을 만나게 됩니다. 

임방울이 소년시절에 광주의 부잣집에서 고용살이를 했는데, 그 집에 동갑내기의 아름다운 딸이 있었습니다. 소녀와 소년은 철부지의 뜨거운 사랑을 나누었습니다. 그러나 소녀의 부모가 반대하는 통에 소년은 그 집을 떠나야 했고, 소녀는 어느 부잣집 아들에게 시집을 갔습니다.

그후 소녀의 결혼 생활은 실패로 끝났고, 광주에서 송학원이란 요릿집을 차리고 예명을 김산호주로 지은 소녀는 광주 유지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는 여주인이 되어 있었습니다.

바로 그 날, 그 자리에서, 명창이 되어 돌아 온 임방울과 여주인 김산호주가 십여년도 훨씬 흐른 뒤에 해후를 한 겁니다. 그동안 서로를 잊지 못하고 그리워하던 두 연인은 곧바로 불같은 사랑을 불태웠습니다.

임방울은 2년 간 송학원의 내실에 숨어 살며 세상과 담을 쌓고 지냈습니다. 세상에서는 임방울이 잠적했다는 소문이 무성했고, 전속계약을 한 OK 레코드 회사에서는 그의 행방을 찾느라 혈안이 되었습니다. 

미색이 빼어났던 김산호주는 천하명창 임방울을 2년 동안 송학원의 내실에 숨겨 놓은 채, 사랑의 포로로 만들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임방울은 자신의 목소리에 이상이 생겼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그토록 기름졌던 목소리가 탁해지고, 고음이 마음대로 나오지 않고, 소리를 조금만 질러도 땀이 뻘뻘 나는 것이었습니다.

대경실색한 그는 어느 날, 산호주에게 알리지도 않은 채 지리산으로 떠나 종적을 감추었습니다. 그는 지리산 토굴에 숨어 살며 소리공부에 매달렸습니다. 

임방울의 행방을 알지 못한 채, 미칠듯한 그리움과 슬픔에 빠진 산호주는 시름시름 앓기 시작했습니다. 천지사방을  수소문한 끝에 간신히 임방울의 행방을 알아 낸 산호주는 임방울이 소리공부를 하는 토굴 앞에서 만나기를 간청했습니다. 그러나 임방울은 끝내 그녀를 만나주지 않았습니다.

깊은 절망에 빠져 집으로 돌아 온 산호주는 임방울을 애타게 그리다가 병이 깊어져, 마침내 30세도 안된 꽃 다운 나이에 세상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산호주의 소식을 듣고 한걸음에 달려온 임방울은 죽어가는 애인을 가슴에 껴안고 슬피 울며 즉석에서 자신의 비통한 마음을 노래로 만들어 불렀습니다. 그것이 바로 <추억>이라는 노래입니다.


앞산도 첩첩허고
뒷산도 첩첩헌디

혼은 어디로 향하신가

황천이 어디라고
그리 쉽게 가럇든가

그리쉽게 가럇거든

당초에 나오지를 말았거나
왔다가면 그저나 가지

노던 터에다 값진 이름을 두고가며
동무에게 정을 두고 가서

가시는 임을 하직코 가셨지만
세상에 있는 동무들은
백년을 통곡헌들

보러 올 줄을 어느 뉘가 알며
천하를 죄다 외고 다닌들

어느 곳에서 만나 보리오
무정허고 야속헌 사람아

전생에 무슨 함의로
이 세상에 알게 되어서

각도각골 방방곡곡 다니던 일을
곽 속에 들어서도 나는 못잊겄네

원명이 그뿐이었든가
이리 급작스리 황천객이 되얏는가

무정허고 야속헌 사람아
어데를 가고서 못오는가

보고지고 보고지고
임의 얼굴을 보고지고



이 노래가 바로 노무현 전대통령의 서울광장 '노제' 때 안숙선 명창이 불렀던 노래입니다.

제가 판소리를 배우던 젊은 시절, 이 노래에 얽힌 비극적 사랑의 이야기를 듣고 감동하여 오랫동안 마음속에 담아오다가, 사랑하던 노전대통령을 떠나보내는 국민들의 마음을 이 노래에 실어 보내드렸던 것입니다.

이후 박초월 명창 등과 <동일 창극단>을 만들어 전국 순회공연을 다니기도 하며 최고의 명창으로 대중들을 울리고 웃기던 임방울 명창은 1961년 공연 도중에 피를 토하고 쓰러져 치료를 받았으나, 끝내 회복하지 못하고 57세의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사상 처음 국악예술인장으로 치러진 임방울 명창의 장례식에는 200여 명의 여류 명창들이 소복을 입고 길을 가며 상여소리를 불렀습니다. 그런데 행렬 끝에 100여 명의 거지가 눈물을 흘리며 따라와 눈길을 끌었습니다. 공연 때마다 거지들은 무료로 관람시켰던 임방울 명창에 대한 추모의 표시였습니다.


10여세부터 여러 스승으로부터 '서편제'와 '동편제'를 모두 사사받아 자신의 고유한 가풍을 수립한 전설적 명창 임방울. 

민족사의 흐름에서 가장 불행했던 시기이자, 판소리 역사에서 가장 시련과 수난이 많았던 일제 침략기에 민초들의 한을 노래한 명창 임방울. 

김창환, 이동백, 송만갑 같은 선배 가객들처럼 조선시대의 벼슬 하나 지낸 바 없고, 후배 명창들처럼 인간문화재로 대접 한 번 받아보지 못한 불운한 시대의 진정한 광대 임방울. 

평생 양복 입기를 싫어하며 흰색 한복 두루마기를 즐겨 입고, 수많은 여인들의 사랑을 받았으며, 소외된 민초들의 아픔을 위로해주던 아름다운 가객 임방울.

공연 때 마이크 쓰기를 꺼려 했고, 입에 발린 공치사나 돈 받기를 외면했으며, 번돈은 불우한 이웃에게 아낌없이 써버려 유족에게 아무런 유산도 남기지 않은 풍류남아 임방울.

조선왕조가 저물어가는 때에 태어나 민족사의 혼란 속에서 유랑의 생애를 마친 임방울은 우리의 비극적 시대를 대표하는 명창이었습니다.


그의 출생지인 광주시 광산구 송정공원에 세워진 기념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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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fmpenter.com BlogIcon 바람나그네 2009.08.26 06:49 신고 address edit/delete reply

    진정한 소리꾼이시고, 진정한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실천하신 분이네요..
    그의 생이 너무도 존경스러워 집니다.

    선배님 행복하고 건강한 하루되세요 ^^

    • Favicon of https://dreamnet21.tistory.com BlogIcon 김명곤 2009.08.28 10:37 신고 address edit/delete

      진정한 광대이고 풍류남아였지요.
      행복한 하루되세요.

  2. 2009.08.26 07:30 address edit/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Favicon of https://dreamnet21.tistory.com BlogIcon 김명곤 2009.08.28 10:43 신고 address edit/delete

      어제는 비가 오락가락하더니
      오늘은 날씨가 쾌청하네요.
      행복한 하루 되세요.^^

  3. joyjoy 2009.08.26 08:44 address edit/delete reply

    유명하신 분이란 건 알았는데 이런 사연이 있는 줄은 몰랐네요. ^-^ 잘 읽었습니다.

    • Favicon of https://dreamnet21.tistory.com BlogIcon 김명곤 2009.08.28 10:44 신고 address edit/delete

      그 분에게는 사랑이야기 말고도
      숨은 에피소드가 참 많답니다.

  4. 바보 2009.08.26 09:26 address edit/delete reply

    조금 더 편한 삶이 있었는데...
    21세기에 살고 있는 바쁜 우리들에게은
    상상에만 머무는 바보같은 일생이었던 것 같습니다.
    남긴 작품과 풍문만으로는 인물의 크기를 알 수가 없지요.
    좋은 이야기 감사합니다.

    • Favicon of https://dreamnet21.tistory.com BlogIcon 김명곤 2009.08.28 10:45 신고 address edit/delete

      그래요. 아름다운 바보이셨습니다.

  5. 이시대 진정한 2009.08.26 09:44 address edit/delete reply

    진리와 소통하는 사람은 편하고 안락한 삶을 추구하지 않습니다.
    노무현대통령을 비롯해 모두 저렇게 바보처럼 살았습니다.
    슬픈 사랑도 눈물이 나고 인간답게 산 아름다운 삶도 눈물겹네요.
    노무현 대통령이 보고잡다.

    • Favicon of https://dreamnet21.tistory.com BlogIcon 김명곤 2009.08.28 10:46 신고 address edit/delete

      진실하고 아름답게 산 사람들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감동을 줍니다.

