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곤의 세상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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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블로그는 연극, 영화의 예술현장에서 배우로, 작가로, 연출로, CEO인 국립극장장으로, 문화관광부 장관으로 살아 온 제가 예술과 인생에 대해 느끼는 여러가지 생각들을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고 나누는 만남의 공간입니다.
by 김명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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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에 해당되는 글 4건

  1. 2010.05.20
    두 동강난 5·18, '임을 위한 행진곡'의 운명은? (16)
  2. 2009.07.30
    공권력에 포위된 40분...난 피가 말랐다. (31)
  3. 2009.06.11
    '악수'를 둘 것이냐, '정석'을 둘 것이냐? (26)
  4. 2009.06.04
    어느 배우의 혼란과 교수들의 시국선언 (72)

'5·18 광주민주화운동기념식'이 정부 개최 7년 만에 두 동강이 나고 말았습니다.

국가보훈처가 기념식 행사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지 않기로 한 데 따른 반발로 <5·18민중항쟁기념행사위원회>가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열린 국가보훈처 주관의 '5.18 30주년 기념식'에 참석하지 않고, '망월동 구 묘역'에서 별도로 기념식을 치른 것입니다.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른 기념식.
출처 :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003&aid=00032449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지 않은 기념식.
출처 :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0&oid=001&aid=0003282141

<임을 위한 행진곡>은 광주 민주화 운동을 상징하는 노래입니다.
 


이 노래는 시민군 대변인으로 활동하다 도청에서 전사한 윤상원 열사와, 1979년 겨울에 노동현장에서 일하다 숨진 박기순 열사의 '영혼 결혼식'을 다룬 노래굿 「넋풀이」에서 처음 불려졌습니다.

백기완 선생의 시 '묏비나리'에서 가사를 따와 황석영씨가 가사를 쓰고, 광주지역 작곡가였던 김종률씨가 작곡을 했지요. 그 뒤, 1982년에 제작된 음반 <넋풀이-빛의 결혼식>에 수록되면서 널리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
한 평생 나가자던 뜨거운 맹세
동지는 간 데 없고 깃발만 나부껴
새 날이 올 때까지 흔들리지 말자
세월은 흘러가도 산천은 안다
깨어나서 외치는 뜨거운 함성
앞서서 나가니 산 자여 따르라
앞서서 나가니 산 자여 따르라

80년대 군부 독재의 살벌했던 시절, 이 노래는 거리에서 술집에서 무대에서 광장에서 젊은이들과 시민들의 가슴을 뜨겁게 해주고, '새 날'을 향해 흔들리지 않게 '맹세'를 다져주고, '깨어나서' 외치게 해주었습니다.

그후 민주화운동은 물론이고 각종 시민사회단체나 노동단체나 학생단체의 집회에서 '민중의례'의 일부로서 널리 불리며 애국가 만큼이나 많이 합창되는 노래가 되었습니다. 아직도 우리나라 대부분 집회에서는 이 노래를 부르고 있습니다.

그랬던 이 노래가 이제는 찬밥 신세가 되어가나 봅니다.

국가보훈처뿐만 아니라  행정안전부에서도 최근에 공무원 노조가 <임을 위한 행진곡>이 포함된 민중의례를 하지 못하도록 각 지자체에 공문을 내려보냈으며, 공무원 노조의 5·18 성지순례를 금지시키기도 했습니다.

게다가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기념식에 참석하지 않았고, 기념사도 총리 명의로 축소되었습니다. 5.18단체들은 정부가 5·18민주화운동을 홀대하고 있다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이러니 ‘한 평생 나가자’고 할 사람이 얼마나 되겠으며, ‘흔들리지 말자’고 다짐할 사람이 또한 얼마나 되겠으며, ‘깨어나서’ ‘뜨거운 함성’을 외칠 사람이 얼마나 되겠습니까?

그동안 5·18은 그 용어에서부터 역사적 굴곡을 겪어 왔습니다. 

80년대 초에는 '광주사태', '광주반란' 등의 용어가 널리 사용되었습니다. 민주화를 열망하던 시민과 학생들은 '광주 민중 항쟁' 혹은 '광주 민주화 운동'이란 용어를 썼지만 군부의 무서운 통제와 억압 때문에 지하에서나 은밀하게 사용되던 용어였습니다. 그 말을 쓰던 사람들은 수배되거나, 감옥에 가거나, 갖은 수난을 겪어야만 했습니다.  

총을 든 공수부대원이 도망치던 시민을 쫓아 곤봉으로 내리치고 군홧발로 밟고 있다. | 5·18기념재단 제공

지금 우리는 5·18을 '광주 민주화 운동'이나 '광주 민중항쟁'이나 '광주 성역화' 등의 용어로 자랑스럽게 얘기할 수 있고,  '5·18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도 2004년부터 정부가 직접 주관해 오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제 또다시 5·18과 <임을 위한 행진곡>이 광주와 한국 민주주의의 또 다른 상처가 되어가는 역사의 현장이 눈앞에 펼쳐진 것입니다. 30년 동안 5·18의 전국화와 세계화를 추진해 왔던 각계의 노력도 두 동강이 났습니다.

