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곤의 세상이야기

블로그 이미지
이 블로그는 연극, 영화의 예술현장에서 배우로, 작가로, 연출로, CEO인 국립극장장으로, 문화관광부 장관으로 살아 온 제가 예술과 인생에 대해 느끼는 여러가지 생각들을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고 나누는 만남의 공간입니다.
by 김명곤
  • 2,644,277Total hit
  • 9Today hit
  • 98Yesterday hit

'인도'에 해당되는 글 5건

  1. 2010.08.17
    춤추고 노래한 외로운 고승, 장태남 명인 (4)
  2. 2010.06.29
    신화와 예술과 영감의 젖줄, 인도 여행기 (18)
  3. 2009.12.22
    김수로왕과 허황후의 사랑이야기 (34)
  4. 2009.12.02
    심각한 '외모 비하', 범죄일까 아닐까? (56)
  5. 2009.06.24
    느리게 산다는 것의 어려움 (41)

「삼국유사」에 <도솔가>가 만들어진 내력을 이야기하는 내용 중 이런 대목이 나옵니다. 

신라 경덕왕 19년인 서기 760년, 하루는 해가 둘이 떠서 서로 교대하여 지지 않는 괴변이 생겼다.
그러자 일관이 말하기를 '범패승'을 데려다가 <산화공덕>이라는 노래를 부르면 괜찮을 것이라고 하여 왕은 단을 쌓고 범패승을 기다렸다.
그때 월명이라는 중이 지나가므로 왕이 불러 '범패'를 부르라 하니, 그 중은 오직 향가만을 알 뿐 '범패'를 모른다고 했다.

향가를 잘불렀던 월명스님도 부를 줄 몰랐던 인도음악인 '범패'는 아마 그 무렵에 중국을 거쳐 우리나라에 들어와 절에서 재를 지내거나 예불을 올릴 때 쓰이게 된 듯합니다.

죽은 사람을 위해서 지내는 제사인 <상주권공재>, 저승의 십대왕에게 행운을 비는 의식인 <십왕각배재>, 물속의 외로운 혼을 위로하는 제사인 <수륙재>, 국가의 안녕이나 죽은 자를 위해서 지내는 제사인 <영산재>와 같은 의식을 거행할 때 부르는 노래인 범패는 가곡, 판소리와 함께 우리나라 3대 성악곡 중의 하나로 꼽힙니다.

범패를 부르는 범패승. 출처: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00138648

서양의 그레고리 찬가처럼 장단도 없고, 가락도 없고, 감정도 없고, 가부좌를 틀고 앉아 한없이 느리게 부르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요즘의 음악 정서와는 너무도 다른 먼 옛날의 이국적이고도 원시적인 음악 세계를 느끼게 됩니다.

깊은 산골짜기에서 들려오는 범종 소리같이 그윽하고 고요하고 심오한 범패 소리는 경건한 종교 음악인 탓에 부르는 태도도 세속의 노래와 사뭇 다릅니다.

“고개를 흔들고 눈을 두리번거리면 안돼. 몸도 흔들지 말고, 뜻을 생각하면서 정성스럽게 잡념을 몰아내고 무아의 경지에서 소리를 해야지.”

범패승('어산' 또는 '인도승'이라고도 합니다)인 벽응 장태남 명인은 경기도 김포군 월곳면에 있는 ‘문수사’라는 작은 절의 주지였습니다.

겨울날씨답지 않게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80년대의 어느 날, 문수산 자락에 자리잡은 문수사 안방에서 만난 귀가 크고 길며 미간이 넓고 흰 눈썹이 길게 돋은 스님에게서는 맘씨 좋은 이웃집 할아버지와 같은 인자한 분위기가 풍겨왔습니다.

1909년 경기도 파주군 장마루촌에서 농사짓는 장용식의 3형제 중 막내로 태어났을 때만 해도 그의 집은 근방에서 알아주는 부잣집이었습니다. 그러나 삼 년을 내리 흉년을 당하고 나니 싸그리 망해버리고 말았습니다.

“첫해는 홍수가 져서 남의 논은 다 놔두고 우리 논만 물에 실려가 농사를 망치더니, 둘째 해는 이상한 돌림병이 들어서 벼이삭이 픽픽 쓰러지는 통에 농사를 망치고, 셋째 해는 한참 잘 자라던 벼가 된서리를 맞아서 다 죽어 버렸어. 그렇게 삼 년을 연속 망하다 보니 완전히 폐농이 되어 버렸어.
아버님은 성미가 장대같이 곧아서 빚지고는 못 사는 분이라 땅 팔아서 빚갚아 버리고, 아들들은 남의 집에 머슴으로 나눠주고, 여기서 강만 건너면 갈 수 있는 장단이라는 이북땅에 ‘화장사’라는 절이 있었는데 그 절에 나무도 때주고 잡일도 하는 부목으로 들어갔어. 그때 내가 여덟 살 때라.”

길게 머리를 땋고, 검은 두루마기를 입고, 짚신을 신고 절에 간 소년의 눈에는 모든 것이 신기하게만 여겨졌습니다. 여스님들만 모여 사는 미타암 곁에 있는 집에 이사한 뒤 부목으로 들어간 아버지는 가자마자 절에서 나무를 패고 불을 땠습니다.

“비구니 스님들이 왔다갔다 하는데 난 처음에 남잔 줄 았았지 . 그런데 목소리를 들어보니 여자야. 여자가 머리 빡빡 깍은 모습을 생전 처음 보니 참 이상해. 제사를 지낸다고 인절미를 하고, 가래떡을 하고, 과일을 깎고 있는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는데 한 비구니 스님이 오더니 ‘부처님 종 땡땡 울리고 나서 이 인절미 먹어라.’ 하더란 말이야. 나를 거지로 알고 그러시나 싶어 창피하여 그 길로 집에 도망가서 한 사나흘을 절에 안 갔지.”

처음에는 수줍어서 며칠 안 갔지만 그뒤로는 낯이 익어 매일 절에서 살다시피했습니다. 제사할 때 봉지에다 사과, 밤, 대추를 싸서 나눠주고 떡도 먹고 과자도 먹으며 밤새워 노는 모습도 재미있었고, 머리 깎은 여스님들이 종치고 예불 올리는 염불 소리도 듣기 좋았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같은 또래의 사미스님들과 절 뒷산에서 토끼를 쫓고 밤도 따고 칡도 캐며 노는 재미가 으뜸이었습니다. 그런데 짓궂은 빡빡머리 사미스님들은 어린 신도의 긴 머리채를 잡아당기며 놀려대곤 했습니다. 긴 머리 때문에 친구들에게 놀림감이 되기 싫었던 소년은 어머니에게 머리를 깎아달라고 졸랐습니다.

처음에 반대하던 어머니는 아들의 고집을 꺾지 못해 드디어 열세  살이 되던 해의 삼월 삼짓날에 머리를 깎고 계를 받은 뒤 사미승이 되었습니다.

화장사에는 극락암, 죽두암, 미타암 같은 암자가 아홉 개 있었는데 한꺼번에 제사를 지낼 정도로 신도 수가 많았습니다. 그런 만큼 재를 올릴 때의 노래인 범패나, 나비춤, 바라춤을 잘 하는 스님이 많이 있었습니다.

큰 재를 올릴 때는 밖에서 유명한 범패승을 청해 들였기 때문에 그는 끊임없이 귀동냥, 눈동냥으로 모든 의식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의 수계스님인 황청하 스님에게 벙패를 배울 때에는 함께 배우는 동료 중에서 제일 잘 한다고 칭찬을 듣곤 했습니다.

“황청하 스님은 서울에 있는 화계사에서 오셨는데, 화계사는 어찌나 재가 많았는지 화계사 부목이 공양재를 할 줄 안다고 할 만큼 큰 절이여. 그분에게서 기초를 배우고 우리 절의 사형인 김보성 스님에게 훗소리를 배웠지. 그뒤 그분의 스승인 이범호 큰 인도스님에게 짓소리를 마저 배웠어.”

절에서 쓰이는 노래는 음악적인 형태에 따라서 다음과 같이 몇 가지로 나뉩니다.

재를 올리는 의식을 담당한 '안채비'들이 부르는 <안채비소리>, 다른 곳에서 초청해온 범패 전문 스님들이 부르는 <겉채비소리>, 그밖에 민속 음악의 가락에 가사를 얹어서 부르는 <화청>이나 <회심곡>이 있습니다.

안채비소리는 흔히 <염불>이라고 알려져 있는 노래로 부처님의 공덕을 찬양하는 내용을 민요의 엮음 가락처럼 촘촘하게 엮어 나갑니다.

겉채비소리는 '훗소리'와 '짓소리'로 나누어지는데 좁은 의미의 범패는 이 겉채비소리만을 가리킵니다.

훗소리는 대개 한문으로 된 찬양시를 혼자서 길게 부르는 형식이고, 짓소리는 훗소리를 모두 배운 범패승들이 한문으로 된 산문이나 산스크리트어로 된 경전을 반드시 합창으로 부릅니다.

예전에는 일흔두 가지가 있었다고 하나 오늘날에는 거의 사라졌고, 몇몇 범패 스님이 '인성', '거영산', '관욕게', '식영산', '거불'과 같은 열세 곡만을 부를 수 있을 뿐입니다.

고고형이 1929년에 지은 <이조불교>라는 책에 보면 “근년까지 경성 교외 백련사에 만월이라는 노승이 있어 범패로 유명하였다. 원래 경성의 동서산에 각각 만월이 있어 실력이 서로 백중하였다. 이 만월은 서만월이라고 한다.” 고 씌여 있습니다.

이 책에 나오는 서만월의 여러 제자 중에 이범호 스님이 있고, 그 스님의 제자로 김보성 스님이 있으니, 장태남 스님은 서만월의 손자 제자뻘이 된다 하겠습니다.

“이 범패가 하도 어렵고 재미가 없어서 모두들 조금씩 배우다가 다 나가 떨어지고 제대로 못 배웠어. 그런데 나는 재미를 느껴서 혼자 산에서도 익히고 길 가면서도 익혀. 그러니 선생님들이 재주가 있다고 귀여워 하셔.
내가 음악에 재주가 있기는 있었던 모양이라. 우리 절이 박연폭포 가는 길에 있어서 폭포에 가는 사람들이 반드시 우리 절에 들렀다 원통사에서 자고 가는데, 이 사람들이 장구 치고 호적 불고 떠들썩하게 놀아. 그 호적소리가 어찌나 듣기가 좋은지 혼자서 호적 들고 산골짜기에 들어 가서 흉내내어 불어. 그래서 들려주면 모두 잘한다고 해.
그 후 호적 불고 박연폭포까지 길 안내하기도 했지. 한번은 서울에 갔는데 동양극장 단원들이 손님을 청하느라 풍물을 치고 대취타를 불면서 거리를 누비는데 산에서 못 들어본 정통 소리라 하루 종일 따라다니며 들어서 귀에 익혔어. 그래도 귀동냥으로 배운 소리라 처음과 끝을 몰라. 그래서 동대문 밖 숭인동에 있는 방생원에 있으면서 윤만순 씨라는 분에게 제대로 길을 닦았지.”

화장사를 근거로 삼고, 서울 홍은동의 백련사나 숭인동의 방생원을 연락처로 삼아 여기 저기 다니면서 젊은 범패 스님으로 이름을 날리던 그는 스물한 살 때에 어떤 스님의 손녀딸로 어머니가 데려다 길러 온 처녀와 혼인을 하였습니다.

그때는 대처승과 독신승이 서로 다투지 않던 시절이라, 결혼한 뒤에도 계속해서 전국을 떠돌며 이 절에서 저 절로 재를 지내러 다녔습니다. 그러다가 서른한 살이 되던 해에 몸담고 있던 화장사를 떠나 서울 청담동에 있는 삼각사로 거처를 옮겼습니다.

“설흔 살 무렵인가 백련사에서 범패 인간문화재로 함께 지정을 받으신 박송암 스님을 처음 만나 같이 범패를 부르고 재미있게 놀았지. 그러다가 헤어졌는데 황해도 성불사에서 만나 한 번 같이 불렀어. 그후 봉원사에서 본격적으로 같이 범패를 불렀는데, 그 친교가 지금까지 이어져오고 있어.”

박송암 스님과 그는 마치 서만월과 동만월이 쌍벽을 이루었던 것처럼 우리나라 범패의 우뚝 선 두 봉우리였습니다.

송암 스님의 목소리가 맑고 청아하고 고음이 잘 나오는데 견주어서, 벽응 스님의 목소리는 무게 있고 깊이 있고 포근하고 구수하고 담담하고 저음이 잘 나옵니다.