  6. 2009.08.26 10:35 address edit/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Favicon of https://dreamnet21.tistory.com BlogIcon 김명곤 2009.08.28 10:47 신고 address edit/delete

      미루었던 숙제 잘 처리하시고
      잘 다녀오시기 바랍니다.

  7. 곤이엄마 2009.08.26 12:53 address edit/delete reply

    일단은 선생님께 감사합니다...^^
    우리가 이름만 알고 있던 분들의 이야기를 어디서 들을수 있겠습니까..선생님 덕분에 한분한분 알아가니 그저 감사한 마음이 드는군요..

    • Favicon of https://dreamnet21.tistory.com BlogIcon 김명곤 2009.08.28 10:52 신고 address edit/delete

      낯선 국악인들에 대한 이야기를 읽어주시는 분들이 많아서 저도 기쁩니다. 차근차근 소개해 나갈께요.

  8. Favicon of https://lilac02.tistory.com BlogIcon 孤雲詩仙 2009.08.26 15:25 신고 address edit/delete reply

    또 한분의 명창을 알게 되어 기쁩니다.
    역시 임방울 명창께서도 애절한 사랑은 있으셨네요.
    그러나 사랑도 소리에 대한 열정을 앞서지는 못했군요.
    하고자 하는 열정과 높은 경지앞에선 위대한 사랑도 약해지나봅니다.
    '쑥대머리'....
    기억하겠습니다.^^

    • Favicon of https://dreamnet21.tistory.com BlogIcon 김명곤 2009.08.28 10:52 신고 address edit/delete

      인간미와 열정이 남달랐던 분입니다.

  9. Favicon of http://www.indianabobs.com BlogIcon 인디아나밥스 2009.08.26 16:46 신고 address edit/delete reply

    제가 살고 있는 곳의 지역 방송국을 통해 임방울 명창의 이야기를 몇 번 들은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 이야기는 처음 듣는 가슴아픈 이야기입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 Favicon of https://dreamnet21.tistory.com BlogIcon 김명곤 2009.08.28 10:54 신고 address edit/delete

      이 분에 대한 에피소드는 참 많이 전해 옵니다.

  10. Favicon of http://blog.daum.net/moga2641 BlogIcon 모과 2009.08.26 16:48 address edit/delete reply

    선생님 덕분에 국악에 대한 공부와 상식이 늘고 있습니다.
    제가 다닌 서울 중앙여고는 고1 필수로 가야금을 가르쳤습니다.
    지금은 손가락이 부르튼 기억뿐이지만 질높은 교육을 했던 것 같습니다.

    • Favicon of https://dreamnet21.tistory.com BlogIcon 김명곤 2009.08.28 10:55 신고 address edit/delete

      그런 여고가 있었다니 놀랍군요.
      정말 좋은 학교를 다니셨네요. 요즘 그런 학교가 줄어들어서 너무 아쉽습니다.

  11. Favicon of http://lukeson.blogi.kr/tt BlogIcon H. Son 2009.08.26 17:19 address edit/delete reply

    선생님 글 읽을때 마다 감히 따라갈 수 없는 깊이가 느껴집니다.

    오늘도 글 잘 읽었습니다.

  12. Favicon of http://leedam.tistory.com BlogIcon leedam 2009.08.26 21:35 신고 address edit/delete reply

    좋은글 잘 읽고 갑니다.

  13. 역사학도 2009.08.27 23:21 address edit/delete reply

    그전에도 한번씩 몰래 보고 갔었는데..
    이제야 인사글 올립니다^^
    예쁘고 아름다운 글 많이 올려주셔서 감사해요
    그리고예술인은 역시뭔가 다른듯합니다.ㅋ
    앞으로도 계쏙 좋은 글 부탁드려요~~~^^

    • Favicon of https://dreamnet21.tistory.com BlogIcon 김명곤 2009.08.28 10:57 신고 address edit/delete

      방문에 감사하고, 인사글에도 감사드립니다.
      열심히 쓰겠습니다.

  14. 롤링스톤즈 2009.08.28 10:34 address edit/delete reply

    노제 때, 안 명창님의 노래를 들으며 아예 널브러져 앉아 울었지요. 그 노래가 죽은 연인을 보내면서 즉흥적으로 만들어진 곡이라니... 임방울 명창의 내공도 내공이시지만, 그 사랑의 애달픔이 진정 뼈져리게 느껴집니다.
    임방울 명창... 예술에 있어서도, 당신 삶에 있어서도 흐트러짐 없이 격조있게 살다가신 분이시군요. 그 소리 한 번 목전에서 들어봤으면 싶습니다.

    지난 5월, 7개월 된 제 아기들 이유식을 먹이며 그 분의 영결식을 지켜보구 있었지요. 추모곡으로 '아리랑'이 해금 연주되고 있을 때 였습니다.
    제비새끼처럼 한 술 두 술 받아먹던 쌍둥이 큰 아기가 입술을 삐죽삐죽 내밀더니 닭똥같은 눈물을 죽죽 흘리지 않겠어요. 이거 왜 이러나 싶어하는데 곧바로 작은 아기도 그러면서 끄윽끄윽 흐느껴요. 해금 연주를 듣고 구슬퍼서 그러는 거더군요. TV를 끄면 괜찮다가도 다시 켜니 또 훌쩍거리구...
    평소 아기들 방에 음악을 틀어놓거든요. 음악소릴 아는 지 모르는 지 녀석들은 늘 항상 그 속에서 먹구 자구 생활하는데요. 그 무수한 음악들 속에서도 단 한 번 반응한 적 없던 놈들이 '아리랑'에 울더군요.(실은, 모르겠습니다. 아기들이 아리랑에 운 건지, 그 분의 통한스런 죽음에 운 건지. 후자 쪽이라고 말하기엔 너무 비약하는 것이 될 듯 싶어서요)참 신기하기도 하고 어이가 없더군요. 이유식 먹이느냐고 가뜩이나 아픈 가슴 억누르고 있던 참인데 그 낌에 저도 퍼질러 앉아 질펀 울어버렸지 뭡니까.

    곧이은 노제까지 딸들과 시청하는데, 이번엔 딸들은 울음을 그쳤는데 제가 통곡하고 말았지요.
    그 가슴을 후벼파던 안숙선님의 노래... '앞산도 첩첩허고~' 제가 선생님의 블로그를 처음 찾게 된 연유도 그 노래에 있었답니다. 그 잊지못할 노래의 곡명을 검색하다보니 이렇게 선생님 블로그까지 찾아들게 되었지요. 일전에 쓰신 글에서 이 노래에 얽힌 이야기를 나중에 들려 주신다고 하시더니 드디어 오늘 듣게 되는 군요.
    예술은 사람의 본능적 감성이 아닌가 싶습니다. 아직 이성이 없는 아기들도 울고 웃고 하는 걸 보면요. 임방울 명창의 예술과 생애가, 배운 자와 못 배운 자, 부자와 거지들의 마음에도 두루 통했던 걸 보면요.
    風流 男兒 ... 그 분의 생이 한 편의 서사시 같습니다.

    • Favicon of https://dreamnet21.tistory.com BlogIcon 김명곤 2009.08.28 10:51 신고 address edit/delete

      노제 때의 슬픔이 남다르셨다는 글을 보니 저도 가슴이 아파오는군요. 해금소리에 대한 아이들의 반응도 놀랍구요.
      제 블로그와의 인연이 된 노래의 사연을 이야기할 수 있어서 기쁩니다. 음악과 그 분의 삶에 대한 사랑, 소중히 간직하시기 바랍니다.





어제 노제를 마치고 밤 늦게 돌아 온 저는 곧바로 쓰러져 잠이 들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니 온몸이 쑤시고, 열이 나고, 목도 부었더군요. 아침 먹고 잠 들었다가, 점심 먹을 때 일어났다가 다시 스르르 잠이 들었고, 저녁을 먹고 나서야 간신히 몸을 추스릴 수 있었습니다. 

아직 몸도 무겁고 슬픔도 가시지 않았지만 노제 총감독으로서의 소회를 빨리 정리해야겠다는 생각에 이 글을 씁니다.


노제의 막을 열기까지

지난 일요일, 영결식과 노제의 총감독 제의을 받은 저는 기획과 연출 분야에서 저와 호흡이 잘 맞는 후배들에게 소식을 알렸습니다. 후배들은 만사를 제쳐 놓고 참여할 의사가 있음을 알려왔습니다.

노제(路祭)란?

운구행렬이 지나는 길에 돌아가신 분의 친지나 특별한 인연이 있는 장소를 지날 때, 잠시 멈추고 지내는 제사. 