이제 이 노래와 더불어 5·18은 급속도로 우리 사회의 찬밥 신세가 되어 갈 것입니다. 아마 내년 행사는 행사의 규모나 예산이나 참여폭도 줄어들 것이고, 해가 지날수록 우리 사회에서 점점 그 의미가 축소될 것입니다.

역사의 수레바퀴가 뒤로 돌아가는 이런 상황에서 앞으로 5·18과 <임을 위한 행진곡>의 운명은 어떻게 되어 갈까요? 노래 하나를 부르지 않으려고 행사를 두 동강 낸 정부의 옹졸함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앞으로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운명은 어찌 될까요?
TRACKBACK 1 AND COMMENT 16
  1. Favicon of https://artofdie.tistory.com BlogIcon 탁발 2010.05.20 07:04 신고 address edit/delete reply

    정부는 그럴 지라도 국민은 여전히 노래를 기억하는 것 같습니다.
    5.18 당일부터 오늘까지도 임을 위한 행진곡은
    다음뮤직에 상위에 머물고 있는 것을 보면
    이 노래의 생명력은 적어도 10년도 아닌 5년 권력보다는 훨씬 길겠죠.

  2. Favicon of https://muye24ki.tistory.com BlogIcon 무예인 2010.05.20 08:21 신고 address edit/delete reply

    ㅜ.ㅜ
    정부가 뭐하는건지 과거까지 조작하려고하나 ㅜ.ㅜ

    • Favicon of https://dreamnet21.tistory.com BlogIcon 김명곤 2010.05.20 18:52 신고 address edit/delete

      얼마든지 그럴 수 있는
      상황이랍니다.

  3. 애정만세 2010.05.20 08:49 address edit/delete reply

    좀 빗겨간 뻘소리이긴 하지만.. 임을 위한 행진곡을 작사한 황석영이
    이명박이 옆에 붙어서 알랑대는걸 보고 난 뒤 한동안 관심밖이 되더군요.

    노래를 막는다고, 귀를 막는다고 권력이 민중위에 설수는 없을꺼구요.

    • Favicon of https://dreamnet21.tistory.com BlogIcon 김명곤 2010.05.20 18:52 신고 address edit/delete

      작사자는 벼했어도 노래는
      우리 마음속에 남아
      우리를 울리는군요.

  4. Favicon of https://realog.net BlogIcon 악랄가츠 2010.05.20 09:06 신고 address edit/delete reply

    저는 아직도 큰 행사에 국민들 앞에 당당히 나타나는 그들을 보면,
    정말 제가 다 민망하더라고요.
    어떻게 그럴 수 있는지... 일반 소시민은 당최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ㅜㅜ

    • Favicon of https://dreamnet21.tistory.com BlogIcon 김명곤 2010.05.20 18:50 신고 address edit/delete

      30년이 지난 지금,
      그들은 너무도 당당해졌군요.

  5. 2010.05.20 09:14 address edit/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Favicon of https://dreamnet21.tistory.com BlogIcon 김명곤 2010.05.20 18:50 신고 address edit/delete

      온실 속의 화초와 같은 민주주의...
      우리의 손으로 꽃피우자구요.

  6. O.M.S 2010.05.21 00:56 address edit/delete reply

    저는 비교적 최류탄 없는 평탄한 대학생 시절을 보냈는데요
    임을 위한 행진곡을 읽으며 절로 노래가 되는데 눈물이 울컥해지네요


    어쨌든 며칠있음 시행될 투표로 이야기해야겠습니다.

    • Favicon of https://dreamnet21.tistory.com BlogIcon 김명곤 2010.05.23 07:41 신고 address edit/delete

      최루탄 없는 대학시절, 정말 행복한
      청춘을 보내셨군요.
      의사표현을 투표로 하자는 말씀 공감합니다.

  7. Favicon of https://cansurvive.tistory.com BlogIcon 흰소를타고 2010.05.22 10:28 신고 address edit/delete reply

    임을 위한 행진곡을 대학시절에도 그 전에도 그리 들어볼 일이 없었는데
    촛불때... 광장에서 들으니 가슴을 울리는 것이 있었습니다
    누구는 저 노래를 들으면 오싹할 것 같습니다. 그래서 막는지도 모르지만...

    • Favicon of https://dreamnet21.tistory.com BlogIcon 김명곤 2010.05.23 07:43 신고 address edit/delete

      그 노래를 부를 필요가 없는 시절이 온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지금은 그 날을 위해 그 노래를 간절히
      불러야 하는 시대인가 봅니다.

  8. Favicon of https://www.likewind.net BlogIcon 바람처럼~ 2010.05.22 15:55 신고 address edit/delete reply

    정말 당당한 그들... 진짜 그런지 의문입니다
    휴~ 세상이 너무 거꾸로 가고 있어요

    • Favicon of https://dreamnet21.tistory.com BlogIcon 김명곤 2010.05.23 07:45 신고 address edit/delete

      그럴수록 더 신념을 갖고
      당당히 맞서야겠지요.





어제 오마이뉴스의 '광장을 열어라' 특별 기획 시리즈 제1탄으로 저의 글이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에 실린 글을 그대로 옮겨서 소개합니다. 