서로의 특색 있는 목소리로 화음을 이루어가며 그들은 젊은 범패스님으로 이름을 날렸습니다. 그러나 일제 말기의 어수선한 시국에 그들 역시 범패만 부르고 있을 수만은 없었습니다. 젊은 스님들은 징용으로 끌려가고 서른이 넘은 스님들은 보국대란 명목으로 부역을 나가야했던 시절에, 그는 김포공항 길 닦는 보국대에서 한동안 일을 하다가 강화 황산도에서 길 닦는 중노동을 하고 있었습니다.

“한번은 일을 하던 중 비행기가 날아와서 폭격을 하는데 하마터면 죽을 뻔했어. 그 며칠 뒤에 집에 가서 들으니 사람들이 천황폐하가 항복했다고 수군수군해. ‘목 달아날 소리 하지도 마라.’고 하고서 길로 나오니까 양철통이나 세숫대야를 두들기면서 만세를 부르고 난리가 났어.”

절에서도 신사참배를 강요하던 일제의 탄압에 시달리던 그들인지라 해방은 무척 감격스러웠습니다. 그러나 이승만 대통령의 '사찰령'은 그 감격에 찬물을 끼얹고 말았습니다.

대처승은 왜색이라고 하여 독신승과 구별하여 태고종과 조계종을 갈라놓은 게 탈이 되었습니다.

그러자 그 전까지는 한 승적에 같이 올라 사이좋게 지내던 대처승과 독신승이 수십 년간 피투성이 싸움을 하게 된 것입니다. 그래서 마치 조계종과 태고종이 옛날부터 갈라져 싸워온 것과 같은 인식을 사람들에게 주었고, 범패를 위주로 하는 태고종의 의식은 멸시받고 소외당했습니다.

절에서 재를 올리기 위해 할 수 없이 청하기는 하지만, 옛날처럼 다정하고 우호 있는 분위기에서 이루어지지 않는 편견이 점점 굳어져 가고 있는 것을 벽응 스님은 못내 안타까워했습니다.

“범패 뿐만 아니라 불교 의식을 거행할 때 바라춤, 나비춤을 추는 것을 '작법'이라고 하는데, 범패스님들은 모두 그것을 할 줄 알지. 그런데 어떤 스님들은 중이 무슨 춤을 추느냐며 못마땅하게 여긴단 말이야. 이것이 모두 해방 뒤에 생긴 편견들이지.
그리고 가사짓는 법, 가사 입는 법에서부터 가사 색깔까지 지금은 마구잽이야. 제대로 아는 이가 없어. 그래서 내가 중곡동에 있는 원릉원이란 곳에서 불교의 의법을 가르치는데 모두 어렵고 까다롭다고 나가 떨어져. 그러니 옛법은 이제 모두 망가졌어.”

바라춤을 추는 범패승. 출처 : http://www.mediabuddha.net/print_paper....r%3D2503

자기가 입는 가사를 손수 바느질해 가며 옛법대로 지어서 입을 만큼 고지식하고 경건한 그는 지나치게 옛법을 무시하고 참선과 경전에만 치중하는 요즘의 풍토를 못내 안타까워 했습니다.

6.25때 피난 와서 잠깐 묵은 뒤, 주지가 열반하자 여러 사람의 권고로 눌러 앉게 된 문수사 주지 노릇을 하면서 몇 번이나 구석지고 가난한 절을 떠나 서울로 올라갈까 생각도 했습니다. 그러나 그때마다 동네 주민들이 말리는 통에 그곳에서 평생을 지내다 열반하셨습니다.

“절동네 쳐놓고 부처님 신심 있는 동네가 없는데 여기는 신도가 많아. 이곳이 가난한 동네라 어떤 신도는 ‘뭐가 있어야 부처님께 바치지.’ 하고 걱정을 해.
그럼 내가 ‘부처님이 당신더러 뭐 가지고 오라고 했소? 당신 내가 시키는 대로만 해. 논에 가서 보리 이삭 떨어진 거 주워. 그걸 절구에다 찧어서 보리공양 올리고 부처님한테 기도 드려.’ 하면 그들은 ‘그래도 돼요?’ 하고 되물어. 되고 말고가 어디있나 정성이 문제지.
절이란 데가 쌀이 흔한 곳이야. 여름이면 바구미가 나고 쌀이 썩다시피 해. 보리 고개 때 가난한 사람들이 쌀 얻으러 와. 열 말을 얻어가면 가을에 열닷말을 가져와. 이게 뭐냐고 물으면 장리래. 이자라 이거지. ‘나는 고리대금업자 아냐!’ 하고 호통을 치고 도로 주어 보내. 그 덕에 인심을 잃지 않고 지낸 모양이야. 내 소원이 고아원이나 양로원하는 것이었는데, 이제 그 꿈을 영영 이루지 못하고 한세상 가는가봐.”

장태남 스님. 출처 : http://www.lba.or.kr/gnu/inmul/list.php...ge%3D107

탄식 끝에 회색 장삼에 붉은 가사를 걸치고 가부좌를 틀고 앉아 범종을 두드리며 저녁 예불을 올리는 그의 모습에서 비로소 경건한 고승의 모습이 내비치고 있었으니, 이는 오로지 오동나무 떡갈나무 사이에서 산새를 벗삼아 아침 저녁으로 '음성공양'을 올린 그의 오랜 공덕 탓일 것입니다.


TRACKBACK 0 AND COMMENT 4
  1. Favicon of https://detailbox.tistory.com BlogIcon 줌(Zoom) 2010.08.17 19:52 신고 address edit/delete reply

    글 잘 보고 갑니다.

    바라춤 직접 본 적이 있는데, 참으로 인상적이였습니다.

    • Favicon of https://dreamnet21.tistory.com BlogIcon 김명곤 2010.08.18 08:08 신고 address edit/delete

      요즘은 그 춤을 보기가 어려운데 좋은 추억을 가지셨군요.

  2. 2010.08.19 15:24 address edit/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Favicon of https://dreamnet21.tistory.com BlogIcon 김명곤 2010.08.20 07:13 신고 address edit/delete

      아마 특별한 관심으로 지켜보는 사람들이 있나 봅니다.




지난 주에 대만의 고산족 마을과 인도 뉴델리를 방문하고 돌아왔습니다. <전주세계소리축제>의 초청 공연을 위한 사전 답사 여행이었습니다. '대만편'에 이어 '인도편'으로 마무리를 합니다.

인도!
나의 성씨인 김해김씨의 시조 김수로왕의 왕비 허황후가 태어난 곳!
신라승 혜초가 1300년 전 4년 동안 외로운 구도의 여행을 한 뒤 <왕 오천축국전(往 五天竺國傳)>이란 불후의 여행기를 남긴 곳! 
성경의 15배나 되는 인류 최고의 대서사시 <마하바라타>, <라마야나>가 이천년이 넘는 세월 동안 전해 내려 오는 곳!
젊은 시절부터 너무도 가고 싶었지만 이상하게도 뒤늦게 인연이 닿아 중년의 황혼기에 찾게 된 곳!
수많은 시인들과 철학자들과 예술가들과 명상가들에게 영감의 젖줄을 제공해 주는 곳!
 
오래 전부터 인도의 신화와 음악과 예술에 심취되어 있던 저는 두근거리는 가슴으로 타이페이 공항에서 델리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습니다.  

타이페이에서 홍콩을 경유, 델리 공항까지 거의 10시간 넘게 비행기 안에 갇혀 있다가 공항밖으로 나오니 무더운 열대의 공기가 확 밀려 들더군요. 하지만 건기라서 그런지 후덥지근하지 않아 오히려 따끈하고 포근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한밤중에 도착했기 때문에 호텔에 짐을 풀고 바로 잠을 잤습니다.  상쾌한 기분으로 아침에 일어나 창문을 여니 호텔 방 밖으로 뉴델리의 나즈막한 시내 풍경이 이국적으로 펼쳐지더군요.
 


둘째날은 하루 종일 뉴델리 시내의 여기저기를 다니며 문화탐방을 했습니다. 먼저 뉴델리를 방문한 사람들은 반드시 둘러보고 간다는 '인디아 게이트'로 향했습니다. 2차 대전 때의 전몰 장병들을 추모하기 위해 세워 놓았다는 인디아 게이트는 한창 보수 공사 중이더군요.


주변에 널찍한 공원이 펼쳐져 있는 인디아 게이트에서 직선으로 연결된 도로 끝에 대통령 관저와 국회의사당과 정부 청사등 여러 관공서들이 몰려 있었습니다.



저는 권위적인 그 건물들보다도 공원 여기저기에서 물건도 팔고 구경도 하는 남루한 서민들의 모습에 눈길이 가더군요.



현대와 전통, 가난과 부유함, 흙먼지와 최첨단 산업 등 극과 극이 혼란스럽게 뒤엉켜 있는 오늘날의 인도는 거센 변화의 용트림을 틀고 있는 거대한 용광로와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얼마 전까지 우리 장터에서도 볼 수 있었던 '신기료 장수'가 앉아 있는 골목 바로 뒤에 멋진 현대식 디자인으로 지어진 국립현대미술관이 서 있었습니다. 마침 수백 년 전의 전통 민화에서 근현대 작가의 작품들까지 한 눈에 펼쳐 놓은 '인도 회화의 흐름전'이 전시되고 있더군요. 한 작품 한 작품이 매우 독특하고 처음 보는 작품들이어서 오랫만에 눈이 호강을 했습니다.   



점심으로 아담한 인도식 식당에서 북인도식 전통 음식을 먹었습니다. 의외로 음식이 맛깔스럽고 소스도 우리 입맛에 잘 맞더군요. 식당 안의 손님들이 모두 음식을 손으로 먹길래 우리도 문화 체험을 위해 손가락으로 먹어 보았는데 의외로 맛있었습니다. 옛날 우리 엄마들이 김치 가닥을 손으로 쭉쭉 찢어 밥에 얹어 먹던 맛이 바로 이런 맛 아닐까요?



혼잡한 시간에 자동차로 시내를 오고가다보니 인도의 차도는 차선이 거의 지켜지지 않더군요. 사람과 자전거와 모바일차와 자동차가 서로 엉켜서 다니는 통에 끼어들기는 보통이고, 차선 외의 길로도 사정없이 비켜 가고, 심지어 어떤 차는 반대 차선을 넘어 역주행도 서슴치 않더군요. 처음에는 가슴이 덜컹거리며 겁이 났지만, 그게 인도의 자동차 문화라니 빨리 적응하는 길밖에는 방법이 없을 듯해서 될 수 있으면 창밖을 보지 않고 얘기를 나누며 <국립 연극원>에 당도했습니다.



외국인들까지 포함해서 전국에서 모여 든 학생들이 거의 국비와 장학금으로 학교를 다니고, 졸업생들이 대부분 유명한 배우나 연출가로 활동하기 때문에 학생들의 학교에 대한 긍지가 대단하다는군요. 방학 중인데도 학교 교정 한쪽에서 땀흘리며 연습하는 학생들의 모습을 보니, 문득 방학도 미팅도 데이트도 없이 연극에 미쳐 보낸 제 대학 시절이 그리워지더군요.  



국립 연극원과 바로 한 건물처럼 이어져 있는 <국립 까탁 무용원>을 둘러봤습니다.



마침 안내 겸 통역을 해주시는 김은정씨가 그 무용원에서 10여년 간 인도의 전통 춤을 공부하고 계시는 분이라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또 우리가 초청하려는 예술가들이 바로 '까탁 춤'의 대가들이기 때문에 사전 조사 차원에서 대단히 유익했습니다.

‘까탁Kathak’은  ‘까타’라고도 하는데 ‘이야기꾼’이라는 뜻입니다. 수많은 인도의 전통 무용 중에서 독특하게도 이야기와 무용이 함께 어울어져서 즉흥적으로 연희되는 춤입니다.
먼 옛날 힌두사원에서 <마하바라타>나 <라마야나>와 같은 힌두신들의 서사시를 소리꾼이 옆에서 노래를 하며 이야기를 낭송하면 음악가들은 악기를 연주하고 무용가는 그 내용에 맞는 몸짓으로 그 긴 이야기를 표현했는데, 수천 년 내려오는 동안 그 몸짓 하나하나가 매우 정교하고 상징적으로 다듬어져서 몸으로 이야기가 가능한 상태까지 된 것입니다.



고목이 늘어 서 있는 까탁 무용원의 교정에 삼삼오오 모여 앉아 담소를 나누는 남녀 무용수들의 모습이 무척 정겹게 보였습니다. 



김은정씨의 안내로 저녁에는 <젊은 무용수의 밤(A Young Dancer's Festival)> 공연을 봤습니다.



몇몇 유파의 무용 명인에게 배운 제자 중 가장 뛰어 난 젊은 제자들에게 발표 기회를 주고, 앞으로의 대성을 위헤 마련한 공연인 듯 했습니다.