월요일에는 하루종일 봉하마을 장례준비위원회 측과 긴밀하게 상의했습니다. 영결식은 전체 컨셉과 프로그램에 대해 제가 점검만 하고 모든 준비는 행정안전부의 국가의전팀에서 공식적으로 진행하며, 노제는 전적으로 제가 책임을 지고 준비하기로 했습니다.  

몇몇 후배들과 노제의 기본적인 구성안을 만든 저는 화요일 오전에 기획연출팀을 소집했습니다. 이희진(기획), 유기형(연출) 김태균(구성작가), 김은영(기획부), 김수진(연출부), 송태성(기획부), 조영호, 조승현(영상), 배정혜(안무) 등 역전의 용사들이 속속 모여 들어 즉시 준비에 돌입했습니다.

저는 영결식과 노제 전체의 컨셉을 "사람 사는 세상-저기, 사람이 지나가네-"로 잡고 구성안을 수정해가고 출연진을 확정해가기 시작했습니다. 주제를 그렇게 잡은 이유에 대해서는 제 블로그의 <의혹의 죽음, 그래도 여전히 화두는 "사람!">이라는 글에서 설명했습니다.

그 분은 언제나 "사람 다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 몸을 바쳤고, 싸웠고, 분노했고, 도전하며 살아오셨습니다. '
사람'에 대한 사랑과 비전이 있었기에 수많은 사람들의 비판과 비난과 조롱과 저주에도 꿋꿋이 버터 오셨습니다. '
사람'에 대한 겸손한 존중심과 높은 윤리관과 엄격한 도덕율이 있었기에, 그 드높은 이상에 상처를 입힌 자기 자신을 용서하지 못하고 부엉이바위 아래 몸을 던지신 겁니다.

김제동(1부 사회), 안치환, 양희은, 윤도현, 우리나라, 도종환(2부 사회), 안진경(추모시), 김진경(추모시), 안숙선(추모창), 장시아(유서낭송) 등 모든 분들이 두말없이 출연을 승락하고, 협조를 아끼지 않으셨습니다.  

그런데 수요일쯤 돌발상황이 발생했습니다. 국립무용단(진혼무), 국립창극단(혼맞이 노래), 국립국악관현악단(추모 연주)의 출연에 제동이 걸린 것입니다. 

겉으로 드러난 이유는 행정안전부로부터의 협조 공문이 문화부로 안왔다는 것이었지만, 제가 파악한 상황은 정부가 국가가의전으로서의 영결식은 어쩔 수 없이 치르지만, "노제"에 대해서는 최소한의 협조만을 하려는 방침에 따라 국립예술단체가 노제에 참가하는 것을 부담스러워 하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들은 예전에 민주열사들의 노제가 거대한 시위로 변화되는 체험을 여러 번 한 터라 그에 대해 거부감과 경계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는 느낌이 강하게 왔습니다. 그들은 국립단체가 끼어들지 않고 민간 무용가나 연주단으로 간단한 노제가 치러지는 걸 원하는 눈치였지만, 저는 절대 물러서지 않을 각오로 얼마 전까지 저와 손발을 맞추며 일을 했던 문화부와 국립극장를 강하게 압박했습니다. 

저는 국립극장장을 해봤기 때문에 최소한의 짧은 시간 안에 행사를 빛나게 해 줄 각 단체들의 역량을 잘 알고 있었고, 전적으로 저를 믿고 출연해 줄 단원들의 마음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불같이 화를 내며 이틀간의 실랑이를 벌인 끝에 국립무용단과 국립국악관현악단의 출연은 해결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국립창극단만 단체 사정 상 11명의 단원을 다 파견할 수 없고, 5명밖에 파견할 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을 바꾸지 않았습니다.

문화부도 더 이상 협조를 안하려 한다는 입장을 확인한 저는 기획진에게 국립예술단체 노조위원장의 입장을 들어보라고 했습니다. 윤석안 노조위원장은 오히려 비협조적인 극장의 처사에 화를 내며 극장장과 예술감독에게 항의를 하는 등 해결사로 나섰습니다. 결국 목요일 자정이 되어서야 모든 문제가 해결됐습니다.


노제 1부의 막이 열리다.

드디어 5월 29일 오전 7시, 저는 시청광장에 도착했습니다. 그런데 7시에 경찰차량을 철수시키기로 약속한 경찰은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었습니다.

 
한동안의 실랭이 끝에 7시 40분쯤 경찰차가 철수했습니다. 저희들은 밀려드는 인파와 수시로 발생하는 현장의 문제들을 점검하면서 10시 50분까지 리허설을 진행했습니다.


11시부터 영결식을 생중계로 방송한 뒤, 경복궁을 출발한 운구행렬이 도착하는 동안 1부 추모 공연 김제동씨의 사회와 함께 시작되었습니다.

  
작곡가 윤민석씨가 추모 노래로 작곡한 <바보연가>를 노래패 '우리나라'가 부른 다음, 안치환씨가 <청산이 소리쳐 부르거든>, <마른 잎 다시 살아나> 등의 노래를 불렀습니다. 노래가 울려 퍼지자 많은 시민들이 흐느껴 울기 시작했고, 어떤 이들은 노란 색 풍선을 하늘 높이 띄워 날리기도 했습니다. 


이어 양희은씨가 <상록수>를 불렀습니다. 그 노래는 지난 2002년 대선 당시 노 전 대통령이 직접 기타를 치며 불러 화제를 모았던 곡이기도 합니다.


김제동씨는 “여러분의 눈빛과 풍선이 언제나 푸른 상록수와 같은 역사가 되어 아이들에 비춰지길 바란다”고 염원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이어 YB(윤도현, 허준, 김진원, 박태희)는 <후회없어>와 <너를 보내고>를 불렀습니다. 윤도현은 “그분과 함께 한 곳은 바로 ‘사람사는 세상’이었습니다. 비록 그분의 몸은 우리 곁을 떠났지만 그분이 남긴 뜻은 가슴 깊이 담겠습니다”며 노래를 열창했습니다.

노래패 ‘우리나라’의 <다시 광화문에서>도 울려 퍼졌습니다. "광화문 네거리에서 우리 다시 만나요 다시 한번 오늘의 함성 그대로 간직해요."란 가사를 담은 노래는 전 국민을 하나로 묶은 이곳을 추억하자는 의미를 담아 더욱 애절하게 들렸습니다.

김재동씨는 1부의 마지막을 유서의 내용을 나름대로 재해석한 아름다운 말로 장식했습니다.

너무 많은 사람들에게 신세를 졌다고 하셨습니다. 저희들이 당신에게 진 신세가 너무도 큽니다.
나로 말미암아 여러 사람이 받은 고통이 너무 크다고 하셨습니다. 저희가 그 분에게 받은 사랑이 너무나 큽니다.
앞으로 받을 고통도 헤아릴 수가 없다고 하셨습니다. 저희가 그 분으로 인해 받은 행복을 헤아릴 수가 없습니다.
여생도 남에게 짐이 될 일밖에 없다고 하셨습니다. 그 짐 우리가 오늘부터 나눠지겠다고 다짐합니다.
너무 슬퍼하지 마라고 하셨습니다. 죄송하지만 오늘은 저희가 슬퍼해야겠습니다. 그래서 우리 가슴 속, 심장 속에 한조각 퍼즐처럼 영원히 간직하겠습니다.
미안해 하지 마라고 하셨습니다. 저희들이야 말로 지켜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누구도 원망하지 마라고 하셨습니다. 운명이라고 하셨습니다. 운명이라고 생각하지 않겠습니다. 님의 뜻을 저희들이 운명처럼 받아들고 가겠습니다.
화장하라고 하셨습니다. 님을 뜨거운 불구덩이에서 태우는 것이 아니라, 저희들의 마음 속의 뜨거운 열정으로 우리 가슴 속의 열정으로 남기겠습니다.
그리고 집 가까운 곳에 아주 작은 비석 하나만 남기라고 하셨습니다. 저희들 가슴 속에도 조그만 비석 하나씩 세우겠습니다.




노제 2부의 막이 열리다.


마침내 1시20분쯤 노무현 전대통령의 운구행렬이 노제가 열리는 서울광장 안으로 들어서자,
광장은 이내 눈물바다로 변했습니다. 어떤 이는 손수건으로 눈물을 찍어내기도 했으며, 어떤 이는 아예 목 놓아 울기도 했고, 하늘을 우러르며 소리없이 우는 이도 있었습니다.
 


도종환 시인의 소개로 무대에 오른 저는 "지금 이 자리는 노무현 전대통령과 모든 국민들이 영원한 인연을 맺는 자리로서 뜨거운 가슴으로 고인의 넋을 맞이하겠습니다. 그럼 지금부터 국민들과 함께 하는 국민장,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추모 노제를 시작하겠습니다!" 라는 말로 개식선언을 한 뒤, 크레인에 올라 타고서 "해동조선 대한민국 제 16대 노무현 대통령 복~복~복~"을 외치는 초혼 의식으로 노제의 시작을 열었습니다.