 
MB 정부의 집회시위의 자유에 대한 침해와 광장공포증이 극에 달하고 있습니다.  경찰의 서울광장 경찰버스 봉쇄가 이어지고 있고, 서울시는 문화행사 이외에는 사용 제한을 내걸었습니다.  광장의 위기는 민주주의의 위기를 상징하기도 합니다. 시민사회와 야당은 광장의 위기에 맞서 주민직접발의라는 직접민주주의의 방법으로 광장을 시민의 품으로 찾아오는 서울광장조례개정운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참여연대, 참여사회연구소와 공동으로 '광장을 열어라'는 주제로 공동기획을 진행합니다. 독자여러분의 관심 부탁드립니다.  <편집자말>



[오마이뉴스·참여연대·참여사회연구소 공동 기획, 광장을 열어라 ①]

우리에게는 본디 '광장'이란 게 없었다. 우리말 중 광장과 가장 가까운 단어로는 '마당'을 꼽을 수 있겠다. 마을의 공터 마당이든, 장터 마당이든, 커다란 대갓집의 앞마당이든, 사람들이 모이는 공간인 마당에서는 문화적이고 사회적인 다양한 삶의 행위들이 펼쳐졌다. 

씨뿌리기나 김매기나 추수를 끝낸 민초들은 마당에 모여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고 축제를 벌였다. 낮에는 마을 곳곳을 돌아다니기며 풍물을 치기도 하고, 밤이 되면 횃불을 켜고 모여 앉아 밤을 새워 신명난 굿판을 벌였다.
 
우리의 전통예술인 탈춤, 풍물, 판소리, 남사당놀이 등은 마당에서 민초들과 함께 어울리던 마당의 예술이었고, 마당의 놀이였다. 마당에 모인 민초들은 함께 울고 웃으며 고단한 삶을 잠시 위로하고 휴식하며, 새로운 노동의 활력을 되찾았다.

그리고 마당은 때로 양반이나 지배 권력에게 위협적인 장소로 돌변하기도 했다. 수탈과 억압이 행해질 때는 분노한 민초들이 마당에 모여 학정과 비리를 성토하기도 하고, 때로는 떼를 지어 관아로 행진하기도 했다. 민란이나 동학혁명과 같은 대규모 집회와 시위가 이루어질 때는 '사발통문'을 돌려 삽시간에 수많은 군중들이 농기구와 죽창과 횃불을 들고 모여들기도 했다.

이렇듯 마당은 우리 민초들의 삶의 공간이요, 축제의 공간이요, 대화와 토론의 공간이요, 저항과 혁명의 공간이었던 것이다.
 

민주주의 초석이 된 공간, 광장




  
5월 29일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노제가 열릴 예정인 서울광장이 노 전 대통령을 추모하며 노란색 모자에 노란색 풍선을 든 시민들로 가득 차 있다.
ⓒ 인터넷사진공동취재단 남소연


이러한 마당의 의미를 근대화를 통해 서구적 개념과 섞어서 되살려낸 공간이 '광장'이다. 2500여년 전 고대 그리스 사람들이 '아고라(agora)'에 모여 토론하고 집회를 하던 것이 광장문화의 시작이었다. 아고라는 본래 시민들의 집회를 뜻하는 단어였는데, 집회가 열리는 장소로서의 의미가 덧붙여졌다. 로마 시대에는 '포럼(forum)'이 아고라의 역할을 했다.

이 아고라야말로 민주주의의 초석이 된 공간이다. 그리스 민주주의는 시민들과 귀족들 사이의 갈등과 투쟁을 통해 조금씩 발전되었다. 귀족들은 왕정을 물리치고 새로운 정치체제를 만들었지만, 그들 또한 시민들에게 억압적인 권력을 행사했다. 시민들은 그 권력에 대한 저항을 아고라에서의 대화나 토론이나 시위 등을 통해서 이루어냈다.

세계의 유서 깊은 도시에는 어김없이 아고라의 전통을 이어 받은 광장이 있다. 그리고 그 광장들은 억압적 권력과 시민들의 저항의 역사로 얼룩져 있기도 하다. 역사적으로 유명한 사건이 벌어진 몇 광장의 예를 들어보자.

프랑스의 '콩코드 광장'은 본래 이름이 '루이15세 광장'이었는데 프랑스대혁명 이후에 루이 15세의 동상을 철거하고 단두대를 세운 뒤, 루이 16세와 마리 앙뜨와네트와 혁명지도자인 당통과 로베스피에르 등 1000여명을 처형한 피비린내 나는 역사를 가지고 있다.

러시아의 '붉은 광장'은 본래 이름이 '아름다운 광장'이었는데 사회주의 혁명 후 시위, 처형, 폭동, 연설의 주무대가 되었던 아픈 역사를 지니고 있다.

체코의 '바츨라프 광장'은 1968년에 구 소련군이 시위대에게 무차별 발포를 하여 수많은 시민을 학살한 '프라하의 봄'의 비극을 안고 있다.