그런데 특이한 것은 인도의 모든 극장은 '무조건 무료'라는 겁니다. 티켓을 살 필요도 없고, 예매를 할 필요도 없습니다. 그냥 극장에 가서 아무데나 앉아서 보고 오면 된다니 신기한 일입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공연이나 돈이 많이 드는 공연도 일종의 공연진흥센터 같은 데서 지원을 해서 무료로 공연한다니, 인도의 경제력을 볼 때 그 예산의 규모와 지원 시스템이 어떻게 되는지 매우 흥미롭더군요. 나중에 차분히 알아 볼 생각입니다.



게다가 공연 전에 관계자가 나와서 인사말을 한다든지, 공연 중에 사진을 맘대로 찍을 수 있다든지, 우리의 공연 질서와는 너무도 다른 극장 문화에 놀랐습니다. 마치 예전 우리 시골의 가설무대 분위기였습니다. 그동안 세계 여러나라의 극장을 다녀보고 공연도 봤지만 정식 극장에서 그토록 자유분방하게 관람하는 문화는 처음이었습니다. 실제로 공연 중에 사진을 찍는 건 물론이고, 도중에 일어나서 나가는 관객 때문에 공연  분위기가 산만해지더군요. 관객에게는 너무도 편안한 문화지만, 공연자들에게는 매우 힘든 관람 문화 아닐까 생각이 들더군요.


다음날, 드디어 올해 <전주 세계 소리축제> 인도 초청공연을 후원하는 <인도국제교류센터(ICCR)> 사무실에서 ‘까탁’ 춤의 대가인 판딧 비르주 마하라즈 명인을 만났습니다.



장난끼 많은 얼굴에 아담한 키의 마하라즈 명인은 대대로 내려오는 까탁 춤의 명인 집안에서 음악과 무용을 배웠고, 스스로 다양한 창작도 해 오신 대가입니다. 이미 칠순이 훨씬 넘은 나이에도 현역으로 활동을 하시니 전통 예술가들의 존경과 사랑을 한 몸에 받고 계시다고 합니다.

제가 작품에 대해 설명하는 동안 마하라즈 명인의 제자이며 안무가인 샤스와티 센 명인이 자신이 이끄는 20여명의 무용단이 펼칠 공연에 대해 열정적으로 이야기를 하고 아이디어를 내더군요. 두 분 다 한국 공연이 처음이라 잔뜩 흥분해 있고, 기대가 대단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마하라즈 명인은 대화에 깊이 끼어들지는 않고 고개를 끄덕이며 듣다가 가끔 웃기나 하고 콧소리를 흥얼거리며 뭔가를 끄적거리기도 하더군요. 샤스와티와 우리가 아주 기분 좋게 이야기를 마치니 마하라즈 선생이 종이를 쓱 내미는데 저와 소리축제 기획자 한지영씨의 얼굴을 스케치한 그림이었습니다. 종이 뒤편에는 방금 적은 즉흥시를 썼다는데 내용이 뭔지 물어 보지는 못했습니다.



그는 이토록 그림과 시와 음악과 무용 모든 부분에 천재적이고 창의적인 감각을 아직도 잃지 않고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유머와 위트가 번뜩여서 공연할 때 사람들을 즐겁게 웃기는 걸 좋아하는 매우 순수한 영혼을 가진 예술가였습니다. 두 분은 우리를 무척 좋아한다는 표현을 멋진 몸짓으로 표현해 주셨습니다.



우리는 아쉬움을 안고 10월 1일 전에 전주에서 만나 연습할 약속을 하고 헤어졌습니다. 한 번 가면 반드시 또 가게 된다는 인도. 하지만 언제 다시 밟게 될 줄 모르는 인도의 땅을 아쉽게 떠나 비행기에 몸을 실었습니다.


TRACKBACK 3 AND COMMENT 18
  1. Favicon of https://blog.hyeonsig.ml BlogIcon 천사마음 2010.06.29 07:47 신고 address edit/delete reply

    인도.. 꼭 한번 방문해 보고 싶은 곳입니다. ^^;;
    멋진 여행기 잘 보고 갑니다.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 Favicon of https://dreamnet21.tistory.com BlogIcon 김명곤 2010.06.30 05:34 신고 address edit/delete

      멋진 곳, 언제 꼭 방문해 보세요.~~

  2. Favicon of https://donghun.kr BlogIcon 멀티라이프 2010.06.29 08:32 신고 address edit/delete reply

    인도사람들의 평범한 모습을 보니..
    사람 사는 모습은 역시 어디나 다 비슷하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인도는 한번쯤 가보고 싶은데 쉽게 갈 수 있는곳은 아닌것 같아요.

    • Favicon of https://dreamnet21.tistory.com BlogIcon 김명곤 2010.06.30 05:35 신고 address edit/delete

      좀더 사람 사는 모습을 전하고 싶었는데 일정이 부족한 게 아쉽더군요.

  3. Favicon of https://cincinnati.tistory.com BlogIcon 유 레 카 2010.06.29 09:36 신고 address edit/delete reply

    인도를 다녀 오셨군요 ^^꼭 한번 가보고 싶은 나라인데 말예요 ^^잘봤습니다.^^

    • Favicon of https://dreamnet21.tistory.com BlogIcon 김명곤 2010.06.30 05:36 신고 address edit/delete

      특히 사진 작가들에게 많은 영감을 주는 곳일 듯 해요.

  4. 2010.06.29 10:11 address edit/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Favicon of https://dreamnet21.tistory.com BlogIcon 김명곤 2010.06.30 05:36 신고 address edit/delete

      블로그 기자단에 참가가 안되어 아쉽군요. 계속 관심 부탁드려요.

  5. Favicon of https://rubygarden.tistory.com BlogIcon 루비™ 2010.06.29 11:09 신고 address edit/delete reply

    인도의 공연 문화가 특이합니다..
    사진도 찍고....공연 중 맘대로 자리를 뜰 수가 있다니...
    집중하기에는 많이 힘들겠어요~!

    • Favicon of https://dreamnet21.tistory.com BlogIcon 김명곤 2010.06.30 05:37 신고 address edit/delete

      다른 문화는 인정해 줘여지만 외국 공연자들이 익숙해지려면 좀 힘들겠더라구요.

  6. Favicon of http://blog.daum.net/eiconet BlogIcon eico 2010.06.29 13:25 address edit/delete reply

    인도하면 타고르의
    '내 시의 조각를
    읽어 줄 이
    자넨 누군고'로 이어지는 '백년 후'라는 시가 떠오릅니다

    카레가... 인도레스트랑에서 먹은 기억에 군침이...

    '까탁'은 우리의 '창, 판소리'와 닮은 걸까요?

    아, 인도하면 영화'신상'도 있었군요

    • Favicon of https://dreamnet21.tistory.com BlogIcon 김명곤 2010.06.30 05:40 신고 address edit/delete

      인도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계셨군요. 까탁은 인도의 몸판소리, 도는 춤판소리 같은 거더군요.

  7. Favicon of https://muye24ki.tistory.com BlogIcon 무예인 2010.06.29 16:29 신고 address edit/delete reply

    아 인도 좀 강핮ㄴ 포스가 느껴지는 데요

    • Favicon of https://dreamnet21.tistory.com BlogIcon 김명곤 2010.06.30 05:40 신고 address edit/delete

      그 땅에 에너지가 막 꿈틀대더군요.

  8. Favicon of https://newstrong.tistory.com BlogIcon Newstrong 2010.06.29 19:23 신고 address edit/delete reply

    선생님 글 읽고 나니까 갑자기 인도가 막 가보고 싶어집니다.
    위에분 말씀처럼 어릴때 코끼리영화 신상 참 기억에 남는데요. ^^;;
    마하바라타 라마야나... 세계사 시간도 생각나고...
    전주소리축제 준비에 수고많으신 선생님께 가얼찬 박수라도 시원하게 드리고 갑니다. 짝짝짝
    건강 잘 챙기시고 항상 좋은 글 보여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꾸벅 (_ _)

    • Favicon of https://dreamnet21.tistory.com BlogIcon 김명곤 2010.06.30 05:41 신고 address edit/delete

      저도 인도 하면 웬지 가슴이 뛰더군요. 소리측제 많이 응원해 주세요.

  9. Favicon of https://jisf.tistory.com BlogIcon 소리통 2010.06.30 10:55 신고 address edit/delete reply

    캐리커처 너무 재미있어요.
    꼭 소식지에 넣고 싶을 정도로... ㅋㅋ

    • Favicon of https://dreamnet21.tistory.com BlogIcon 김명곤 2010.07.01 11:34 신고 address edit/delete

      별로 닮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재미있어요.ㅎㅎ




저의 아버지는 어렸을 적에 우리 집안 족보이야기를 많이 해주셨습니다.

저는 '김해김씨 삼현파(金海金氏 三賢派)' 72대손이니 김수로왕(金首露王)으로부터 이어진 왕손이라는 겁니다. 어린 저는 '그럼 수백만 명의 김해김씨가 다 왕손이냐'고 철없이 아버지에게 따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아버님은 우리 씨족의 시조인 김수로왕과, 삼현파의 시조이며 연산군 때 무오사화로 돌아가신 대학자 김일손 할아버지에 대해 대단한 존경과 자부심을 가지고 수시로 저에게 이야기를 해주셨습니다. 

김수로왕의 이미지. 출처 : http://edumr.culturecontent.com/sub01/03.asp

특히 김수로왕의 왕비인 허황후(許皇后) 얘기를 해주시면서 '너는 절대 허씨 성을 가진 여성과는 결혼할 수 없다'고 못을 박곤 하셨습니다.

그래서 저는 김수로왕과 허황후에 대해 마치 저의 할아버지나 할머니인 것처럼 친근한 느낌을 가지며 자랐습니다. 

김수로왕의 탄생과 결혼은 대부분 알고 계시는 너무도 유명한 설화입니다. 
 

아홉 명의 부족장이 백성을 다스리고 있던 시절, 경상남도 김해에 있는 '구지봉'에 온 나라 사람들이 모여 하늘에 제사를 지내며 <구지가(龜旨歌)>를 합창했습니다.

거북아 거북아
머리를 내밀어라
내밀지 않으면
구워서 먹을 테다


수백 명이 모여 노래를 하고 춤을 추자 하늘로부터 끈이 내려왔는데, 그 끈에는 붉은 천에 쌓인 황금의 상자가 달려 있었습니다. 상자를 열어 보니 황금알 6개가 담겨 있었습니다. 

구지봉 고인돌. 출처 : http:// korean.visitkorea.or.kr/kor/ti/everywhere_sig...

며칠 후에 그 알에서 귀여운 아기들이 나왔는데 제일 먼저 나온 아이가 수로왕이요, 나머지 다섯 명도 각각 왕이 되었으니 이 분들이 6가야의 시조입니다. 수로왕은 키가 9척이요, 8자 눈썹에, 얼굴은 용과 같이 생겼다고 합니다. 

그러던 어느날, 한 척의 배가 남해 바다에서 붉은 돛을 달고 붉은 기를 휘날리면서 다가왔습니다.

수로왕은 신하들을 보내어 배에 탄 사람들을 모셔오게 했습니다. 그러나 배 안에 타고 있던 아름다운 공주는 “나는 너희들을 모르기 때문에 경솔히 따라 갈 수 없다.” 라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수로왕은 대궐 아래에 장막을 치고 공주를 기다렸습니다. 공주도 별포 나룻터에 배를 대고 육지로 올라왔습니다. 그리고 자기가 입고 있던 비단바지를 벗어서 산신에게 바친 후 수로왕이 있는 곳으로 왔습니다.

허황후가 가지고 왔다는 파사석탑. 출처 : http://kr.blog.yahoo.com/isis21kr/1168.html?p=1&t=2

공주가 여러 사람들과 보화를 가지고 다가오니 왕은 그녀를 맞이하여 장막으로 들어갔습니다. 공주가 자신이 가락국에 오게 된 사연을 수로왕에게 이야기했습니다.

저는 아유타국의 공주인 허황옥이라고 합니다.
본국에 있을 때 부모님들께서 꿈에서 상제님을 보았는데 상제께서 ‘가락국왕 수로는 하늘에서 내려보내 왕위에 오르게 했으나, 아직 배필을 정하지 못했으니 공주를 보내라’ 라고 하셔서 저를 가락국으로 떠나게 하셨습니다.
그래서 저는 배를 따고 떠났는데, 수신(水神)이 노해 갈 수 없게 되어 다시 돌아가 석탑을 배에 싣고 무사히 여기에 도착하게 되었습니다.


왕과 공주는 장막에서 두 밤 한나절을 지낸 후 대궐로 돌아왔습니다.
이후 허황후는 157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날 때까지 수로왕과 다정한 사랑을 나누었다고 합니다.