초혼(招魂)이란? 

사람이 돌아가시면 고인이 살았던 집의 지붕 위에 올라가 고인이 평소에 입었던 옷을 흔들며 하늘을 향해 고인의 넋을 알리는 의식. 



이어서 향로를 맨 국립창극단의 <혼맞이 소리>가 울려 퍼졌습니다.

어너 어허어 넘차 어이가리 넘차 너화넘
북망산천이 머다더니 저 건너 봉화산이 북망이로구나
어너 어허어 넘차 어이가리 넘차 너화넘



비통하고 애절한 소리에 맞춰 국립무용단과 대전의 놀이패 우금치 단원들이 운구차를 한바퀴 돈 뒤 무대 위로 올라 가 진혼의식을 시작했습니다. 


죽은 자와 그를 사랑했던 여인의 비통한 슬픔을 주제로 구성된 <진혼무>가 추어지는 동안 안도현 시인의 추모시가 낭송되었습니다.·


안도현 시인은 <고마워요 미안해요 일어나요>란 제목의 추모시를 통해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해 절절한 추모의 뜻을 담아냈습니다.

고마워요 미안해요 일어나요

....
고마워요, 노무현 
아무런 호칭 없이 노무현이라고 불러도
우리가 바보라고 불러도 기꺼이 바보가 되어줘서 고마워요
아, 그러다가 거꾸로 달리는 미친 민주주의 기관차에서
당신은 뛰어내렸어요, 뛰어내려 으깨진 붉은 꽃잎이 되었어요
꽃잎을 두 손으로 받아주지 못해 미안해요
꽃잎을 두 팔뚝으로 받쳐주지 못해 미안해요
꽃잎을 두 가슴으로 안아주지 못해 미안해요
저 하이에나들이 밤낮으로 물어뜯은 게
한 장의 꽃잎이었다니요!···당신이 일어나야 한반도가 일어나요
고마워요, 미안해요, 일어나요,
아아, 노무현 당신!




이어서 김진경 시인은 <노무현 살아오소서>라는 추모시에서 “바보 노무현, 그 작고 아름다운 상식이 꽃피는 나라로 살아오소서, 우리가 반드시 이룰터이니 그 아름다운 나라로 다시 오소서”라고 슬픔을 토로했습니다.

노무현 살아오소서

....아, 외로운 노무현

그 작고 아름다운 상식을 위한 싸움이야말로
가장 외롭고 힘든 싸움이라고
그 토닥이는 손길로 우리 다독이며 다시 살아오소서....



진혼무가 끝나고 안숙선 명창의 추모창이 이어졌습니다. 임방울 명창이 사랑했던 여인의 죽음을 애도하여 창작한 <추억>이란 노래입니다. 가슴을 후벼 파는 진양조의 비통하고 애절한 가락이 서울 광장을 울렸습니다.

추억

앞산도 첩첩하고 뒷산도 첩첩한데
님은 어디로 행하시는가
황천이 어디라고 그리 쉽게 가려던가
그리 쉽게 가려거든 당초에 오지나 말 것을
왔다 가면 그냥 가지
모든 터에다 당신 이름을 두고 가면서
모두에게 슬픔만 남기고 가네.....



이어 도종환 시인이 “고인의 조각난 육신으로 정의로운 것들이 하나가 되고 뉘우치고 용서하고 화합해 비극의 역사가 되풀이 되지 않기를 소망한다”는 멘트와 함께 추도 묵념을 이끌었습니다.


묵념이 끝난 뒤, 노무현 전 대통령이 남긴 유서를 쪽방촌 출신의 사회복지사이며 시인인 정시아 님이 낭독했습니다. 
 
너무 많은 사람들에게 신세를 졌다···삶과 죽음이 모두 자연의 한 조각 아니겠는가? 미안해하지 마라···화장해라···그리고 집 가까운 곳에 아주 작은 비석 하나만 남겨라 오래된 생각이다.

유서 낭독과 함께 대형 화면에 노무현 전 대통령의 생전 영상이 펼쳐졌고, 시민들은 또 다시 눈물지었습니다.


노제의 절정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생전에 즐겨 불렀던 <사랑으로>가 영상화면에서 육성으로 울려퍼진 순간이었습니다.  ‘내가 사랑하는 동안에 할 일이 또하나 있지/ 바람 부는 벌판에 서 있어도 나는 외롭지 않아’란 가사가 흘러나오자 광장은 온통 눈물 바다를 이뤘습니다. 광장을 가득 메운 시민들은 눈물을 흘리며 합창을 했습니다.



권양숙 여사와 아들 노건호 씨, 딸 노정연 씨도 눈믈을 쏟아냈으며, 시민들은 잔디밭에 주저앉아 목 놓아 통곡하기도 했습니다.

합창을 끝낸 시민들은 한 목소리로 “노무현 대통령 당신을 사랑합니다”고 외쳤습니다.
노제가 끝난 뒤 대다수의 시민들은 안치환씨와 우리나라와 함께 <상록수>, <아침이슬>, <솔아 솔아 푸르른 솔아> 등의 노래를 부르며 운구행렬을 따라 서울역으로 걸었습니다.
 



노제를 끝내고

나중에 기사를 보니 노제가 진행되는 동안 하늘에 채운이 떴다더군요.

채운(彩雲)이란?
 
여러 빛깔로 아롱진 고운 구름. 구름을 이루는 물방울이나 얼음 결정에 빛이 회절되어 고운 빛깔로 물들어 보인다. 
채운은 아름답기 때문에 서운(瑞雲), 경운(景雲), 자운(紫雲) 이라고도 하며, 큰 경사가 있을 징조라고 알려져 왔다.  




저는 보지 못했지만 정말 평생에 몇 번 보기 힘들다는 오색 채운이 어렸다면, 아마도 하늘에 우리의 정성과 슬픔이 알려졌나 봅니다.


노제를 마치기까지 수십 명의 스탭들은 끼니도 거르고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한 채, 순간순간 발생되는 어려운 상황을 돌파해 가며, 그야말로 전쟁 같은 준비 과정을 불평 한 마디 하지 않고 훌륭히 수행했습니다. 모든 출연진들과 사회자들도 점심까지 굶어가며 훌륭히 자신의 역할을 수행해주었습니다. 전 그들이 자랑스럽고 사랑스럽습니다. 

그리고 전국 각지에서 구름 같이 몰려 와 뙤약볕에서 질서 정연하게 노제가 끝나기까지 함께 해주시고, 자발적으로 광장청소까지 해 주신 수많은 시민여러분, 각자의 집에서 회사에서 길거리에서 영결식과 노제를 시청해 주신 수많은 국민 여러분. 그 분들의 뜨거운 애도와 사랑의 마음이 있었기에 노제는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 모든 이들에게 뜨거운 감사와 사랑을 전하고 싶습니다. 아마 고인도 하늘에서 모든 분들에게 감사와 사랑을 보내고 계실 겁니다.


노무현 대통령님, 국민 여러분,
모두모두 감사해요!
모두모두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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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흐드러지게핀 2009.06.01 09:14 address edit/delete reply

    정말 수고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3. 노루목 2009.06.01 09:18 address edit/delete reply

    김명곤님의 열정과 함께 하신분들의 노고로 노제를 훌륭히 치러 내셨군요.
    저는 나이가 마흔 초중반쯤이지만 우리 전통의 상례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게 사실입니다.
    그러나 어릴적 시골에서 자란 기억 가운데 상을 당하신 분의 집 지붕에서 부음을 알린다는 의식이 초혼이라는
    절차였음을 이글을 통해서 확인하게 되는 군요.
    사실 저는 사무실에서 텔레비젼으로 노제를 시청하다가 초혼을 하실때의 광경에서 그동안 꾹꾹 어금니를 깨물며 가슴속의 감정을 누르다가 초혼의식을 보는 순간 나도 모르게 어릴적의 기억이 교차되면서
    감정을 추스리지 못하더군요.

    ...

    김명곤님과 그날 노제 행사를 준비하시고 진행하신 모든분들에게 심심한 고마움의 마음을 이곳 대구에서 전합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 Favicon of https://dreamnet21.tistory.com BlogIcon 김명곤 2009.06.01 16:31 신고 address edit/delete

      멀리 대구에서 따스한 격려의 말씀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

  4. Favicon of https://smallmiro.tistory.com BlogIcon 주난 2009.06.01 09:57 신고 address edit/delete reply

    수고하셨습니다. ^

  5. Favicon of http://blog.daum.net/21konan/10747817 BlogIcon 코난 2009.06.01 13:13 address edit/delete reply

    김명곤선생님 안녕하세요
    2년전 장관시절 간담회때 뵈었던 김영주라고 합니다.