중국의 '텐안먼(천안문) 광장'은 1919년의 5.4운동과 1976년의 4.5운동의 발상지로 중국 역사상 가장 주요한 국민적 운동이 벌어진 곳이었으나, 1989년의 대규모 민주화시위 도중 진압군의 발포로 수천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그 광장들은 피비린내 나는 역사의 아픔을 씻어내고 지금은 그 도시를 대표하는 상징적 공간으로, 시민들의 문화공간으로, 세계적 이벤트나 축제의 중심지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역사의 무게를 가진 '서울광장'




2006년 월드컵 당시 한국팀의 선전을 기원하며 서울광장 거리응원단이 "오 필승 코리아"를 외치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우리의 '서울광장'도 그 광장들 못지않게 만만치 않은 역사의 무게를 지니고 있다. 서울광장이 2004년 현재의 모습으로 고쳐지기 전에는 '시청 앞 광장'이라 불렸고, 그 이전에는 '대한문 앞 광장'이라 불렸다.

1897년 무렵, 러시아공사관으로 도망했다가 덕수궁으로 돌아온 고종은 나라의 기틀을 새롭게 펼쳐보려고 대한문 앞을 중심으로 방사선형 도로를 만들고 앞쪽에 광장을 설치했다.

이 대한문 앞 광장에서 고종을 옹호하는 시위가 열렸고, 일제 강점기에는 애국지사들의 3.1만세 운동이 열렸다.

그 뒤 4.19혁명이나 한일회담 반대시위에 이르기까지 국가적 주요 이슈가 있을 때마다, 이 광장은 국민들의 의사를 표출하는 공간으로 등장했다.

1980년대에는 독재에 항거하는 민주화 운동의 물결이 시청 앞 광장을 뒤덮었고, 2002년 한·일 월드컵 때는 대규모 거리응원으로 세계를 놀라게 하기도 했다. 그리고 미국산 쇠고기반대를 위한 촛불집회와 함께 수많은 문화행사들이 계속 펼쳐지면서, 서울광장은 우리나라 광장문화의 상징으로 '세계적 명성(?)'을 쌓았다.

최근 들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이후, 서울광장의 개방을 둘러싸고 시민들과 당국이 첨예한 대립각을 세우다가 '노제(路祭)'를 계기로 잠시 개방된 적이 있다.
 
40분 동안 피가 말랐던 기억




  
5월 29일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노제가 열릴 예정인 서울광장을 경찰이 개방하기로 약속한 오전7시를 넘기고도 차량을 철수하지 않고 봉쇄하고 있다.
ⓒ 인터넷사진공동취재단 남소연


노제가 열리던 5월 29일 오전 7시,
 
노제총감독이었던 나는 서울광장에 있었다. 그런데 7시에 경찰차량을 철수시키기로 약속한 경찰은 약속을 지키지 않고, 시위진압차로 철통같이 광장을 에워싸고 있었다. 약속을 지킬 것을 강하게 요구했지만, 상부의 지시가 없기 때문에 철수할 수가 없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음향기재와 의상과 소품과 대형 북을 실은 차량들과 크레인 등이 경찰차에 막혀 광장 주변에 진을 치고 있었고, 스탭들은 얼굴이 하얗게 질려 발을 동동 굴러댔다. 11시에 시작하기로 한 노제를 치르려면 음향 테스트와 가수와 무용수와 배우들의 연습과 영상테스트 등을 한 번쯤은 해야 하는데, 만약 계속 철수가 늦어지면 행사가 엉망이 되어 대실패를 할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책임자를 불러 상황을 설명하고 빨리 철수할 것을 강력하게 주문했다. 그러나 그들은 상부지시가 없다는 이유로 요지부동이었다. 내가 행자부나 경찰청의 책임자를 수배해서 해결하려고 동분서주하는 동안, 대한문 앞길에 시민들과 차량이 몰려들더니 광장을 막은 경찰들과 대치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노래를 틀기도 하고, 마이크로 경찰이 물러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시민들이 점점 더 모여들고 대한문 앞길이 항의하는 시민들의 인파로 뒤덮이자, 마침내 경찰이 철수하기 시작했다.

그 시각이 7시 40분이었다. 모두들 초긴장 상태에서 최선을 다한 끝에 노제는 무사히 마칠 수 있었지만, 그 40분 동안의 피말리는 긴장과 분노를 나는 아직도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공권력에 포위된 텅 빈 광장은 더 이상 광장이 아니다. 정부는 서울광장에서 벌이는 대규모 집회나 행사를 불허할 뿐 아니라, 졸속으로 만든 조례를 통해 광장문화를 축소시키거나 없애버리려 시도하고 있다.

민심의 용광로이며, 소통의 광장이며, 신명의 놀이터였던 서울광장은 점점 서울의 고립된 섬으로 변해 가고 있다. 시위진압차에 둘러 싸여 시민들과 격리된 서울광장에게 묻고 싶다.