허황후 영존 출처 : http:// kr.ks.yahoo.com/service/ques_reply/ques_view....

「삼국유사」에 기록되어 있는 이 이야기는 저에게 너무도 많은 의문을 던져 주었습니다.

-<구지가>를 부른 때가 후한 건무 18년이고, 신라 유리왕 19년이라고 하는데 그때 과연 알에서 사람이 태어날 수 있었단 말인가?
-어떻게 아유타국 왕의 꿈에 김수로왕이 나타날 수 있었을까?
-아유타국 왕은 어떻게 자신의 꿈만 믿고 가보지도 못한 가락국에 공주를 보낼 수 있었단 말인가? 
-뱃사공들은 과연 가락국을 어떻게 알고 항해를 했을까?
-아유타국 공주의 이름이 왜 허황옥일까? 
-공주와 처음 만난 수로왕은 가락국말로 대화를 했을까, 아니면 아유타국말로 했을까, 아니면 통역이 있었을까?
-공주가 살았다는 아유타국은 과연 어디였을까? 
 일본에 있던 가락국의 분국이라는 설도 있고, 기원전 1세기 무렵 인도에 있었던 '아요디아' 왕국이라는 설도 있고, 태국의 '아유티야' 또는 '아요디아'에서 중국 사천성 보주 지역으로 집단 이주해 살던 허씨족이 이주해 온 것이라는 설도 있고, 낙랑지역에서 내려 온 유이민 혹은 상인이었다는 설도 있는데 과연 어느 것이 사실일까?


이 많은 의문을 시원하게 풀어 줄 해답은 아직까지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다만 김수로왕과 허황후의 만남과 사랑이야기는 아주 오랜 옛날부터 우리 조상들이 바다 건너 이민족들과 활발한 교류를 했다는 흔적을 알려주는 신화라는 것만은 확실합니다. 

저는 어렸을 때 아버지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나의 시조할머니인 허황후는 얼굴이 가무잡잡하고 눈이 흑진주처럼 빛나고 얼굴에 비단 너울을 쓴 태국의 공주일 거라고 상상했습니다. 그래서 언젠가 나도 태국에 가서 나의 할머니가 살았던 아유디아란 나라의 흔적을 찾아 보리라 꿈을 꾸기도 했습니다.

그 꿈은 아직 이루지 못했지만 저는 우리나라에 시집와서 사는 수많은 필리핀 여성이나 태국 여성들의 모습 속에서 허황후 할머니의 그림자를 보곤 합니다. 그 그림자는 바로 이 마지막 의문에서 출발한 겁니다.

만약 허황후가 인도나 태국쪽의 여인이었다면, 우리 김해김씨는 바로 '다문화 씨족' 이며 나는 그 후손 아닌가?


국립무용단 춤극 <가야> 중 허황후 장면. 출처 : http://www.peridot.or.kr/bbs/zboard.php?id=photo7&no=91 
 

TRACKBACK 2 AND COMMENT 34
  1. Favicon of https://realog.net BlogIcon 악랄가츠 2009.12.22 06:19 신고 address edit/delete reply

    어렸을 적, 아버지께서 사주신 한국 역사전집!
    만화로 그려져 있어서 무척 재밌게 보았어요! ㅎㅎ
    그때 처음 김수로왕의 이야기를 접하였는데 ㅎㅎ
    선생님은 그의 후손이셨군요! 왕족! 하하;;;
    지금의 상황으로는 터무니 없는 내용이 많았지만,
    그때는 고스란히 믿었답니다 ㅎㅎㅎ

    • Favicon of https://dreamnet21.tistory.com BlogIcon 김명곤 2009.12.25 16:40 신고 address edit/delete

      우리의 역사와 전설은
      참 터무니 없는 게 많지만
      그게 우리의 뿌리이니 어쩌지요?ㅎㅎㅎ

  2. Favicon of https://lovetree0602.tistory.com BlogIcon 초록누리 2009.12.22 08:43 신고 address edit/delete reply

    마치 예날 이야기 읽듯이 읽었습니다...
    김수로왕과 허황옥 공주 이야기를 저는 처음 접한 듯 싶습니다...
    선덕여왕에 상서로운 서찰을 보낸 곳이 아유타국이라는 대사가 잠깐 나왔던 것 같은데 관련이 있나 모르겠네요...
    아육왕의 상서로운 징조가 어쩌고 하는 대사가 나왔거든요...

    • Favicon of https://dreamnet21.tistory.com BlogIcon 김명곤 2009.12.25 16:41 신고 address edit/delete

      선덕여왕에 그런 대사가 나온 줄 처음 알았네요.
      감사합니다.

  3. Favicon of https://cincinnati.tistory.com BlogIcon 유 레 카 2009.12.22 09:07 신고 address edit/delete reply

    맞네요 다문화가족 ^^
    이야기 아주 제미있게 읽었답니다 ^^
    추운날 크리스마스 시즌 건강히 보내시구요 ^^

    • Favicon of https://dreamnet21.tistory.com BlogIcon 김명곤 2009.12.25 16:42 신고 address edit/delete

      요즘보니 그런 말이
      들어맞을 것 같죠?

  4. Favicon of https://neodol.tistory.com BlogIcon 너돌양 2009.12.22 09:30 신고 address edit/delete reply

    김 전 장관님도 김해김씨 문중이시군요 ㅎㅎ

    그럼 김유신 장관님도 김 전 장관님 선조님이시겠군요.부럽습니다 ㅎㅎㅎ

    • Favicon of https://dreamnet21.tistory.com BlogIcon 김명곤 2009.12.25 16:43 신고 address edit/delete

      밎습니다. 김유신 장군도 저의 선조시지요.

  5. 가루약 2009.12.22 09:52 address edit/delete reply

    김명곤 선생님과 같은 삼현파일줄은 몰랐네요...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6. Favicon of https://greensol.tistory.com BlogIcon 여행사진가 김기환 2009.12.22 11:06 신고 address edit/delete reply

    장관님...^^
    저도 삼현공파 72대손입니다. 꾸벅...
    앞으로 형님으로 모셔야겠습니다.^^

    • Favicon of https://dreamnet21.tistory.com BlogIcon 김명곤 2009.12.25 16:44 신고 address edit/delete

      그럼 저하고 같은 항렬이시군요.
      반갑습니다.

  7. Favicon of http://blog.daum.net/cola1018 BlogIcon 바람될래 2009.12.22 13:22 address edit/delete reply

    뿌리를 찾아서.. 이런거 참 재미있고 때론 흥미로워요..
    전 전주이씨 효령대군 22대손이랍니다..^^

    • Favicon of https://dreamnet21.tistory.com BlogIcon 김명곤 2009.12.25 16:44 신고 address edit/delete

      아휴,,,훌륭한 집안의 자손이시군요.

  8. Favicon of http://code0jj.tistory.com/ BlogIcon 수수꽃다리(라일락) 2009.12.22 15:43 address edit/delete reply

    유전적분석으로 보았을때 우리의 먼 조상은 동남아쪽으로 부터 이동해왔다 는 인류의 이동을 추정하는 기사를 본 기억이 나네요.

    단일민족이란 의미가 무색해 지는걸까요?

    단일민족에 대한 선생님의 고견 한번 듣고싶네요.^^

    • Favicon of https://dreamnet21.tistory.com BlogIcon 김명곤 2009.12.25 16:46 신고 address edit/delete

      우리나라 씨족들의 족보를 살펴보면
      단일민족에 대한 답이 나올 듯 합니다.
      개인적으로 제 생각은 아주 오래 전부터 우리 민족은
      주변의 여러 민족과 다양한 교섭으로 이루어졌다고 보고 있습니다.

  9. 2009.12.22 16:32 address edit/delete reply

    구지가는 아주 야한 노래죠.

    거북이 머리.. 즉 귀두가 됩니다.

    구워서 먹으리 자체도 성교를 뜻한다고 보면 됩니다.

    고대 가사중엔 이런 은유적인 노래가 많았다고 하네요.

    정읍가 에도 달님이시여 높이 오르시여.. 뭐 이렇게 나오는게 발기를 뜻한다고 하네요. ㅎ

    선인들도 나름 재미있는 분들이 많았던 것 같네요.

    글구 김해 김씨 전설 중에는 허황후가 김수로왕을 무릎에 앉히고 (무릎은 아닙니다만.. 쓰기가 그래서.) 뜨거운 국을 먹다가 흘려서 김수로왕이 국부에 화상을 입었다고 하지요.

    그 담부터 김해 김씨 남자들은 다 거기에 점이 있다고 합니다.
    없어보여도 포경하면서 나오는 경우도 있다고 하네요.

    실제로 사촌 형과 동생들 모두 물어봤는데 있다고 합니다. (없으면 주워 온 자식. ㅎㅎ)

    • Favicon of https://dreamnet21.tistory.com BlogIcon 김명곤 2009.12.25 16:47 신고 address edit/delete

      아주 독특한 해석이시군요.
      김해김씨의 점...
      사실 집안으로 전해 오는 은밀한 이야기인데
      신기하게도 저도 있답니다.ㅎㅎ

  10. 정운현 2009.12.22 19:12 address edit/delete reply

    가야국과 김수로왕 역사공부를 여기서 제대로 햇습니다.
    마치 구연동화를 듣는 듯 술술 잘도 이해가 됩니다.^^
    좋은 글, 늘 잘 보고 있답니다...

    • Favicon of https://dreamnet21.tistory.com BlogIcon 김명곤 2009.12.25 16:47 신고 address edit/delete

      저보자 더 역사에 해박하신 분이...
      감사하고 부끄럽습니다.

  11. Favicon of http://blog.daum.net/pssyyt BlogIcon 무터킨더 2009.12.22 22:29 address edit/delete reply

    정말 그럴수도 있겠네요.
    한민족이 아무리 단일민족이라고 하지만
    뿌리를 헤처나가다 보면
    대부분이 다문화 가족 출생의 조상이 아닐까요?^^

    그런데 김명곤님.
    제가 큰 실수를 했습니다.
    블로거 대상 심사위원장이신줄도 모르고
    방명록에 전혀 엉뚱한 인사를 했네요.
    이제사 알고는 약간 멋쩍어서....ㅎㅎㅎ

    여하튼 수고하셨습니다.
    그리고 감사드립니다.^^

    • Favicon of https://dreamnet21.tistory.com BlogIcon 김명곤 2009.12.25 16:50 신고 address edit/delete

      제가 뒤늦게 답글을 다네요.
      심사위원장인 줄 모르게
      저에게 그런 소식을 알려 주셔서
      얼마나 기쁜지 모르겠습니다.
      늦었지만 개인적으로 축하드립니다.

  12. 고대사는 2009.12.23 00:55 address edit/delete reply

    적은 사료로 많은 걸 추리헤야 하는 어려운 작업이죠.그러나 현재 고대사 연구자들의 대체적인 시각은 허황옥이 인도에서 왔다는 데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주류입니다.

    • Favicon of https://dreamnet21.tistory.com BlogIcon 김명곤 2009.12.25 16:57 신고 address edit/delete

      저도 잘 모르지만 그런 경향인 듯 하더군요.

  13. 바보 2009.12.23 12:41 address edit/delete reply

    고구려이후의 계속되는 난생신화는 화두의 중심이 되는 것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고 해답은 나오지 않을 것입니다. 한국의 난생신화는 일본과 인도와는 다르게 위인의 탄생과 연결이 되어 있습니다. 위인의 탄생과 연결이 되는 난생신화는 동남아시아에 많이 분포되어 있습니다(일부의 학자님들은 한국의 난생신화는 캄차카반도에 근거하고 있다고 합니다.). 최근 영상을 통하여 베트남이나 버마 태국의 시골에서 밥을 먹는 것을 보면 한국의 반찬, 찌게, 국과 같은 것을 놓고 식사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베트남 식당에 가서 밥을 먹어보면, 맛이 한국엄마들이 만들어주는 음식의 맛과 거의 같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옆나라 중국음식보다 동남아시아음식과 비슷한 한국음식을 보면 옛날 이 부근의 나라와 교류가 많았다는 것을 알수도 있습니다. 며칠전 한국인의 유전자분석결과가 나왔는데 한국인이 동남아에서 유래한다고 해서 이견이 분분했는데 완전히 틀린 결과는 아니라고 봅니다. 물론 기마민족의 영향을 받은 유전자와 문화 그리고 신화도 많이 있다는 것도 잊어서는 안되겠지요.

    • Favicon of https://dreamnet21.tistory.com BlogIcon 김명곤 2009.12.25 16:59 신고 address edit/delete

      우리 민족의 기원에 대해서는
      너무도 흥미로운 가설들이 많더군요.
      동남아시아와의 연결 가능성도
      충분히 그럴 수 있을 거라고 봅니다.