    영결식날 하루종일 울고 또 울었습니다.
    한 나라의 대통령까지 지내셨던 분을 너무나도 비열하고,
    비참하게 보내야 했기에...
    안타까우면서도 분노가 치밀어 올라 울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부디 노제를 보며 품었던 마음이 행동과 참여로 이어지길 간절히 기원합니다.

    • Favicon of https://dreamnet21.tistory.com BlogIcon 김명곤 2009.06.01 16:32 신고 address edit/delete

      반가운 인연, 성원의 말씀 감사합니다.

  6. 2009.06.01 14:46 address edit/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Favicon of https://dreamnet21.tistory.com BlogIcon 김명곤 2009.06.01 16:33 신고 address edit/delete

      우금치 식구들 너무 고마웠고, 앞으로 열심히 합시다.

  7. 화양연화 2009.06.01 16:39 address edit/delete reply

    회사에서 1박 2일 교육이 있어서 참석하지 못했습니다.
    인터넷으로 보면서, 눈물 참느라 혼났습니다.

    [혼맞이 노래]가 너무 슬프고, 아름다웠습니다.
    국악이 이렇게 아름답다는걸 우리노짱이 알려주고 가시네요.
    힘드셨을 텐데... 정말 감사드립니다.

    • Favicon of https://dreamnet21.tistory.com BlogIcon 김명곤 2009.06.03 06:33 신고 address edit/delete

      오천 년을 내려 온 국악은 우리의 혼을 울리는 아름다움이 있습니다.

  8. Favicon of http://blog.daum.net/mrblue BlogIcon 들풀처럼 2009.06.01 17:02 address edit/delete reply

    직장인이라 어쩔 수 없이 인터넷 중계로 국민장 -노제를 보았습니다.
    김명곤 선생님의 진행임을 그때서야 알게되었습니다.
    [서편제]에서 처음 뵌 이후로 존경하고 또 좋아하고 있습니다.

    힘들고 어려운 시간들은 계속되겠지만
    덕분에 가시는 분 제대로 보내드린 것 같아 홀가분한 기분도 있었습니다.
    고맙습니다.
    그리고 수고하셨습니다.

    그 때 그 마음 잊지 않고 지켜나가겠습니다.
    -김해에서, 마흔 넘은 사내가...

    • Favicon of https://dreamnet21.tistory.com BlogIcon 김명곤 2009.06.03 06:34 신고 address edit/delete

      김해에서 마음으로 함께 해주신 데 대해 감사드립니다.

  9. 딩이 2009.06.01 17:35 address edit/delete reply

    그 분 소식에 너무나 경악했고, 슬퍼했고,분노했습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슬픔은 더 깊어지고 분노는 더 커져만 갑니다.
    정말 많이도 그립습니다...

    • Favicon of https://dreamnet21.tistory.com BlogIcon 김명곤 2009.06.03 06:35 신고 address edit/delete

      그 그리움과 슬픔과 분노, 함께 나누겠습니다.

  10. 동서고금 2009.06.01 17:38 address edit/delete reply

    민중의소리 기사보고 왔습니다.
    국립예술단체의 노제 참여를 난감해했다는 그 사실 만으로도, 정말 정부가 노 전 대통령의 죽음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잘 알 수 있는 대목 아니겠습니까.
    김 장관님, 노제 총괄하시느라 고생많으셨습니다.

    • Favicon of https://dreamnet21.tistory.com BlogIcon 김명곤 2009.06.03 06:35 신고 address edit/delete

      마음으로 성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11. 득음 2009.06.01 22:34 address edit/delete reply

    노제 너무 감동적이 었어요.이렇게 아름다운 작품 이전에도 본적이 없지만 이후에도 볼수있을런지 가신는분이 우리에게 남겨운" 선물 " 입니다.

    • Favicon of https://dreamnet21.tistory.com BlogIcon 김명곤 2009.06.03 06:39 신고 address edit/delete

      귀한 선물 영원히 간직해야겠지요.

  12. 네잎 2009.06.02 00:31 address edit/delete reply

    쿵 무너지는 가슴을 .. ..
    아무것도 할수 없었는데 .. ..
    노제 보면서 가라앉히고 숨을 쉴수 있었습니다 .

    • Favicon of https://dreamnet21.tistory.com BlogIcon 김명곤 2009.06.03 06:40 신고 address edit/delete

      그 슬픔 함께 나눌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13. 노란 손수건 2009.06.02 02:36 address edit/delete reply

    노란색만 보면 경기 일으키는 정권과 여당에 대놓고 이 노래나 불러보고 싶습니다.

    손수건을 흔들면
    님이 오신다기에
    흔들었던 손수건
    노란 손수건
    뒤돌아 보면 그리움에
    고개 떨구고
    뒤돌아 보면 그리움에
    울고있겠지
    세월속에 빛이 바랜
    님이 주신 노란 손수건
    마른 나무에 꽃은
    지듯이 사랑은 떠나고
    이별의 공간을
    눈물로 채우며
    이별의 시간을 미소에
    담아 건네 준거야
    님 오실때 흔들어야지
    노란 손수건

    • Favicon of https://dreamnet21.tistory.com BlogIcon 김명곤 2009.06.03 06:41 신고 address edit/delete

      좋은 노래 보내 주서서 감사합니다.

  14. Favicon of https://laojindao.tistory.com BlogIcon 자유인 2009.06.02 02:55 신고 address edit/delete reply

    떠난 사람과 남겨진 사람들의 영혼을 어루만져주는
    따뜻하고 사람냄새 나는 노제로 느껴졌습니다.

  15. tankcrew 2009.06.02 07:06 address edit/delete reply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그저
    감사합니다
    우리 대통령님 가시는 길, 우리 대통령님 넋을 달래주셔서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16. 수민엄마 2009.06.02 12:32 address edit/delete reply

    너무 고생하시고 너무 수고하셧습니다.
    그리고 그 마음 써주신거 너무 고맙습니다.
    제가 다 고맙습니다.

    • Favicon of https://dreamnet21.tistory.com BlogIcon 김명곤 2009.06.03 06:43 신고 address edit/delete

      마음으로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17. 꽃고비 2009.06.02 12:45 address edit/delete reply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라는 말밖에는
    진심으로 마음을 담아..
    수고하셨다는 말을 전합니다!!

  18. 꿀벌 2009.06.03 07:47 address edit/delete reply

    역사에 길이남을 세기의 장례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역사적인 의의가 있는분의 죽음이어서 더욱 그러하겠지만

    김명곤님을 비롯하여 문화예술인들께서 만들어주신 예술작품과 같은 노제를 빼놓을수 없을것같아요

    정말 멋진 하나의 현실참여 예술공연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정말 수고들 하셨습니다

  19. Favicon of https://pko0202.tistory.com BlogIcon 곤이엄마 2009.06.03 20:42 신고 address edit/delete reply

    선생님께서 하신다는 소식을 들었을때 뭔지 모를 기대가 있었습니다..
    과연하는 마음이 들정도로 뜻깊게 노제를 만들어 주셔서 넘 감사합니다...

  20. Favicon of http://blog.daum.net/sunup-ok BlogIcon O.M.S 2009.06.06 03:07 address edit/delete reply

    님의 노력을 이렇게 알게되어 가슴이 벅찹니다.
    잠시 잊었던 눈물이 새삼 다시 솟습니다.
    무엇으로 표현할수가 없는, 슬픔이 피를 타고 흐릅니다.

    • Favicon of https://dreamnet21.tistory.com BlogIcon 김명곤 2009.06.06 08:16 신고 address edit/delete

      님의 슬픔과 아픔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21. yamury 2009.06.08 15:28 address edit/delete reply

    여기 잘못 들어왔네요. 일주일 넘게 콘서트 동영상 보면서 플레시게임하는 일로 소일했지요. 더이상 노통 생각을 안해야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으니까요. 다시 울게 만드셨어요. 그러나.... 이 글을 읽으면서 떠오른 글이 있어서 적어두려 합니다.
    "사물을 관찰하고 탐구하면 할수록, 헤어짐에서 오는 슬픔이 아마도 가장 큰 망상이라고 나는 점점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그것이 망상이라는 사실을 깨달으면 자유롭게 됩니다. 우리가 친구들을 사랑하게 되는 것은, 그들 속에서 우리가 보는 실체 때문인데도, 우리는 잠깐동안 그 실체를 덮고 있던 껍데기가 사라지는 것을 한탄합니다. 실체의 죽음, 실체와 이별하느 일은 없습니다. 진실한 우정은 겉껍질이 사라진 뒤에도 그 실체를 만나고 지켜갑니다."
    간디의 말이라고 합니다. 헬렌니어링의 책을 뒤져 이 구절을 찾아 타이핑하다보니, 저역시 그분의 실체를 사랑한 것이므로 실제 변한 것은 아무 것도 없다는 깨달음!이 드는군요. 우리식의 표현으로 하면 '내 가슴 속에 살아있다'가 되겠네요. 지위의 상승과 함께 돈의 맛을 보게 되면, 쉽게 '수구'가 되던데.... 김명곤님의 감수성과 정신은 아직 젊으시네요. 왠지 위로가 됩니다. 총총~

    • Favicon of https://dreamnet21.tistory.com BlogIcon 김명곤 2009.06.08 15:34 신고 address edit/delete

      간디의 멋진 말 저도 간직하고 싶군요. 따뜻한 응원의 말씀 감사합니다.