서울광장, 너는 누구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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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yesbe.tistory.com BlogIcon 예스비™ 2009.07.30 07:37 신고 address edit/delete reply

    광장이 가지는 의미가 참 크구나 하는 생각을 해보네요.
    노 전 대통령 서거개의모습은 참으로 어처구니 없는 일이기도 하구요.
    당분간 성울광장에서의 문화 행사등은 찾아 볼 수 없겠군요.
    아버지 9월에 대전 특강 있으시던데, 그때는 꼭 찾아 뵙고 인사 드리겠습니다.
    그 전에 뵈면 더욱 좋겠지만...
    오늘도 좋은 하루 되세요~

    • Favicon of https://dreamnet21.tistory.com BlogIcon 김명곤 2009.07.30 20:33 신고 address edit/delete

      노제 때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벌어질 뻔 했지요. 대전 강연에 꼭 와서 부녀 상봉하기로 해요. 그 전에 혹 전주에서도 볼 수 있도록 노력해 볼께요.

  2. Favicon of http://blog.daum.net/mylovemay/?_top_blogtop=go2myblog BlogIcon 실비단안개 2009.07.30 08:14 address edit/delete reply

    잘 읽었습니다.
    광장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광장을 봉쇄함은 떳떳하지 못하다는 뜻이 되겠지요.

    알면서 그 잘못을 계속 반복한다는 것, 사람답지 못한 행동이지요.
    그들이 깨어나길 -

    오늘은 더우려나 봅니다.
    건강관리 잘 하셔요!

    • Favicon of https://dreamnet21.tistory.com BlogIcon 김명곤 2009.07.30 20:35 신고 address edit/delete

      봉쇄하면 광장이 사라질 거라는 헛된 미망을 깨뜨려줘야지요.

  3. Favicon of http://bada92.tistory.com BlogIcon 무릉도원ㅂ 2009.07.30 09:04 address edit/delete reply

    서울 광장이 지금은 주인을 잘못 만난듯 합니다.... 모든 사람들이 자유롭게 모일 수 있는 그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오늘도 행복한 하루 되세요....*^*

    • Favicon of https://dreamnet21.tistory.com BlogIcon 김명곤 2009.07.30 20:36 신고 address edit/delete

      광장의 주인이 누구인지 알게 되는 그 날이 빨리왔으면 좋겠네요. 행복한 하루되세요.

  4. Favicon of https://semiye.com BlogIcon 세미예 2009.07.30 09:08 신고 address edit/delete reply

    공권력도 역사와 진리앞에 당당할때만 공권력이 아닐까 싶어요. 문득 오늘을 사는 우리가 씁쓰레해집니다. 잘보고 갑니다. 행복한 하루 되세요.

    • Favicon of https://dreamnet21.tistory.com BlogIcon 김명곤 2009.07.30 20:37 신고 address edit/delete

      민의를 거스르는 공권력은 언젠가는 꼭 사라지더군요. 행복한 하루되세요.^^

  5. 오드리 2009.07.30 09:26 address edit/delete reply

    지난주 서울광장을 시민에게 돌려달라는 조례개정안에 서명했고 지인들 거의 10명이상을 동참시켰습니다.김명곤선생님 저도 그 영결식 노제현장에 있었던 사람으로서 미처 알지 못했던 공권력의 횡포 이렇게 기록해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끓어오르는 분노와 참을 수 없는 슬픔을
    간신히 이기고 살아가려니
    참으로 고통스럽지만
    선생님같은 분들이 계셔서 많은 위안 받습니다.
    선생님 수고하셨습니다.

    • Favicon of https://dreamnet21.tistory.com BlogIcon 김명곤 2009.07.30 20:39 신고 address edit/delete

      열성적으로 광장을 사랑하시는 분이시군요. 선생님의 사랑으로 광장이 살아나길 바랍니다.

  6. Favicon of http://yureka01.tistory.com BlogIcon yureka01 2009.07.30 09:51 address edit/delete reply

    제가 학교에서 도시계획을 배울때 광장의 역활..광장의 배경..등등 학문적으로 배웠지만..광장은 모임과 소통과 토론이었다고 알고 있습니다..
    아테네그리스시대에 광장이 바로 이런 역활의 시작이었으니까요....

    오늘도 좋은글..느낌가득 받으며 읽었습니다^^

    하루도 생각많이 하게될듯하네요 ,,감사합니다^^

    • Favicon of https://dreamnet21.tistory.com BlogIcon 김명곤 2009.07.30 20:41 신고 address edit/delete

      아고라, 포럼이 그런 역할을 했기에 대화와 토론으로서의 의미가 그 단어에 실린 것이지요. 광장의 본래 역할을 되찾는 날이 언제나 올까요.

  7. 오늘은 2009.07.30 10:29 address edit/delete reply

    인간 노무현,정치인 노무현의 삶과죽음을 연상시키는 영화를 만들어 주세요

    • Favicon of https://dreamnet21.tistory.com BlogIcon 김명곤 2009.07.30 20:42 신고 address edit/delete

      언젠가 그런 날이 오길 저도 함께 소망해 봅니다.