  14. 바보 2009.12.23 13:12 address edit/delete reply

    http://cafe.joins.com/cafe/CafeFolderList.asp?cid=parksweb&list_id=597636&folder_no=3&list_page=48
    또 달리 재미 있는 이야기는 신라, 가야와 인도의 타미르와의 교류에 관한 것입니다.
    김수로왕과 허황옥 공주가 같은 문화권의 영향을 받았다면 나라가 달랐다고 하더라도 회화는 되었다고 봅니다. 자세한 이야기는 위의 링크를 참조바랍니다.
    구라같은 이야기를 링크시켜서 대단히 죄송합니다만, 실제로 큐슈지방이서 출토된 항아리와 인도남부에서 출토된 항아리가 같은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즉 2000년전에는 인도와 큐슈-경상도지방사이에 교류가 빈번했던 것은 사실인 것 같습니다.
    또 다른 사실로 한국에는 없고 일본에서 조미료로 주로 사용하는 가쯔오부시를 스리랑카에서도 같은 방법으로 제조하여 조미료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가쯔오부시는 일본과 스리랑카에서만 사용되오던 조미료인 셈입니다. 이렇게 먼 두나라사이에 교류가 없었다면 공통된 조미료는 없겠지요.

    기록에 의하면 조선중기까지 성을 지니고 있었던 사람은 15%정도였다고 합니다. 그래서 제가 김해김씨의 석성공파라고 하더라도 우리조상이 정말로 김해김씨였는지에 대해서는 예라고 답을 내지는 못합니다. 그래도 거시기에 점이 있는 것을 보아 김해김씨는 맞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밀양박씨의 거시기에도 점이 있던데...ㅎㅎㅎ

    • Favicon of https://dreamnet21.tistory.com BlogIcon 김명곤 2009.12.25 17:02 신고 address edit/delete

      ㅎㅎ 정말 새롭고 흥미로운 여러 사실들을 알려 주셨군요.
      인도와 일본과 신라 가야...
      앞으로 흥미로운 공부 거리가 되겠군요.
      전 작품의 소재를 찾기 위해 이런 소재들을 좋아한답니다.
      밀양박씨의 점도 처음 알았습니다.ㅎㅎ

  15. Favicon of https://anotherthinking.tistory.com BlogIcon 열심히 달리기 2009.12.23 13:24 신고 address edit/delete reply

    김수로왕에 대해서는 얼핏이라도 들어본 것 같은데, 허왕후에 대한 것은 오늘 처음 듣습니다.
    이렇게역사에 허술함이 있는데, 수정되는 교육과정에서 역사를 선택과목으로 둔다는 것은 바로, 우리 역사를 저버리겠다는 뜻으로 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역사를 잃어버린다함은 뿌리를 잃어버리는 것과 진배없을 텐데 말이죠.
    참, 우리나라 교육은 '백년지대계'라고 노래는 잘 부르면서, 하는 행동을 보면, 이건 완전 '뒤로 돌아' 수준입니다.

    • Favicon of https://dreamnet21.tistory.com BlogIcon 김명곤 2009.12.25 17:03 신고 address edit/delete

      우리의 역사가 점점 학교교육에서
      쇠외되는 듯 해 아쉽습니다.

  16. ann 2010.04.24 19:04 address edit/delete reply

    안녕하세요...재밌는 이야기 잘 봤습니다..

    저는 안씨성을 가지고 있는데..우리집안은 왕족은 아니지만..

    도산 안창호 선생과 의사 안중근선생님과 같이 청렴하고 훌륭한 인재들이 많았답니다..^^;;;

    • Favicon of https://dreamnet21.tistory.com BlogIcon 김명곤 2010.04.27 07:20 신고 address edit/delete

      저마다 자기 집안의 이야기는
      소중한 것이지요.
      안씨에도 훌륭한 분들 많군요.

  17. Favicon of http://www.funnygames.co.uk/power-rangers-games.html BlogIcon power rangers 2011.07.19 19:08 address edit/delete reply

    가야국과 김수로왕 역사공부를 여기서 제대로 햇습니다.
    마치 구연동화를 듣는 듯 술술 잘도 이해가 됩니다.^^

  18. BlogIcon 깡이 2015.02.16 19:51 address edit/delete reply

    저희 어머니도 김수로왕님위 조상님




지난 7월 10일 저녁 9시 경, 술에 취한 박모(31세)씨는 버스를 타고 가던 중 옆에 서 있는 검은 얼굴의 외국인을 보자 기분이 나빠졌습니다.

그는 "아랍사람들은 더럽다", "냄새난다" 등의 말을 했습니다. 그 말을 들은 외국인이 박씨를 고소했고, 이 사건을 심리한 인천지법 부천지원 형사 2부는 박씨에게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습니다.


당시 상황을 고려해 볼 때, 피고인이 특정 종교나 국적의 외국인을 혐오하는듯한 발언을 해 피해자에게 모욕감을 느끼게 한 점이 인정된다.

박씨가 '형법 상 모욕죄'를 범했다는 판결의 요지입니다. 국내 사법 사상 외국인이 모욕적인 말을 들었다고 기소를 한 것도 처음이고, 유죄판결을 내린 것도 처음있는 일입니다. 

보노짓 후세인씨. 출처 : http:// kr.news.yahoo.com/service/news/shellview.htm?...

소송을 한 보노짓 후세인(28세)씨는 그냥 지나칠 수도 있는 일을 왜 번거롭게 법원까지 가지고 갔을까요? 기사에 따르면 아랍이 아닌 인도에서 온 그는 한국에 체류하는 동안 그 비슷한 일을 수도 없이 겪었다고 합니다.

지하철에선 대부분의 사람들이 곁에 앉기 꺼려했고, 버스에서 깜빡 졸아 종점까지 갔을 때 버스기사가 발로 차서 그를 깨운 적도 있었다고 합니다. 그는 갈수록 심해지는 한국사회의 인종차별적 풍토에 경종을 울리기 위해 법의 문을 두드렸다고 합니다.

그는 성공회대학교의 연구교수입니다. 인도 뉴델리의 델리 대학에서 현대사를 전공한 그는 인도에서는 성공한 엘리트이며, 국내에서는 어엿한 교수입니다. 그런데도 외모만으로 편견을 가지고 대하는 우리 사회의 풍조에 억울한 일을 수도 없이 당한 겁니다. 

이 판결이 전례가 되어 앞으로는 외국인에게 모욕적인 말을 하면 유죄판결을 받게 될 공산이 큽니다. 이번은 벌금형이었지만, 사안에 따라서는 구속을 당할 수도 있는 범죄행위가 된 겁니다.

외국인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이중적 태도는 정말 눈 뜨고 못 볼 지경입니다. 유럽이나 미국이나 캐나다에서 온 백인들에게 그런 모욕적인 언행을 한 사례는 거의 없을 겁니다. 오히려 지나친 친절로 눈쌀을 찌푸리게 하는 경우는 많이 봤습니다.

실제로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낸 자료에 따르면 한국인들의 친절도에 대해 서구인들은 70% 이상이 친절하다고 답한 반면, 아시아인들은 40% 대에 불과했다고 합니다. 

왜 이런 현상이 나올까요?

저는 외국인에 대한 '인종차별'보다도, 그보다 더한 '외모차별'에서 나온 현상이라고 봅니다. 

하얀 피부와 검은 피부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인식은 너무도 극심한 편견과 차별에 가득 차 있습니다. 노르스름한 피부의 황인종인 우리는 피부가 새하얗고 늘씬하게 쭉쭉 뻗은 백인들의 외모를 선망하며 자랍니다. 

모든 남자와 여자의 아름다움에 대한 기준은 서구식 미남미녀의 기준으로 바뀌었습니다. 그러다보니 '키 작은 남자는 루저'라는 말이 방송 츨연자 입에서 서슴없이 나올만큼 광법위하게 '외모지상주의'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물론 키가 크고, 아름답고, 몸매가 쭉 빠진 사람을 선호하고 그런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야 인간의 본성이니 자연스러운 일이라 하겠습니다.

문제는 그렇게 타고 나지 못한 사람들에 대한 사회적 차별입니다. 그렇지 않아도 외모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에게 모욕적인 언행을 하거나 부당한 차별을 하고도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는 사회 풍조에 문제의 심각성이 있는 것입니다.

그 현상을 단적으로 나타내는 게 개그프로그램들입니다. 

웃음을 위해 외모를 활용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그 정도는 위험 수위까지 도달했다고 보여집니다. 뚱뚱한 여자, 마른 남자, 키 작은 남자, 여성스러운 남자들이 조롱과 비웃음의 소재로 너무도 흔하게 사용됩니다.

출처 : http://www.sportsseoul.com/news2/entertain/broad/200...

KBS 2TV <개그콘서트>'그냥 내비둬'에서는 뚱뚱한 여성과 근육질 남성이 데이트하는 장면을 보던 두 남자가 뚱뚱한 여자를 향해 "얼굴에 악성 코드가 걸렸어", "침 뱉고 싶겠지".... 와 같은 말을 합니다.

'달인'에서는 개그맨과 진행자 사이에 "네 다리는 족발", "네가 먹는 건 돼지 사료" 같은 식의 농담을 대수롭지 않게 주고 받습니다. '봉숭아학당'에선 유난히 마른 몸매를 지닌 개그맨을 자주 시체나 해골, 난민에 비유합니다.

지난 9월에 종영한 MBC TV의 <개그야> 역시 외모 비하로 끊임없이 억지웃음을 유발하다 외면당했습니다. SBS TV의 <웃찾사>에서는 지난 8월에 "못생긴 여자는 없애야 한다"는 대사를 방송해서 문제가 된 적도 있습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측은 "지난 3~4월 지상파 방송 3사 코미디 프로그램을 분석한 결과, 외모 비하가 지나쳐 '의견 제시' 형식으로 행정 지도를 했지만 크게 달라지지 않고 있다"며 "방송에서 성형수술을 해야만 여자가 예뻐질 수 있다는 식으로 외모지상주의를 부추기는 건 큰 문제"라고 밝혔습니다.

방송에서는 비하 받는 당사자가 모욕감을 느끼지 않고 오히려 그런 연기를 통해 돈을 벌고 인기를 얻으니 당사자끼리는 문제될 게 없습니다. 문제는 그런 말이나 표현이 공중파를 타고 끊임없이 시청자의 안방에 파고 들기 때문에, 시청자들 또한 그런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사용하게 된다는 데 있는 것입니다. 

그 결과 외모에 대해 번지는 우리 사회의 차별과 편견은 '큰 문제'가 아니라 '매우 심각한 문제' 수준까지 이르게 된 것입니다.

이런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피해자는 자신의 외모에 대한 모욕과 차별에 대한 분노를 참아야만 합니다.

이걸 '그냥 내비둬'야 할까요?

만약 어떤 사람이 자신의 외모에 대한 모욕적인 말을 듣고 상대방을 고소하면 어떤 판결이 나올까요?

당시 상황을 고려해 볼 때, 피고인이 특정 신체나 외모의 소유자를 혐오하는듯한 발언을 해 피해자에게 모욕감을 느끼게 한 점이 인정된다.

이런 판결문으로 벌금형이나 구속형이 언도될 때가 올까요?
TRACKBACK 2 AND COMMENT 56
  1. 이전 댓글 더보기
  2. Favicon of https://greensol.tistory.com BlogIcon 여행사진가 김기환 2009.12.02 09:09 신고 address edit/delete reply

    희안하게 백인들을 보면 갖은 아양을 다 떨면서도..
    흑인이나 유색인종들을 보면 차별시 하는 우리의 풍토...
    우리의 경우는 인종차별보다는 외모차별에서 오는 현상이라는데 저 역시 동조합니다.
    아마도 그것을 부추기는 것은 미디어의 몫이고요...ㅠㅠ
    아쉽네요.

    • Favicon of https://dreamnet21.tistory.com BlogIcon 김명곤 2009.12.03 00:03 신고 address edit/delete

      백인에 약한 우리 사회....
      정말 슬퍼지는 군요.

  3. Favicon of http://blog.daum.net/pssyyt BlogIcon 무터킨더 2009.12.02 09:14 address edit/delete reply

    선생님,
    본문의 글자 크기가 너무 작아요.
    잘 보이지 않을 정도인데.....

    한국에서 그런 생각하는 사람들.
    외국에 나와보면 그 설움이 무엇인지 알 수 있습니다.
    독일같은 경우는 시민의식이 많이 성숙되었다고 하지만
    세상물정 모르는 노인들이나 아이들에게서 인종차별하는 말을 듣기도 합니다.