나는 전라북도 전주시에서 태어나고 자랐는데, 20대 후반에 온 가족이 서울로 올라오게 된 뒤로 점점 고향과 멀어졌다. 

물론 공연이나 일 때문에 가끔 고향에 내려 가기는 했지만 오래 머물지 못하고 당일치기로 돌아오거나, 길어야 하룻 밤 정도 자고 올라오다보니 고향이 점점 낯설어졌다.

새로 뚫린 도로, 우뚝우뚝 들어 서는 아파트들, 점점 번화해가는 거리들 때문에 추억 속의 장소들은 희미한 흔적만을 남긴채 사라져버렸다.  

그래서 사실 고향이라고 내려가도 밥집이나 술집말고는 특별히 마음을 끌어당기는 장소가 없었다. 

그런데 요즘 내 마음을 끌어당기는 장소가 나타났다. 바로 '전주 한옥마을'이다.

 
     전주 한옥마을 전경

향교가 있던 동네라서 교동이라는 이름이 붙은 이 마을은 전부터 6백여 채의 한옥들이 군집을 이루고 있어서 지방문화재로 지정됐던 곳이다. 그런데 수리도 못하고 살기도 불편해서 전주 시내에서도 가장 낙후된 동네로 천덕꾸러기 신세를 면하지 못했다. 

그러던 이곳에 십여 년 전부터 전주시의 한옥살리기 지원 정책이 적극적으로 펼쳐지고, 한옥마을 지킴이와 같은 주민들의 자발적인 모임이 활성화되고, 여러 문화예술인들이 모여들어 행사도 하고 모임도 하더니 점점 독특한 문화공간으로 변화하기 시작했다. 

전주의 남쪽 출입문이었던 풍남문, 조선 태조 이성계의 영전이 있는 경기전, 1914년에 세워진 전동성당, 한옥마을을 조감할 수 있는 언덕 오목대, 전주천 변의 경치를 감상할 수 있는 정자인 한벽당 등은 본래 이마을을 대표하는 유적지인데 그곳들에 둘러 싸인 한옥마을 곳곳에 새로운 문화 공간들이 생겨났다.



유서 깊은 전동성당의 주변 거리

 <혼불>의 작가인 최명희 문학관, 전통문화체험관인 동락원, 강암 서예관, 향교, 전주전통문화센터, 전주 한지 체험관인 한지원, 조선의 마지막 황손인 이석 씨가 머무는 승광재, 다도를 체험할 수 있는 설예원, 한옥생활 체험관, 술박물관, 공예관, 학인당, 교동 아트센터 등등 흥미로운 문화공간들이 계속해서 세워지고 있는 것이다. 
 

실개천이 흐르는 한옥마을의 거리

게다가 유명한 전주 한정식이나 비빔밥이나 콩나물 국밥을 맛 볼 수 있는 밥집과, 막걸리 한주전자를 시키면 눈이 휘둥그레지게 안주가 나오는 막걸리집과, 한옥에서 와인을 즐길 수 있는 와인바와 같은 특색 있는 밥집이나 술집이나 찻집들이 속속 들어서서 전주만의 독특한 맛을 체험할 수 있게 해준다.


서예가 김두경님의 <밥>이란 간판.

한옥마을은 이제 전주를 대표하는 관광지로서도 인기를 끌고 있고, 놀랍도록 활기가 생기고, 아름답게 가꿔지고 있다. 

나는 한옥마을 근처인 중앙동에서 태어났지만 내가 태어난 동네보다 한옥마을을 더 사랑하게 되었다. 전통문화가 현대의 삶 속에 녹아 든 훌륭한 본보기로서 너무 자랑스럽다.  

전통은 과거 삶의 흔적이다. 대부분의 전통은 나날이 서구화되어 가는 현대의 삶속에서 버림 받고 박물관의 유물로 남아 있게 되는 슬픈 운명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나는 전통이 박물관을 박차고 나와 현대인의 삶속에 살아 숨 쉴 때, 참다운 가치를 발휘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나는 '전통은 과거로부터 이어진, 현재이며 미래'라고 생각한다.

전주 한옥마을은 과거의 마을이었지만, 과거를 박차고 변화함으로서 '현재의 마을'이 되었고, 점점 더 전주를 풍성하게 해주는 '미래의 마을' 될 것이다. 

그 한옥마을에서 내가 조직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전주세계소리축제>의 새로운 마당이 펼쳐칠 예정이다. 


                2004년 전주 세계소리축제의 멋스런 포스터


한국소리문화의 전당이라는 극장에서 주로 공연되던 소리축제가 극장과 한옥마을 두 곳에서 동시에 펼쳐지게 되면 9월 22일 전야제와 함께 9월 27일까지 진행되는 축제 기간 동안 한옥마을의 야외에서, 마당에서, 곳곳의 사랑방에서 신명 나는 소리와 풍류의 향연이 벌어질 것이다. 

올해의 축제가 성공해서 해마다 그 무렵이면 한옥마을 전체가 예술과 문화의 축제로 들썩이고, 수많은 사람들이 전주의 맛과 멋과 향기에 취해 행복해할 미래를 꿈꾸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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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모지리 2009.05.10 21:31 address edit/delete reply

    저도 지난주에 다녀왔습니다. 전주는 처음이었는데 기품있는 도시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국제영화제하는 곳을 둘러보고 걸어서 한옥마을을 갔는데 한지축제, 바자회 등으로 사람들이 많더군요.
    비가 조금씩 내렸는데 가로등 사이로 떨어지는 빗방울이 더 운치를 더해 주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돌아와서 친구가 나중에 하는 말을 들었는데 비가와서 오히려 더 사람들이 적었다는군요 ^^;
    한옥마을에서 가장 놀랐던건 건축물에 대한 아름다움도 있지만 한옥에 실제로 사람들이 산다는 거였습니다. 전 단순히 민속촌 정도인줄 알았는데..
    한옥에 사는 사람은 한폭의 무릉도원에 살고 있는 기분일 것 같네요^^

    • Favicon of https://dreamnet21.tistory.com BlogIcon 김명곤 2009.05.11 00:25 신고 address edit/delete

      한옥마을의 주민들은 한옥에 대한 자랑과 사랑이 그득하답니다. 삶의 향기가 풍겨 나오는 마을이지요.

  2. Favicon of http://blog.daum.net/esplande12 BlogIcon Angella 2009.05.10 22:02 address edit/delete reply

    전주교동한옥마을 정경이 인상적입니다.
    실개천이 흐르는 모습이 이채롭구요.
    자연발생적으루 대충 놓여있는 실개천이 아니라
    뭔가 한옥의 정서를 담아내려 노력한 흔적이 보입니다.

    • Favicon of https://dreamnet21.tistory.com BlogIcon 김명곤 2009.05.11 00:26 신고 address edit/delete

      한옥마을은 전통적 삶의 아름다움을 더욱 빛내는 방향으로 계속해서 변하고 있답니다.

  3. 와우 2009.05.11 02:46 address edit/delete reply

    멋지네요...
    전통을 현대에 접목시켜서 지은건물 보면
    참 멋스럽다는...마음이 편안해 지는게
    너무 좋습니다...
    서울도 아파트 지을거면 한옥식으로 멋지게
    지으면 어떨까...라는 생각 ㅋㅋ
    괜히 중국거리나 조성하지말구 ㅋㅋ
    유럽가서 중국거리 보러 가는거 아닌데
    울 나라 행정하는거 보면 참 웃김
    전주 대단해요

    • Favicon of https://dreamnet21.tistory.com BlogIcon 김명곤 2009.05.11 19:55 신고 address edit/delete

      한옥은 왠지 마음을 푸근하게 해주고 따뜻하개 해줍니다. 우리나라 곳곳에 한옥 붐이 일면 얼마나 좋을까요?