  8. Favicon of http://hyoya.tistory.com BlogIcon 빛으로™ 2009.07.30 11:34 신고 address edit/delete reply

    광장을 둘러싸고 있는 경찰버스들의 사진...참..보기 안좋네요.
    다행이 철수를 해서 큰 무리는 없었던거 같네요...
    언젠가 또 이런 모습을 보여 줄거 같아 안타깝습니다

    • Favicon of https://dreamnet21.tistory.com BlogIcon 김명곤 2009.07.30 20:43 신고 address edit/delete

      그런 일이 반복되면 역사의 수레바퀴가 거꾸로 가겠지요.

  9. 찌니 2009.07.30 12:05 address edit/delete reply

    광장보다는 체육관, 그보다는 밀실이 더 친숙하신 분들이라 그런가 봅니다.
    넌 누구냐?고 물으시면 서울 광장이 당황스럽겠습니다.

    • Favicon of https://dreamnet21.tistory.com BlogIcon 김명곤 2009.07.30 20:44 신고 address edit/delete

      서울광장이 '난 누구다'하고 떳떳하게 답을 해줬으면 좋겠네요.

  10. 장준혁 2009.07.30 12:23 address edit/delete reply

    참으로 아늑? 하고 좋네?요..
    언제 총기가 합법화 될까요?

  11. Favicon of http://blog.daum.net/gnathia BlogIcon 달려라꼴찌 2009.07.30 12:28 address edit/delete reply

    월드컵 사진을 보면 언제봐도 제 심장이 세차게 뜀을 느낍니다..
    우리도 다른나라 부럽지않은 멋진 광장을 가질거라는 희망도 있었습니다.

    • Favicon of https://dreamnet21.tistory.com BlogIcon 김명곤 2009.07.30 20:45 신고 address edit/delete

      그때는 우리 모두 광장에서 행복했지요. 그 날이 그립네요.

  12. Favicon of https://insamansa.tistory.com BlogIcon 소금인형2 2009.07.30 12:45 신고 address edit/delete reply

    광장을 전경버스로 장벽을 쌓아 막고 있는 것이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현 주소 입니다.피와 열정으로 조금씩 조금씩 발전시켜온 우리의 민주주의가 한번에 10년 아니 그이상의 과거로 돌아가 버렸습니다.
    다시 원위치 시키려면 또 얼마나 많은 피와 눈물이 필요할지...

    • Favicon of https://dreamnet21.tistory.com BlogIcon 김명곤 2009.07.30 20:47 신고 address edit/delete

      또 다시 민초들의 피와 눈물이 흐른다는 것은 우리 역사의 비극이지요. 그 비극이 반복되지 않기를 빕니다.

  13. Favicon of https://realog.net BlogIcon 악랄가츠 2009.07.30 16:52 신고 address edit/delete reply

    안타까운 대한민국의 현주소이네요.
    언젠가 자신들이 그 광장을 사용하고 싶어 난리칠 수도 있을텐데.
    너무 무지한 거 같습니다...

    • Favicon of https://dreamnet21.tistory.com BlogIcon 김명곤 2009.07.30 20:48 신고 address edit/delete

      광장을 자신들의 소유로 생각하는 미망을 벗겨 주어야지요.

  14. Favicon of http://blog.daum.net/code0jj BlogIcon 라일락 2009.07.30 18:10 address edit/delete reply

    지은죄가 많은가 봅니다.
    그래서 두려운가 봅니다.
    대한민국 큰도적의 한계입니다.

    그 40분이 생생하게 저의 가슴으로 느껴지는 듯 합니다.

    • Favicon of https://dreamnet21.tistory.com BlogIcon 김명곤 2009.07.30 20:49 신고 address edit/delete

      광장이 큰도적들의 소유가 되어서는 안되겠지요. 행복한 하루되세요.^^

  15. Favicon of https://fmpenter.com BlogIcon 바람나그네 2009.07.31 06:42 신고 address edit/delete reply

    광장이 원래 주인인 시민들에게 왔으면 좋겠습니다.

    선배님 오늘도 행복 가득한 하루되세요 ^^

    • Favicon of https://dreamnet21.tistory.com BlogIcon 김명곤 2009.07.31 09:51 신고 address edit/delete

      언젠가 주인에게 돌아 올 날이 오겠지요. 행복한 하루되세요.

  16. Favicon of http://www.moncleroutletespain.com/ BlogIcon moncler outlet 2013.01.04 16:43 address edit/delete reply

    Le ministre de l'Industrie Eric Besson a déclaré vendredi sur France Info que la DCRI avait "clairement dit qu'elle n'a pas été officiellement saisie" et que l'Etat ne porterait pas plainte avec Renault dans l'affaire "d'espionnage industriel" qui frappe le constructeur automobile fran, http://www.moncleroutletespain.com/ moncler españa?ais, http://www.moncleroutletespain.com/ moncler outlet. "Il faut pour que la DCRI soit saisie qu'il y ait une plainte. Si Renault porte plainte, http://www.moncleroutletespain.com/ http://www.moncleroutletespain.com/, le ministère de l'Intérieur, http://www.moncleroutletespain.com/ moncler chaquetas, la DCRI, un juge seront saisis", http://www.moncleroutletespain.com/ moncler online,?a-t-il ajouté, http://www.moncleroutletespain.com/ moncler. Social Statut des fonctionnaires : Jacob crée une nouvelle polémique Economie La région Aquitaine accusée de participer à la hausse des carburantsRelated articl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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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은 흑과 백으로 나뉜 두 사람이 땅따먹기 전투를 하는 놀이입니다. 이 전투를 위해 반드시 알아야 할 수순이 바로 ‘정석(定石)’입니다. 