    저 같은 경우도 절대 그냥 지나치지 않습니다.
    그런데 독일 사람들은 정식으로 따지고 들면 바로 쑥들어갑니다.
    오히려 내가 더 당당하게 큰소리치지요. ^^

    • Favicon of https://dreamnet21.tistory.com BlogIcon 김명곤 2009.12.03 00:05 신고 address edit/delete

      독일 사회도 그런 차별이 있군요.
      용감하게 따지시는 님께 응원보냅니다.
      글자가 잘 안보이신다니 다음엔 한 포인트 키울께요.

    • ..... 2009.12.03 02:49 address edit/delete

      전 글씨 크기가 딱 좋은데...ㅜㅜ

  4. Favicon of http://yureka01.tistory.com BlogIcon yureka01 2009.12.02 09:24 address edit/delete reply

    외모의 차이를 차별로 두는 것으 차이를 인정하려는 배려심이 없는 거라 봅니다.
    외국인이 서양외국인이라고만 여기는 풍조는 빨리 없어졋으면 합니다.
    저도 공단이 가까이 있어서 외국인이 아주 많습니다.
    목욕탕에 가도 핼스클럽에가도 있거든요.
    그런데 그들에게 먼저 다가가서 손내밀면 그렇게 반가워 하더군요..
    핼스클럽에 오던 그 분..저랑 같이 친구하거든요 ..

    • Favicon of https://dreamnet21.tistory.com BlogIcon 김명곤 2009.12.03 07:39 신고 address edit/delete

      백인이든 흑인이든 아랍인이든 마음을 나누고
      친구가 된다면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가요.

  5. Favicon of https://yesbe.tistory.com BlogIcon 예스비™ 2009.12.02 09:25 신고 address edit/delete reply

    지금도 가능하다고 보는데요.
    대부분이 심각성을 못느끼고 있다는 것이죠.
    오늘도 행복하고 기쁜 일들만 가득하세요.

    • Favicon of https://dreamnet21.tistory.com BlogIcon 김명곤 2009.12.03 07:39 신고 address edit/delete

      맞아요. 너무 일상화되어서 둔감해졌지요.

  6. Favicon of https://culturemon.tistory.com BlogIcon .몬스터 2009.12.02 09:41 신고 address edit/delete reply

    법적인 장치들도 중요하지만 사람들의 인식을 바꿔내는게 정말 어려운 것 같습니다.
    왜 같이 살아가는 똑같은 '인간'이라는 생각을 못할까요? --;;

    • Favicon of https://dreamnet21.tistory.com BlogIcon 김명곤 2009.12.03 07:40 신고 address edit/delete

      법을 고치는 것보다
      인식이나 선입견을 고치기가 몇 배 더 힘든 것 같습니다.

  7. Favicon of http://blog.daum.net/moga2641 BlogIcon 모과 2009.12.02 11:15 address edit/delete reply

    한국에 와 잇는 외국인들은 한국말을 대부분 잘합니다.
    외국인이든지 국내인이든지 모두 예의는 갖추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생긴걸 가지고 비하하는 것이 제일 야비하다고 생각합니다.
    전국 대학교에 외국 우학생들이 많이 유학와 있습니다.
    그들이 돌아 가서 우리 나라를 좋게 말 할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 Favicon of https://dreamnet21.tistory.com BlogIcon 김명곤 2009.12.03 07:41 신고 address edit/delete

      외국유학생 중에도 흑인이나 동남아시아인들이 많을 텐데
      이들이 상처 받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네요.

  8. Favicon of http://blog.daum.net/cola1018 BlogIcon 바람될래 2009.12.02 11:32 address edit/delete reply

    미국사람들이 흑인들을 비화하는 내용이나 인종차별하는 걸 볼때면 항상
    욕을하거나 흉을 봤떤 우리들..
    하지만 지금 우리들도 그렇게 인종차별내지는 못사는 나라를 거지(?) 취급을 해대고있으니
    언제부터 우리나라가 잘살았다고..ㅡㅡ
    백의민족 동방예의지국인 우리나라가 왜 이모양으로 쳐 달리고 있는지
    안타깝고 속상하고 그렇습니다..

    • Favicon of https://dreamnet21.tistory.com BlogIcon 김명곤 2009.12.03 07:43 신고 address edit/delete

      외국인에게 당했던 차별과 서러움을
      가난하고 약한 외국인에게 앙갚음하는 걸까요?

  9. Favicon of https://neodol.tistory.com BlogIcon 너돌양 2009.12.02 11:44 신고 address edit/delete reply

    좋은 지적이십니다.

    외모가 다가 아닌데 말이죠.

    외모지상주의는 언론에서 조장하는게 아닐까싶네요ㅠㅠ

    • Favicon of https://dreamnet21.tistory.com BlogIcon 김명곤 2009.12.03 07:43 신고 address edit/delete

      언론, 방송, 인터넷...
      곳곳에서 외모지상주의를 부추기고 있군요.

  10. Favicon of http://blog.naver.com/momentor BlogIcon 엄마멘토 2009.12.02 12:11 address edit/delete reply

    참 고마운 교수님입니다.
    법의 잣대로 강제력을 가하는 것이 정답은 아니지만 언젠가 우리나라 사람들이 호되게 당해야 정신을 차릴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어요. 귀찮은 일 몸소 해주셔서 제가 다 감사하네요.

    • Favicon of https://dreamnet21.tistory.com BlogIcon 김명곤 2009.12.03 07:44 신고 address edit/delete

      전 그 준을 고맙다고까지는 생각 못했는데
      엄마멘토님의 글을 보니 정말 고마운 분이군요.

  11. Favicon of https://lovetree0602.tistory.com BlogIcon 초록누리 2009.12.02 12:20 신고 address edit/delete reply

    왜곡된 미의 기준과 외모지상주의, 인종차별이 모두 섞인 문제네요.
    잘못된 사회의 시선이 차츰 바뀌어나갈 수 있으면 합니다.

    • Favicon of https://dreamnet21.tistory.com BlogIcon 김명곤 2009.12.03 07:45 신고 address edit/delete

      맞아요. 그 모든 것이 한데 섞여 있는
      복잡한 문제입니다.

  12. 이건뭐 2009.12.02 12:29 address edit/delete reply

    당연히 상대방이 싫은거면 싫은거지 나만 좋은면 전부가아니잖슴메

    • Favicon of https://dreamnet21.tistory.com BlogIcon 김명곤 2009.12.03 07:46 신고 address edit/delete

      개인적으로 누굴 좋아하고 안하고는 전혀 문제될 게 없지요.

  13. Favicon of http://blog.daum.net/gnathia BlogIcon 달려라꼴찌 2009.12.02 12:51 address edit/delete reply

    범죄라고 생각하는 1인입니다.
    생각만으로는 범죄가 아니지만,
    입밖으로 나오는 행동을 보인다면 당연히 범쥐겠죠..
    언어폭력도 폭력이니까요..

    • Favicon of https://dreamnet21.tistory.com BlogIcon 김명곤 2009.12.03 07:47 신고 address edit/delete

      상대방에 대한 혐오감을 느끼는 건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그걸 상대방이 모욕감을 느끼도록 표현하는 것은
      범죄라는 인식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14. 새끼늑대 2009.12.02 13:06 address edit/delete reply

    머리로는 동의하나, 현실적으론........

    현실세계에서 명백히 차별이 존재하는데 방송만 틀어막는다고 문제가 해결되겠습니까? 근본 원인은 제거 안하고 증상만을 없애는 것이지요. 비유컨데 수도꼭지는 걍 틀어 놓은채 걸레질만 죽어라 열심히 한다고 물기가 다 없어지진 않겠지요.

    좀 다른 시각이지만 외국인 근로자들 문제의 근본은 한국내 일자리 감소에 따른 내외국인 경쟁 역시 한몫하지 않나 생각됩니다.

    한국내 외국인에 의한 일자리 잠식은 나아가 조세선진, 복지국가를 건설하는데도 장애가 될 것입니다.

    • ..... 2009.12.03 02:51 address edit/delete

      동감...
      저임금 노동 시장을 교란하고 있는 불체자들은 정말 문제가 많습니다.
      선진국처럼 3d업종의 소득수준이 높아져야 과도한 교육열도 사라질텐데 말이죠.

    • Favicon of https://dreamnet21.tistory.com BlogIcon 김명곤 2009.12.03 07:49 신고 address edit/delete

      현실적으로나 개인적으로 차별하는 건 어쩔 수 없지요.
      그러나 그것이 공개되었을 때는 문제가 달라집니다.

  15. 이화경 2009.12.02 14:38 address edit/delete reply

    썰렁한 답변입니다만,

    질문에 대해 답변드리자면 외모비하는 범죄입니다. 형법상 모욕죄로 처벌되죠.

    다만, 피해자가 특정되어야 하므로 개그프로에서 외모비하 개그는 범죄가 성립할 수 없습니다. 이건 특별히 법제화 하지 않는 이상 방송,미디어 윤리 문제일 뿐입니다.

    • Favicon of https://dreamnet21.tistory.com BlogIcon 김명곤 2009.12.03 07:50 신고 address edit/delete

      개그프로는 윤리의 문제라는 점 공감합니다.
      방송윤리가 너무 관대해 진 걸까요?

  16. Favicon of https://www.likewind.net BlogIcon 바람처럼~ 2009.12.02 22:55 신고 address edit/delete reply

    그냥 우리끼리 외모비하정도면 모르겠는데 저런 경우라면 심각한 인식의 문제라고 생각해요
    아무래도 우리나라는 백인들은 와~ 외국인이다 이러는데...
    그 외 흑인이나 동남아쪽은 무시하는 경향이 무척 심하거든요
    반대로 우리가 서양쪽에 가서 무시당하면 울분을 하는건 생각을 못하고요

    • Favicon of https://dreamnet21.tistory.com BlogIcon 김명곤 2009.12.03 07:50 신고 address edit/delete

      우리가 무시 당하는 건 못 참으면서
      남은 왜 그리 쉽게 무시하는지....

  17. 글쎄요. 2009.12.03 01:38 address edit/delete reply

    이렇게 열심히 글을 써놓으셔도 결국은 글쓰신분들도 이쁜 사람이 더 좋은건 어쩔수 없지 않을까요.
    외모지상주의 외모지상주의를 외치지만..
    음식도 보기좋은게 맛도 좋아보이는것처럼..
    어느정도는 정말 어쩔수 없는 인간본능같아요.
    동물도 멋지고 힘이 센 녀석을 휠씬 좋아하잖아요.
    씁쓸하지만요.
    저도 외모지상주의 안좋아~라고 생각하고 있으면서 티비를 보면 이쁜 사람이 더 좋더라구요.
    길을 가다가도 이쁜 외모는 한번쯤 더 쳐다보게 되고요.
    이쁜 사람한테 더 친절하게 되고요.
    차라리 모든 사람이 눈이 멀었다면 좋았을텐데 라는 생각도 들어요.

    • Favicon of https://dreamnet21.tistory.com BlogIcon 김명곤 2009.12.03 07:53 신고 address edit/delete

      저도 예쁘고 날씬한 여성을 보면 호감이 가는 건 사실이지요. 그렇다고 예쁘지 않은 여성에게 모욕적인 말을 하지는 않습니다. 그런 말을 함부로 해서 그 여성에게 깊은 상처를 준다면 그것도 일종의 범죄라는 생각 때문이지요.

  18. 싱그러운햇살나무 2009.12.18 22:30 address edit/delete reply

    정말이지 우리나라 사회적인 풍도의 심각한 외모지상주의의 폐해는 실로 경탄을 금할길이 없는것 같아요 물론 안그러는 정의로운 분들도 많으시나 외모로 득과 실을 얻게하는건 씁쓸하지 않을 수가 없네요 이쁘면 무조건 용서된다는 말을 비롯하여 외모로 등급을 구사하는 명체들 뭐 여신 엘프(요정) 평민 시민 하녀 오크등등 기준아닌 기준을 매겨서 엘프급은 여왕대접이고 서양적 미의 기준에 한참(?)모자라면 무시내지는 멸시이구요 일례로 카리스마와 책력가의 절대지존이라 할 수 있는 "미실세주는 절대 권력을 누릴 수 있었으며 전래설화 "박씨전"에서 여주인공 박씨부인인가는 주술에 걸려 추녀로 사대부 도령과 혼인하여 온갖 설움아닌 설움을 당하다가 3년째에 걸린 주술같은거에서 풀려 원래 모습인 절세미인으로 탈바꿈되자 180도 바뀐 대우를 받으며 살았자나요 에휴~

    • Favicon of https://dreamnet21.tistory.com BlogIcon 김명곤 2009.12.20 22:13 신고 address edit/delete

      외모지상주의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외모 비하이며 그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외모차별이지요.