  4. 멋진 포스터 2009.05.11 04:43 address edit/delete reply

    고전적인 분위기의 마을이 아주 좋네요...그리고 소리축제 포스터가 아주 이쁘네요 cg로 한지의 느낌을 낸거 같은데 아님 실제로 한지인가요?

    • Favicon of https://dreamnet21.tistory.com BlogIcon 김명곤 2009.05.11 19:54 신고 address edit/delete

      제가 알아보니 포스터의 재질은 한지는 아니고 한지 분위기를 내도록 디자인이 된 것이랍니다. 올해 소리 축제의 포스터도 그 포스터만큼 멋스럽게 만들어지겠죠? 기대해 주세요.

  5. Favicon of https://blue-paper.tistory.com BlogIcon blue paper 2009.05.12 11:07 신고 address edit/delete reply

    작년 가을에 처음 가봤는데 전통과 현대가 잘 어우러져 있는 듯 합니다.
    고층 빌딩만 세우는 개발에서 벗어날 수 있는 하나의 전형이 아닐가 싶네요..^^

    • Favicon of https://dreamnet21.tistory.com BlogIcon 김명곤 2009.05.12 12:21 신고 address edit/delete

      전주는 가면 갈수록 정이 들고 숨어 있는 볼거리가 많은 곳입니다.

  6. Favicon of https://www.zenez.org BlogIcon ZENEZ 2009.05.13 14:15 신고 address edit/delete reply

    저도 전주가 고향인 것이 자랑스럽고 교동 근처 풍경을 좋아합니다.
    올 초에 한옥마을 다녀왔는데 기획 측면에서 완성도가 좀 부족한 느낌도 들었습니다.
    문화의 전파, 전통의 보전, 상업적 발전 측면에서 두루 성공할 수 있는 형태로 지속적 관심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 Favicon of https://dreamnet21.tistory.com BlogIcon 김명곤 2009.05.15 00:30 신고 address edit/delete

      동향이시군요. 반갑습니다. 한옥마을은 지금도 계속 가꾸어지고 있으니 갈수록 전주의 자랑이 될 것입니다.

  7. Favicon of http://blog.daum. net/moga2641 BlogIcon 모과 2009.05.15 00:26 address edit/delete reply

    전북대학교 구정문 앞의 튀김집은 상추와 초장까지 주더군요.^^
    최명희씨는 전북대 국문학과를 나와서 전북대 안에 최명희 동산이 있었고
    전주에서의 2주일은 좋은 추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1980년 동아 일보 2,000만원 고료 당선작 [혼불]을 읽고 망치로 머리를 맞은것 같이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작가의 천재성 때문이지요.
    전북대학교 행사를 마치고 돌아 나오며 한옥 마을에 잠깐 들렸습니다.
    내가 경험한 전주는 충청도 사투리와 비슷하나 말이 느리지 않고 무척 친절하고 미인이 많다는 것입니다.
    다시 가보고 싶은 도시 전주입니다. 좋은 고향을 두셨습니다.^^

    • Favicon of https://dreamnet21.tistory.com BlogIcon 김명곤 2009.05.15 00:31 신고 address edit/delete

      와우, 전주의 미인까지 살펴 보셨다니 부럽습니다. 저도 전주의 맛, 공기, 말씨, 모두 사랑합니다. 아름다운 미인들도요.

  8. 아람 2009.05.31 14:13 address edit/delete reply

    전북대학교에 재학중인 학생입니다 .^^
    평소에 한옥마을을 너무도 좋아해서 적어도 2주에 한번씩은 꼭 나가요~
    카메라 가져가서 사진도 찍고 구경도 하고~자주 가도 늘 새로운 느낌이라 정말 좋아요.
    사진 찍기 마치고 나면 자주 가는 전통찻집에 가서,
    시원한 마루방에 앉아 따뜻한 차를 마시면 얼마나 좋은지 모른답니다~!! ^^

    • Favicon of https://dreamnet21.tistory.com BlogIcon 김명곤 2009.06.08 10:52 신고 address edit/delete

      한옥 마을을 사랑하신다니 반가워요.

  9. 2009.06.08 14:28 address edit/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10. beo5 2009.09.23 17:23 address edit/delete reply

    Vietnam lies on the eastern seaboard of the Indochinese peninsula. It borders Chine in the north. Laos and Cambodia in the west, and looks out on the East Sea (<a href="http://swiss-roll.com">ロールケーキ</a>;) in the east and south.





우리 집 거실에는 사진이 4개 놓여 있다. 
부모님 사진 2개, 가족 사진 1개, 나의 어릴 적 사진 1개다. 그 중 내가 3살 무렵에 어머님의 품에 안겨 찍은 이 사진은 대학 다닐 무렵부터 언제나 머리맡에 놓고 다니던, 나의 분신과도 같은 사진이다.
 

*세 살 무렵, 우리집 정원에서 엄마와 함께.

이 사진을 바라 보면 너무도 행복했던 나의 어린 시절이 생각난다. 어렸을 적, 우리집은 전라북도 전주 시내에서도 가장 번화가인 중앙동에 있었다. 어머니는 <백합미용실>을 운영하며 백합처럼 우아하고 청초하게 사셨고, 아버님은 외갓집에서 운영하던 <풍성여관>의 지배인으로서 우리집과 처가의 살림까지 관리하던 믿음직한 가장이었다. 

그런데 내가 다섯 살 무렵부터 양쪽 집의 가세가 기울어지기 시작했다. 그래서 그 뒤로는 고사동, 태평동, 진북동, 중노송동 등 점점 시내에서 벗어난 외곽으로 이사를 다녔다. 집의 크기도 점점 줄어 들더니 나중에는 단칸 셋방에서 부모님과 6남매가 힘겨운 날들을 보내게 되었다.

철이 든 이후 나의 고향에 대한 기억은 가난과 우울로 채색되어 있다. 그 회색빛 추억을 뚫고 유일하게 어린 시절을 빛나게 해주는 사진이 바로 위의 사진이다.

그런데 내 아이들의 어린 시절은 어떤 추억들로 채워져 있을까? 한국예술종합학교 3학년으로 예술 경영을 전공하는 딸과 대학 입시생인 아들에게 물어보았다. 둘다 이구동성으로 "할머니, 할아버지 무덤!"이라고 대답하는 것이었다. 

과연 가족 사진첩을 찾아보니 아이들 어린 시절의 사진 중 많은 양이 부모님 산소에서 찍은 사진이었다. 가난한 연극 배우로 살아가던 신혼 초, 집사람과 나는 명절이나 제사 때는 물론이고 아이들과 외출이라도 할려면 경기도 고양시의 시립공원묘지에 있는 부모님 산소에 가곤 했다.

* 세 살배기 딸과 부모님 산소 앞에서. 엄마가 찍은 사진. 

노원구 상계동에서 버스를 타고 불광동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내려, 광탄 가는 버스로 갈아 탄 뒤, 산소 앞 동네에서 내려, 아이들을 안고 업고 터덜터덜 산소까지 걸어서 도시락 까먹고 놀다 돌아오곤 했다. 아이들이 조금 자라서는 함께 손을 잡고 걸어서 갔다. 어떤 때는 어린이날에도 놀이 공원에 데려갈 형편이 못 되어 부모님 산소에서 놀았다(?).

* 여덟 살 딸과 다섯 살 아들의 나들이. 오른쪽이 할머니 무덤, 왼쪽이 할아버지 무덤.

가난한 연극배우 가장을 따라 어린이날에 산소에서 먹을 도시락을 싸 준 아내, 불평도 없이 아빠를 따라 공동묘지의 잔디에서 놀아 준 아이들을 생각하니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우리 아이들에게 어린 시절은 무덤가 잔디 색깔인 초록색이나 황토색으로 채색되어 있지 않을까?  

놀이공원과 에버랜드와 선물과 외식과 여행으로 화려한 어린이날을 추억하는 아이들도 많을 것이고, 어린이날에는 그러한 추억의 하루를 보내는 어린이들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아직도 이 사회에는 어둡고 우울한 어린이날을 보내는 아이들과 부모들도 수없이 많다. 비록 허름한 도시락에 동네 근처 야산에서 보내는 하루일지라도 어린이날 하루만은 그 모든 아이와 가족들에게 사랑과 축복이 함께 하길 빈다.  


내 생각에 부모의 임무란,
아이들이 일생 동안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을 찾고,
그 꿈을 열정적으로 좆을 수 있도록 격려해주는 것이다.

<랜디 포시의  '마지막 강의'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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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semiye.com BlogIcon 세미예 2009.05.04 08:45 신고 address edit/delete reply

    그렇군요. 사모곡이군요. 어린이날을 생각하니 부모님 생각이 절로 나신것 같군요. 그 마음을 어머님께서 잘 아시리라 믿어요. 즐거운 하루 되세요.