하지만 정석에만 매달리면 다양하게 변화하는 전투 상황에서 한계에 부딪치기 때문에, 때로는 정석을 벗어난 '묘수(妙手)'를 두기도 합니다.
그런데 정석을 제대로 익히지 않은 채 묘수를 두다보면, 그게 오히려 ‘악수(惡手)’가 되어 큰 낭패를 보곤 합니다.

요즘 정부에서 두고 있는 수를 보노라면, 묘수를 둔다는 게 악수로 변해 형세를 망치고 있는 바둑 꼴이 떠오릅니다.

그 중 요즘 가장 많이 쓰는 수가 ‘팔짱끼기'입니다. 

대학교수, 문인들, 종교계의 원로들, 변호사들. 대학생들이 줄줄이 시국선언을 통해 국정쇄신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시국선언의 물결은 갈수록 번져나가 이제는 트위터를 통한 블로거들의 시국선언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다른 시국선언들에 비해 블로거들의 시국선언은 소개가 덜 되었기 때문에 여기 소개합니다. 블로거들 답게 '인터넷 상 표현의 자유' 첫 번재 항목에 들어갔군요.

1. [인터넷 상 표현의 자유] 대한민국 헌법 21조는 표현의 자유를 기본권으로 보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는 인터넷 상의 표현의 자유를 현행 법과 제도를 오남용함으로써 침해 또는 억압하고 있다. 이에 온라인 상에서 네티즌들의 자유로운 정치적 발언권을 적극적으로 보장하고 법적 제재를 최소화할 것을 요구한다.

2. [집회 시위의 자유] 대한민국 헌법 21조는 집회 시위 및 결사의 자유를 기본권으로 보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는 헌법에 보장된 집회와 시위의 자유를 불법 폭력 집회로의 변질을 명분으로 사전적-포괄적으로 봉쇄하는 등 기본권을 심대히 침해하고 있다. 집회 시위의 자유는 민주주의를 지탱하고 대의절차의 왜곡을 보완하는 국민적 기본권인 만큼 폭넓게 보장할 것을 요구한다.

3. [경제 민주화] 대한민국 헌법 제119조 2항은 국민경제의 성장 및 안정과 적정한 소득의 분배, 시장의 지배와 경제력의 남용을 방지하기 위해 경제의 민주화를 보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는 부의 불평등을 공고화하고 사회적 약자 및 소수자에 대한 구제, 보호를 외면해왔다. 이에 이명박 정부가 87년 민주화 운동의 숭고한 정신이 깃든 경제 민주화 조항을 준수할 것을 촉구하며 경제정책의 근본적인 성찰을 요구한다.

하지만 당국은 팔짱을 낀 채 눈 하나 깜빡하지 않고 있습니다. 추모 정국에 편승해 정치 공세에 나서고 있지만, 조금 지나면 곧 잠잠해질 거라고 내다보고 팔짱끼기로 대응하는 듯 합니다.

그 다음 잘 두는 수가 '원천봉쇄'입니다.

시청 앞 서울광장은 삶과 문화의 공간이자, 시민 민주주의의 상징 공간입니다. 그런데 요즘은 그곳이 원천봉쇄를 외치는 공권력과 시민들이 맞부딪치는 살벌한 공간으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원천봉쇄는 번번이 거대한 시민들의 민주화 물결에 밀려 후퇴하기도 합니다. 어제의 서울 광장은 하루종일 시민과 공권력이 밀고 밀리는 전투장으로 변했습니다.
 


거기서 더 나아 간 수는 '맞불놓기'입니다. 

시국선언에 반대하는 교수들, 종교계 원로들, 시민단체들의 '시국선언을 반대하는 시국선언' 이어지고 있습니다. 시민 각자가 자신의 견해를 공개적으로 발표하는 것은 민주사회 시민의 당연한 권리입니다.

그러나 그 선언들은  우리 사회의 문제점에 대한 견해라기보다는 시국선언한 사람들에 대한 공격적 성격이 강합니다. 마치 <시국선언 OK 목장의 결투>라도 벌이고 있는 형세입니다.


이 불행한 국론 분열, 때늦은 이념 대결의 형세를 만회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무엇보다 '묘수' 둘려다 '악수'를 두는 '실수'를 그만 두고, 원칙에 입각한 '정석'을 두어야 합니다.

그 중 가장 시급한 수가 '소통의 정석'입니다. 

중요한 정책을 결정할 때 국민의 뜻을 충분히 살피고 미처 살피지 못한 채 잘못된 정책이 결정됐으면 바로 잡기 위해 혼신을 다하는 모습을 보이는 게 정치의 정석일텐데, 말로만 ‘소통’하겠다고 떠들면서 소통을 가로막는 악수만 두는 통에 온 나라의 공장과 학교와 광장에서 시민들과 공권력의 대결이 펼쳐지고 있는 것입니다. 