  19. 흐음 2009.12.23 17:25 address edit/delete reply

    저도 개콘 즐겨봤었지만... 외모비하, 폭력적인 부분들은 어쩔 수 없는 것 같아요
    너무 많아요 ㅠㅠㅠ 몇 대 맞고 웃는 것도.. 저걸 웃어야 하나 이런 경우도 꽤 있었어요
    요새 미디어에서는 저런 것들이 너무 쉽고 또 개그맨들은 드라마나 연극에서는 욕도 되는데
    우리는 왜 욕도 못하고 뭐도 못하고 왜 이렇게 어렵게 웃겨야 하냐고 하소연하고
    에휴 뭐가 답일까요

    • Favicon of https://dreamnet21.tistory.com BlogIcon 김명곤 2009.12.25 16:35 신고 address edit/delete

      소재 빈곤에 시달리다보니
      외모 올가미에 빠진 듯 하네요.

  20. 지나가다 2009.12.23 19:59 address edit/delete reply

    현재 외국에 살고 있는 사람입니다. 이곳은 참 다양한 인종의 사람들이 사는 곳입니다. 한가지 느낀점은 피부가 검은 인종의 사람들은 으례 하얀 피부를 좋아하고 부러워하더군요. 미의 기준이 그렇다면 어쩔수 없는 일이지만... 그렇다고해서 피부 색깔로 상대방을 무시하거나 하지않고 그 모습 그대로 존중해주는 것이 참 보기 좋더라구요. 여기서도 일부 한국인들은 피부가 검은 사람들을 무시하곤 합니다. 무슨 우리가 대단한 선진국에서 온 것처럼 굴지요... 백인들 만나면 제대로 말도 못하면서 바로 굽히면서 말이죠... 몇몇의 백인우월주위 사상을 가진 백인들을 보면서 참 재수가 없다고 느꼈는데 별로 다를바 없는 한국인들을 보며 씁쓸하더라구요. 그리고 덧붙이자면 가끔 현지인들을 만나면 일본인으로 오해를 많이 받는데 한국인들 보다는 일본인들이 더 환영을 받긴 하더군요... 일본인들은 참 좋은 인상들을 가지고 있던데... 아무리 이중적이다 어쩌다해도 그들의 친절함(?)은 참 유명하고 효과적인듯 합니다.

    • Favicon of https://dreamnet21.tistory.com BlogIcon 김명곤 2009.12.25 16:37 신고 address edit/delete

      외모에 따른 차별이 어디에나 있지만
      지나친 차별과 비하는 제조적으로 금지해야 될 것 같군요.

  21. 냠냠 2009.12.24 00:58 address edit/delete reply

    외모지상주의 국가니까요. '살색'이 없어진지는 몇년 되는 듯하지만, 인식은 아직 없어지지 않았죠.

    같은 피부색의 사람들조차 외모로 줄을 세우는 마당이니 피부색 다른 사람까지 보듬는 것은 쉽지 않을 듯 보입니다.

    • Favicon of https://dreamnet21.tistory.com BlogIcon 김명곤 2009.12.25 16:37 신고 address edit/delete

      피부색에 대한 우리의 차별의식은
      너무 심한 듯 합니다.





어느 예술인 모임에서 지각하는 사람 때문에 시작이 지체되자 여기저기서 불평이 나오게 되었습니다. 그러자 한 원로 예술인이 얼마 전에 인도를 갔다 왔다며 여행담을 시작했습니다.

인도에서는 버스가 삼십 분이나 한 시간쯤 연착하는 건 보통인데, 누구도 불평하지 않고 조용히 기다렸다가 타더랍니다.

이상해서 한 노인에게 왜 불평 한 마디 없이 기다리느냐고 물어보았더니, 버스가 늦게 오는 건 오천 년 전부터 예정된 일인데 왜 불평하느냐고 반문하더라는 것이었습니다.

또 인도의 거리는 사람과 차와 소가 한데 뒤엉켜 말할 수 없이 혼잡스러운데도 교통사고율은 세계에서 가장 낮다는 등 인도인들의 재미있는 생활 모습을 생생하게 듣는 동안 참석자가 모두 모이게 되자, 이것도 오천 년 전에 예정된 늦은 시작이라고 농담을 하며 즐겁게 모임을 가졌습니다.

그런데 저는 농담처럼 던져진 그 이야기에 내심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인도 노인의 인생관과, 우리 인생관의 간극이 너무도 엄청나게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외국인들이 한국 사람을 기억하는 단어 중의 하나가 ‘빨리 빨리’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우리는 숨차게 살고 있습니다. 노래도 빠른 노래, 춤도 빠른 춤, 컴퓨터도 빠른 신종, 자동차도 빠른 새차로 빨리 빨리 바꿔치기하며 살고 있습니다. 느긋하고 소박한 심성은 답답하고 무능한 것으로 간주됩니다.

제 주변 대부분의 사람들은 치열한 승부욕으로 무장한 채 미래를 향해 돌진하며 살아갑니다. 현재의 제 삶 역시 끊임없는 변화와 도전과 발전을 추구하며, 경쟁과 속도와 정보의 홍수와 교통지옥 속에서 하루하루를 보냅니다.



이러한 제게 인도 노인의 한마디는 선승이 던져 준 화두처럼 제 머리를 오랫동안 맴돌고 있습니다. 우리가 사람답게 살기 위해서는 때때로 달리기를 멈추고 숨고르기를 해야 되는 것 아닐까요?



그리고 한 개인의 삶에 있어서도 휴식 공간이 필요하듯 한 국가나 도시 안에도 숨 쉴 공간은 반드시 필요한 것 아닐까요?

프랑스의 철학자 피에르 쌍소는 『느리게 산다는 것의 의미』라는 수필집의 ‘뒤늦은 도시계획을 위하여’라는 글에서 이렇게 제안합니다.


“내가 제안하고 싶은 것은 오직 하나, 사람들이 마음대로 머물 수 있고, 때로는 시름에 잠겨서 발길 닿는 대로 산책도 할 수 있는 자연스러운 공간을 보존하거나 혹은 회복시키자 것이다.”


이런 얘기는 현재 우리나라의 4대강 사업이나 대규모 국토 개발을 이끌어가고 있는 개발론자들에게는 시대에 뒤떨어진 한가한 소리라고 웃음거리가 되기 십상입니다.

그러나 제가 가 봤던 파리나 베를린이나 베니스가 곳곳에 있는 오래된 유적과 성과 광장과 공원과 극장의 아름다움으로 엄청난 관광 수입을 올리는 것을 보면, 그런 나라들의 도시 개발 담당자들은 현명한 철학자의 말을 비웃지는 않았던 모양입니다.



저는 우리 사회가 생존의 전쟁터가 아닌 영혼의 휴식이 가능한 곳, 돈과 권력이 판치는 곳이 아닌 예술과 삶의 지혜가 넘치는 곳, 욕망과 탐욕이 들끓는 곳이 아닌 인정과 소박함이 넘치는 곳이었으면 하는 꿈을 오랫동안 간절하게 품어왔습니다.

그러나 그러한 꿈을 위해서 오늘도 숨가쁘게 뛰어다녀야 하니, 느리게 산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소망인가 봅니다.


여기 섬진강 시인 김용택님 멋진 육성이 있군요.

가끔은 멈추어야 한다고. 요즘 얼마나 빠른 세상이야. 정말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고 달려가고 있지. 정신이 없어. 그럴 때 가끔 멈추어서 뒤돌아보는 시간이 필요하지. '성찰'하는 거 말이야. 그래서 뭔가 잘못된 것이 있으면 고치고, 새롭게 또 가는거야. 뒤도 돌아보지 않고 달리기만 하는 삶은 재미없어. 삶의 재미는 그런 게 아니니까. 삶은 고속도로가 아니야. 저기 보이는 섬진강 물줄기처럼 휘어지기도 하고, 깊기도 하고, 얕기도 하고, 잠깐 멈추기도 하는 거야.


 




TRACKBACK 0 AND COMMENT 41
  1. Favicon of http://linalukas.tistory.com BlogIcon linalukas 2009.06.24 06:44 신고 address edit/delete reply

    '느리게 산다는 것'은 곧 퇴보하는 자로 낙인을 찍어버리는 사회가 문제겠지요.
    여유를 가지고 산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사회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꿈을 위해서 오늘도 숨가쁘게 뛰어 다녀야 하니..' 정말 공감하는 글귀네요.

    '그래도!!' 노력은 해봐야겠지요. 마음속에 여유를 가지고 '느림의 미학'을 챙기는 것을요...글 감사히 잘 읽고 갑니다.

    활짝 웃는 행복한 하루되세요^^*

    • Favicon of https://dreamnet21.tistory.com BlogIcon 김명곤 2009.06.25 05:51 신고 address edit/delete

      가끔 뒤돌아보고 숨고르기를 하는 것은 더 오래 달리기 위한 에너지의 충전이기도 할 겁니다. 기쁜 하루되세요.~~

  2. Favicon of https://semiye.com BlogIcon 세미예 2009.06.24 06:56 신고 address edit/delete reply

    좋은 글이군요. 느림의 미학인가요. 현대인들이 한번쯤 새겨들어야 할 대목이군요.
    잘보고 갑니다.

    • Favicon of https://dreamnet21.tistory.com BlogIcon 김명곤 2009.06.25 05:52 신고 address edit/delete

      숨가쁜 현대의 생활에서 가끔씩 쉼표를 찍는 것도 삶의 지혜 아닐까요?

  3. Favicon of https://fmpenter.com BlogIcon 바람나그네 2009.06.24 06:57 신고 address edit/delete reply

    너무도 빠른 세상을 살고 있는 한국 같습니다.
    이 문화는 어떨 때 도움은 되지만 대부분이 참 각박하게
    느껴지기도 하네요..
    숨가쁜 세상에 보조를 맞추고 살아가다 보니 가끔은 이것
    자체에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많아요..
    그 빨리빨리란 말로 사람을 평가하는 것도 정말 싫구요..
    이런저런 생각이 많이 드네요 ㅎ
    선배님~ 행복한 하루되세요 ^^

    • Favicon of https://dreamnet21.tistory.com BlogIcon 김명곤 2009.06.25 05:54 신고 address edit/delete

      경쟁으로 인한 엄청난 스트레스를 풀어내기 위해서도 자신을 이완시키고 휴식시키는 시간이 필요하겠지요. 즐거운 하루 되세요.^^

  4. Favicon of http://blog.daum.net/mylovemay/?_top_blogtop=go2myblog BlogIcon 실비단안개 2009.06.24 07:03 address edit/delete reply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Favicon of https://dreamnet21.tistory.com BlogIcon 김명곤 2009.06.25 05:54 신고 address edit/delete

      감사합니다. 잠깐의 휴식이 되었는지 모르겠네요.

  5. 2009.06.24 09:21 address edit/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6. Favicon of http://blog.daum.net/sunup-ok BlogIcon O.M.S 2009.06.24 10:14 address edit/delete reply

    엘리베이터만 타도 그 2~3초를 못기다리고 꼭 닫힘 버튼을 눌러버립니다.
    그러면서 늘 생각합니다. 나는 이 짧은 시간도 기다릴수 없나.....
    문제는 그 순간을 의식하면서도 결국은 '빨리빨리'속으로 용해되어버린다는 점입니다.
    느리게 사는것은 정말 힘이 든 일입니다....ㅠ
    하지만, 힘든만큼 해결해냈을때의 보람도 더 값진것이겠지요?!
    여백, 여유만큼 넉넉하고 풍요로운것을 알지 못하는데
    덕분에 이 아침 다시한번 깨닫고 숨고르기를 하고 갑니다.
    적어도 오늘만큼은 천천히 주위도 둘러보고 살펴보고 의식적으로 느껴보아야겠습니다.

    • Favicon of https://dreamnet21.tistory.com BlogIcon 김명곤 2009.06.25 05:56 신고 address edit/delete

      하루에 한 번, 한달에 며칠이라도 숨고르기를 해보면 훨씬 건강해지고 활력이 넘치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거예요. 행복한 하루되세요.^^

  7. Favicon of http://www.yangkun.pe.kr BlogIcon 건이아빠 2009.06.24 10:24 address edit/delete reply

    다들 뛰는데 혼자 걷기 민망한것도 있고.
    아이들 손잡고 뛰는것만큼은 하고 싶지 않은데,
    다른 부모들은 애들을 업고 뛰고 ...
    그저 ... "숨 한번 고를" 여유나 가끔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포스트는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

    • Favicon of https://dreamnet21.tistory.com BlogIcon 김명곤 2009.06.25 05:58 신고 address edit/delete

      숨고르고 쉬다 보면 뒤쳐지는 느낌 때문에 더 불편해지기도 할 겁니다. 그럴 때는 쉬었다가 재충전한 에너지로 더 열심히 뛰는 것도 한 방법이겠지요.