    • Favicon of https://dreamnet21.tistory.com BlogIcon 김명곤 2009.05.04 16:51 신고 address edit/delete

      부모님에 대한 추억은 갈수록 그리웁고 가슴이 미어진답니다. 너무 일찍 가신 것이 아쉽기만 합니다.

  2. Favicon of http://jsapark.tistory.com BlogIcon 탐진강 2009.05.04 10:49 address edit/delete reply

    자제 분들이 할아버지 할머니의 무덤에 가는 갔던 것을 추억하는 어린이날을 맞으니 감회가 새로울 듯 합니다.
    오늘은 부모님을 한번 생각해보는 하루가 될 듯 합니다.
    훈훈하면서도 생각할 수 있는 글 잘 읽고 갑니다.
    행복한 하루 만드세요.^^

    • Favicon of https://dreamnet21.tistory.com BlogIcon 김명곤 2009.05.04 16:54 신고 address edit/delete

      딸의 도움을 받으며 사진을 스캔하고 올렸답니다. 딸도 어릴 적 사진을 보니 기분이 묘한 모양입니다.

  3. Favicon of https://yesbe.tistory.com BlogIcon 예스비™ 2009.05.04 11:05 신고 address edit/delete reply

    전 어릴적 3번의 가출?을 했던 기억이 나네요.
    늘 친척들이 넌 왜이렇게 못생겼니?
    엄마 아빠를 하나도 안닮았어~다리밑에서 줏어 와서 그래~하고 놀려서
    혼자 다락에 숨어 또 다른? 엄마 아빠를 그리워했던 적이 많았어요~ㅋㅋ
    그래서 5살때 이미 3번씩이나 가출?도 했었지요~ㅋ
    (그 이후로는 한번도 안했습니다)
    지금에서 보면 너무 이뻐서 놀려주는 소리였는데 말이죠~
    전 정말 순진한 아이였답니다~!ㅋㅋ
    아버지~ 저도 전주 사람입니다. 중앙중학교앞에 살지요~
    오늘도 건강하시고 오래도록 좋은 글들 남겨주세요.

    • Favicon of https://dreamnet21.tistory.com BlogIcon 김명곤 2009.05.04 16:55 신고 address edit/delete

      너무 예쁘고 순진한 가출이었군요. 전주에 사신다니 더욱 반갑네요. 행복한 하루되세요.

  4. Favicon of http://boksuni.tistory.com BlogIcon 복돌이 2009.05.04 11:58 address edit/delete reply

    음...너무나도 많은것을 생각하게 하는 글과 사진입니다...

    아이들을 키우는 부모로써, 현실이라는 세상에 다시한번...

    좋은글 잘보고 갑니다.
    행복한 하루 되세요

    • Favicon of https://dreamnet21.tistory.com BlogIcon 김명곤 2009.05.04 16:58 신고 address edit/delete

      아이 키우는 부모 마음은 서로 공감할 부분이 많겠지요? 전 엉터리 아빠여서 아이들에게 부끄러운 추억들이 많답니다.

  5. Favicon of http://www.indianabobs.com BlogIcon 인디아나밥스 2009.05.04 14:04 신고 address edit/delete reply

    어려운 형편때문에 어린이날마저 자녀분들을 부모님 산소에 데리고 가셨다니 아버지로서 마음이 많이 아프셨을것 같습니다. 전 어린이날이 쉬는날이고 하루종일 TV에서 재밌는 거 많이 해서 즐거운 날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 Favicon of https://dreamnet21.tistory.com BlogIcon 김명곤 2009.05.04 17:00 신고 address edit/delete

      매번 어린이날마다 그랬던 건 아니고요. 놀이공원에 데리고 간 적도 있었답니다. 아이들이 크고 나니 미안한 생각이 들어서 쓴 글이랍니다.

  6. Favicon of https://blue-paper.tistory.com BlogIcon blue paper 2009.05.04 17:44 신고 address edit/delete reply

    좋은 글 잘 보고 갑니다~^^

  7. Favicon of https://birke.tistory.com BlogIcon 비르케 2009.05.04 18:51 신고 address edit/delete reply

    힘겨워도 열심히 살아가는 부모에게서 아이들은 더 많이 배우는 것 같아요.
    김명곤님이 어머님과 찍은 저 흑백 사진을 잘 간직하듯, 님의 아이들도 어릴적 놀러갔던 산소가 놀이공원보다는 더 기억에 남았나 봅니다.
    알아서 놀꺼리가 있는 놀이공원보다, 술래잡기라도 해주고 장난이라도 걸어주던 산소에서의 아빠의 모습이 더 강렬했을라나요.. ^^

    • Favicon of https://dreamnet21.tistory.com BlogIcon 김명곤 2009.05.04 21:04 신고 address edit/delete

      아이들에게 특별히 잘해 준 것도 없는 부끄러운 아빠입니다. 하지만 그런 아빠를 따르며 지금껏 자라 준 아이들이 고맙기만 하군요.

  8. 헉! 2009.05.04 19:17 address edit/delete reply

    잔디위에 누워계시는 사진을 보고, 김명곤씨 많이 닮으셨다 했는데...진짜 김명곤님 블로그였네요..^^ 반갑습니다! 영화에서 뵙고, 이렇게 가까이 뵙게되니 영광입니다. 따뜻한 글, 솔찍한 글! 더 반갑습니다! 참 랜디포시의 강의 정말 저도 감명 깊게 보았답니다. 저도 멋진 부모가 되고 싶은데..어렵습니다.

    • Favicon of https://dreamnet21.tistory.com BlogIcon 김명곤 2009.05.04 21:06 신고 address edit/delete

      요즘 랜디 포시의 동영상과 책을 보면서 반성도 많이 하고 삶과 죽음에 대해서도 많이 생각하고 있답니다.

  9. Favicon of https://magwi.tistory.com BlogIcon MAGWI 2009.05.05 00:50 신고 address edit/delete reply

    아 부끄럽습니다
    전 아직 어린이라는 칭을 떼어낸지 십몇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부모님께서 만들어주신 제 어린시절이 어떤색인지 벌써 잊고 살고 있었네요... 좋은글 정말 감사드립니다.
    이번 어버이날엔 부모님께 사랑한다는 따뜻한 편지라도 꼭 써드려야겠네요

    • Favicon of https://dreamnet21.tistory.com BlogIcon 김명곤 2009.05.05 07:37 신고 address edit/delete

      부모님은 곁에 살아 계신 것만으로도 감사한 존재입니다. 살아 계실 때 잘해 드리지 못한 게 지금껏 한이 되는군요.

  10. 2009.05.05 01:12 address edit/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Favicon of https://dreamnet21.tistory.com BlogIcon 김명곤 2009.05.05 08:21 신고 address edit/delete

      기우현 강연에서 뵌 분을 블로그에서의 만나다니 놀랍고 반가워요. 계속 관심 가져줘서 고마워요.

  11. Favicon of https://apsan.tistory.com BlogIcon 앞산꼭지 2009.05.05 03:12 신고 address edit/delete reply

    무덤에서 보낸 어린이날이란 제목이 특이해서 들어와보니 뜻밖에도 김명곤 선생님 블로그네요. 반갑습니다. 블로그를 시작하셨네요. 시작하자마자 이렇게 많은 조회수를 기록하는 걸 보니 곧 파워블로거가 될 모양입니다.....ㅎㅎ.

    부모님 무덤에서 보낸 어린이날이라,
    참 쉽게 생각지 못하는 일을 하신 걸 보면
    역시 남다른 인생을 사는구나 싶네요...

    하여간 잘 보고 갑니다.
    앞으로 건필하십시오.

    • Favicon of https://dreamnet21.tistory.com BlogIcon 김명곤 2009.05.05 15:06 신고 address edit/delete

      남다른 직업을 가지고 살다보니 남다른 체험도 많이 하는군요.

  12. Favicon of https://solsory.tistory.com BlogIcon 솔소리 2009.05.05 07:43 신고 address edit/delete reply

    어린이날....그저 즐겁고 좋은 날이라고만 생각했는데....
    가족의 의미와 정을 느끼게 하는 좋은 글입니다.
    오늘 어린이 날은 부모님과 함께 하려나 봅니다.
    감사합니다.

    • Favicon of https://dreamnet21.tistory.com BlogIcon 김명곤 2009.05.05 15:05 신고 address edit/delete

      부모님과 함께 즐거운 어린이날을 보내시기 바랍니다.

  13. Favicon of http://www.originalcartridges.com.au BlogIcon hp printer cartr 2012.02.26 18:20 address edit/delete reply

    픈 사랑도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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