  8. Favicon of http://momentor.pe.kr BlogIcon 엄마멘토 2009.06.24 11:05 address edit/delete reply

    아아...정말 제가 바라는 세상입니다. '생존의 전쟁터가 아닌 영혼의 휴식이 가능한 곳, 돈과 권력이 판치는 곳이 아닌 예술과 삶의 지혜가 넘치는 곳, 욕망과 탐욕이 들끓는 곳이 아닌 인정과 소박함이 넘치는 곳'
    결혼하고 육아를 하게 되면서...처음으로 인생의 '휴식'이라는 것을 맛보고 있어요. 남들은 애 키우는 게 힘들고 바쁘다고 얘기하지만, 제가 그동안 밟아온 삶의 모습에 비하면, 참으로 느리고 여유롭습니다. 이런 여유로움이 저의 정신을 더 살찌운다는 것도 실감하고 있고요.
    유럽에 여행갔을 때, 오래 된 유적들을 소중히 보존하는 모습이 많이 부러웠습니다. 결국 그렇게 남긴 것은 후대에 귀한 자원이 될 터인데....우리 나라를 움직이는 우두머리들은 좀체 그런 생각을 하지 않는 것 같으니 정말 안타깝습니다.

    • Favicon of https://dreamnet21.tistory.com BlogIcon 김명곤 2009.06.25 06:02 신고 address edit/delete

      자라는 아이에게 엄마가 여유로운 사랑을 베푸는 것이야말로 축복이지요. 이제 느림의 미학이 절실하다는 것을 알아가는 단계이니 우리나라의 도시 가꾸기도 차츰 변하겠지요?

  9. Favicon of https://chiwoonara.tistory.com BlogIcon 붉은방패 2009.06.24 11:52 신고 address edit/delete reply

    저도 가끔은 멈춰보고 싶습니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네요. 이상과 현실의 차이는 언제나 사람들에게 고민을 주는 것 같습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 Favicon of https://dreamnet21.tistory.com BlogIcon 김명곤 2009.06.25 06:03 신고 address edit/delete

      멈추고 숨고르기 한다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겠지요. 훈련도 필요하고 개인의 강력한 의지도 필요한 듯 합니다.

  10. Favicon of http://blog.daum.net/esplanade12 BlogIcon Angella 2009.06.24 13:30 address edit/delete reply

    오후에 해야할 일들을 생각하고 있는 중에
    김선생님의 블로그 기사를 읽스니다.
    오늘도 아침에 일어나면서 몸이 물에 젖은 솜처럼 무겁구
    마치 침대속으로 빨려들어가는것같은 느낌을 털어내구 잠에서 깨어났거든요.
    내가 왜 이렇게 바쁘게 살아야 하는걸까,,,하는 생각을 하던 중이었어요.
    섬진강시인 김용택님의 글이 가슴에 와 닿습니다.
    "저기 보이는 섬진강 줄기처럼 휘어지기도 하고,
    깊기도 하고, 얕기도 하고, 잠깐 멈추기도 하는거야,,,"

    • Favicon of https://dreamnet21.tistory.com BlogIcon 김명곤 2009.06.25 06:06 신고 address edit/delete

      저도 날마다 바쁘게 몰려 오는 일들에 시달린답니다. 하지만 하루에 오분만이라도 짬을 내어 만사 다 잊고 저 자신을 위한 시간을 가지려 노력하지요. 그것은 휴식이기도 하고 재충전이기도 하더군요. 행복한 나날되시기 바랍니다.^^

  11. Favicon of https://waarheid.tistory.com BlogIcon femke 2009.06.24 15:59 신고 address edit/delete reply

    과거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현재는 존재하지 않을것이고
    현재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미래는 존재하지 않을것이라
    생각합니다. 한번쯤 뒤돌아보면서 사는 세상 좋을것 같읍니다.

    • Favicon of https://dreamnet21.tistory.com BlogIcon 김명곤 2009.06.25 06:07 신고 address edit/delete

      가끔 뒤돌아보고, 가끔 숨을 고르고, 가끔 천천히 걷고, 그러다 다시 달리고...그게 인생인가 봅니다.

  12. Favicon of https://5dmark2.tistory.com BlogIcon 정군™ 2009.06.24 17:35 신고 address edit/delete reply

    시간에 치이며 살아가다가 문듯 뒤를 돌아보면 허무하다는 생각이 들곤 해요..
    그러면서 속으론 이렇게 바쁘게 살지말자...한박자 텀을 주면서 느긋해지자 하는데도 그게 잘 안되는것은
    저뿐만은 아닐것이라 생각되요...^^
    올려주시는 글을 읽을 때 마다...꼭 한가지 씩은 배워 나가는 기분이 듭니다.

    인도의 그 노인분 인생관...아니 그 국민성이라고 해야 하나요?? 깊이 새겨두면서 저도 언젠가는 편안하게
    생각하면서 살고 싶어 집니다~^^

    • Favicon of https://dreamnet21.tistory.com BlogIcon 김명곤 2009.08.09 22:45 신고 address edit/delete

      미안하게도 답글을 빠뜨렸다가 뒤늦게 발견했네요. 느리게 살다보니 이렇게 되었을까요? 인도 노인의 삶을 흉내내기는 너무 어렵지만 그 가치를 아는 동행자로서 늦게나마 감사함을 보냅니다.

    • Favicon of https://5dmark2.tistory.com BlogIcon 정군™ 2009.08.10 01:51 신고 address edit/delete

      사실 저번에 제 글에만 댓글 안달린거 보고 살짝 상처받았었어요~^^ 무더운 여름 시원하게 보내시구요 종종 방문하겠습니다~

  13. 곤이엄마 2009.06.25 01:28 address edit/delete reply

    가끔은 넘치기도 하지요...
    자연은 그저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데
    젊은시절 직장 생활을 하던중 깐깐한 동료가 있었어요 어느날 인도에 가 하더니 3년만에 돌아 왔는데 넘 여유로워 져서 다들 성격 고칠래면 인도 가야겠다 라고 우스겟소리를 한적이 있었습니다...

    • Favicon of https://dreamnet21.tistory.com BlogIcon 김명곤 2009.06.25 06:08 신고 address edit/delete

      인도의 시계는 우리의 시계하고 다른 것 같습니다. 가끔은 그런 시계를 가져보는 것도 필요하겠지요.

  14. Favicon of http://blog.daum.net/pssyyt BlogIcon 무터킨더 2009.06.25 01:51 address edit/delete reply

    무조건 앞만 보고 달려가지 말고
    가끔은 뒤도 옆도 돌아볼 수 있는 여유가 우리에겐 정말 필요합니다.
    그것이 바로 성찰이라고 할 수 있겠군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 Favicon of https://dreamnet21.tistory.com BlogIcon 김명곤 2009.06.25 06:09 신고 address edit/delete

      인생은 그야말로 섬진강의 물줄기처럼 깊기도, 얕기도, 휘몰아치기도, 느리게 흐르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15. Favicon of http://mepay.co.kr BlogIcon mepay 2009.06.25 05:18 address edit/delete reply

    저도 객지를 떠돌다.. 사람에 치이고, 돈에 치이고, 빨리 빨리에 치이다가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아 ~ 섬진강변에 작은 오두막 하나 짓고, 낚시꾼들한테 라면이나 팔면서
    김용택님 처럼 조용히 살았으면 좋겠다~" 제 고향이 섬진강쪽이거든요. ^^

    지금은 내려와서 사는데.. 언제 기회되시면 한번 놀러 오세요!~~^^

    • Favicon of https://dreamnet21.tistory.com BlogIcon 김명곤 2009.06.25 06:11 신고 address edit/delete

      고향에서 소박한 삶을 살고 계시군요. 부럽습니다. 저도 언젠가는 제 오두막이 있는 무주에서 살 계획입니다. 행복한 나날 되세요. ^^

  16. 영원의나라 2009.06.29 22:17 address edit/delete reply

    잘 읽었습니다.
    빠르게 달려가야 하는 현 시대의 아픔을 녹아있는 글이군요.

    님의 글을 읽으면서 미음완보하면서 살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해졌습니다.
    좋은 글 고맙습니다.. ^^

    p.s 젊은 샐러리맨에게는 어쩌면 이상일지도 모르겠지만요.ㅎ

    • Favicon of https://dreamnet21.tistory.com BlogIcon 김명곤 2009.07.01 00:15 신고 address edit/delete

      맞아요. 우리에게는 먼 꿈나라와 같은 이야기 일지라도 그 꿈을 오래 간직하다보면 언젠가는 꿈을 이룰 수 있는 날이 올 겁니다.

  17. Favicon of http://yureka01.tistory.com BlogIcon yureka01 2009.06.30 18:06 address edit/delete reply

    그렇게 급하게 먹은 것이고 채하지 않는 음식이 없고..
    그렇게 급하게 지은 집처럼 사상누각이 없고..
    그렇게 급하게 생을 산다고해서 빨리빨리 죽겟다는 사람없고...
    그렇게 급하게 달리는 사람치고 부상오지 않는 사람이 없는데 말입니다.
    어쩌면 우리시대는 산소가 떨어져 가고 있는 어항속에 속이 답답하여
    입만 뻐끔뻐끔 그리는 사람들 속에 사는듯합니다.등달아 그러고 있으니 말입니다.
    숨막혀요..휴~~~

  18. Favicon of http://www.ytno.com BlogIcon 노영택 2009.07.03 14:34 신고 address edit/delete reply

    오늘도 고객이 원하는 일정을 맞추느라 허걱데고 있는 저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글입니다. 조금의 불편함을 감내할 여유가 있다면 지금보다 약간 더 천천히 가도 될 것 같은데... 시간은 돈이라고 하는 자본의 논리가 우리에게서 여유를 빼앗아 가는 것 같습니다.

    • Favicon of https://dreamnet21.tistory.com BlogIcon 김명곤 2009.07.04 01:03 신고 address edit/delete

      생존을 위해서는 느림과 여유로움은 뒷전으로 밀릴 수 밖에 없겠지요. 하지만 안간 힘을 써서 그런 시간을 비축한다면 나중에 사용할 생존의 에너지가 더욱 많아지겠지요? 주말에는 틈을 내시어 기운차고 행복한 시간을 보내시기 바랍니다.

  19. 바보 2009.08.03 19:45 address edit/delete reply

    전쟁이 나면 나라의 부름을 받아 조국을 지키기 위하여 피땀흘리는 것은 장부의 도리이고, 잔쟁이 끝니면 논공행상에 휘말리지 않고 고향으로 돌아가 농사를 지으며 조용히 살아가는 것이 사람의 도리라 하였습니다. 그 뜻을 따르기 위하여 회사에서 떨려난 지금은 일본의 아이치켄의 집으로 돌아와서 농사를 지으며 긴 휴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사실 4-5년전 일본에서 밭을 장만하였을 때는 빡빡거리면서 회사생활을 한다는 스스로의 행동에 환멸을 느끼면서 하나의 도피처와 같은 장소를 구한다는 의미가 컸지만, 지금은 고향으로 돌아와 시간을 잊으면서 스스로를 생각하는 공간으로서 활용하고 있습니다. 언젠가는 다시 누군가의 불리움에 이곳을 떠나야 할 지는 모르지만, 지금은 선인들의 귀거래사의 의미를 음미하며 지내고 싶습니다.

    • Favicon of https://dreamnet21.tistory.com BlogIcon 김명곤 2009.08.04 23:42 신고 address edit/delete

      일본의 시골에서 몸과 마음을 닦고 계시군요. 때로는 자신을 성찰하고 다스리는 시간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아마 그 귀중한 시간들을 통해 사회에 나아가 더 큰일을 하실 수 있을 겁니다.

  20. Favicon of http://bluekura.egloos.com BlogIcon 진혁군 2009.08.09 22:03 address edit/delete reply

    이런곳이 있는지 모르고 오늘 처음 들려보네요 ^^
    기회가 되어서 한달전까지 1년간 프랑스에서 살았었는데.. 거기서 느낀건 시간의 여유도 여유지만 "마음의 여유" 인것 같아요. 각박함이 덜하고 마음이 여유가 있으니 같은 시간이라도 훨씬 여유롭게 느껴지는 듯 합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

    • Favicon of https://dreamnet21.tistory.com BlogIcon 김명곤 2009.08.09 22:50 신고 address edit/delete

      프랑스 시간의 흐름을 1년이나 겪고 오셨으니 현재 한국의 시간 흐름에 적응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계시겠군요. 마음의 여유를 잃지 마시고 한국의 시간을 즐기시기 바랍니다.





ARTICLE CATEGORY

분류 전체보기 (306)
예술이야기 (55)
세상이야기 (52)
나의 이야기 (57)
책이야기 (50)
신화이야기 (6)
문화이야기 (46)
명인명창이야기 (40)

CALENDAR

«   2019/10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ARCHI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