때마침 22주년 6.10 민주항쟁 기념식에서 행정안전부 장관이 대신 읽은 기념사를 통해 대통령 자신이 이 문제를 언급하셨더군요. 

더욱 낮은 자세로 국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그 뜻을 받들어 힘 있게 일을 해 나갈 것입니다.

옳은 말입니다. 마땅히 그렇게 해야 합니다. 제발 그 말이 입에 발린 겉치레 말로 끝나지 않기를 저 수많은 촛불들과 함께 기원합니다.

그 다음 최후에 둘 수는 '민주주의 정석'입니다.

언론기사에 따르면, 그 기념사에서 민주주의에 대한 견해가 피력되었더군요. 

- 민주항쟁 20여 년이 지난 지금, 우리나라 민주주의는 누구도 되돌릴 수 없을 만큼 확고하게 뿌리내려 민주주의의 제도적, 외형적 틀은 갖추어져 있지만, 운용과 의식은 아직도 미흡한 부분이 많다
-민주주의는 합리적인 절차와 제도, 그 자체이며 계속 보완하고 소중히 키워가야 할 가치다. 
-성숙한 민주주의는 우리 사회 모든 곳에서 독선적인 주장이 아니라 개방적인 토론이, 극단적인 투쟁이 아니라 합리적인 대화가 존중받는 것이다.
-자신의 주장을 관철시키기 위해 법을 어기고 폭력을 행사하는 모습은 우리가 애써 이룩한 민주주의를 왜곡하고 있다. 
-민주주의는 합리적인 절차와 제도, 그 자체이며 계속 보완하고 소중히 키워가야 할 가치다. 성숙한 민주주의는 우리 사회 모든 곳에서 독선적인 주장이 아니라 개방적인 토론이, 극단적인 투쟁이 아니라 합리적인 대화가 존중받는 것이다.

참으로 탁월한 견해이기는 합니다만, 그 모든 말을 그대로 대통령에게 되돌려주겠다는 사람들의 의견도 있더군요. 그 주장들을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헌법에 보장되어 있는 집회, 결사 및 표현의 자유가 무력을 앞세운 공권력에 의해 원천봉쇄 당하고 있다. 
-정치적 중립을 생명처럼 여겨야 할 검찰이, 최근 퇴임한 임채진 전 검찰청장의 고백대로 정권의 주문에 이리저리 휘둘리고 있다.
-정부 기관과 정책 연구기관들은 정부의 독선적이고 일방적인 정책 추진에 대해 일언반구 못한 채, 정권의 입맛에 맞는 정책들만을 만들어내고 있다.
-한나라당은 민심에는 등을 돌린 채, 소수 기득권층의 이익만을 위한 법안들을 일방적으로 강행처리하려 하고 있다.
-신문·방송법을 국민여론을 심사숙고해서 처리해야 한다는 민심을 무시하고, 밀어붙이려고 하고 있다. 

그 외에도 여러가지 사례들을 분석해 볼 때, MB정권 집권 이래 민주주의는 후퇴하는 게 아니라 빠른 속도로 역주행하고 있다는 견해도 있다는 말씀을 전합니다.

자, 이제 선택은 둘 중 하나입니다. 악수를 계속 둘 것이냐, 정석을 둘 것이냐? 

그 선택에 따라 대한민국의 미래는 희망의 빛으로 빛날 수도 있고, 절망의 어둠에 잠길 수도 있습니다. 부디 '팔짱끼기', '원천봉쇄', '맞불놓기'의 악수를 그치고, '소통'과 '민주주의'의 정석을 두길 간절히 기원합니다.
 

TRACKBACK 2 AND COMMENT 26
  1. Favicon of https://realog.net BlogIcon 악랄가츠 2009.06.11 06:41 신고 address edit/delete reply

    어제도 광장관련뉴스가 저를 답답하게 만들었는데 ㅜㅜ
    지난밤 충돌사태까지 있었다네요;;;
    오늘도 뉴스를 보면 더 답답해지겠군요 에효;;;

    • Favicon of https://dreamnet21.tistory.com BlogIcon 김명곤 2009.06.13 05:58 신고 address edit/delete

      정부의 광장 공포증이 우리를 답답하게 하는군요. 후유~~

  2. Favicon of https://cansurvive.tistory.com BlogIcon 흰소를타고 2009.06.11 09:22 신고 address edit/delete reply

    올해는 못나갔는데...
    트위터라도 가입을 하고 동참을 해야 겠습니다.
    도아님의 블로그에서 보았지만
    트위터가 블로그보다 더 중독성이 있을것 같아서 망설이고 있었는데...

    • Favicon of https://dreamnet21.tistory.com BlogIcon 김명곤 2009.06.13 05:58 신고 address edit/delete

      저도 트위터에 가입하고 싶은데 아직 가입 방법을 모르겠네요.

  3. Favicon of https://jsapark.tistory.com BlogIcon 탐진강 2009.06.11 09:25 신고 address edit/delete reply

    소통은 MB에게 소귀에 경읽기 수준인 듯 합니다.
    더 이상 기대할 것이 없다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 Favicon of https://dreamnet21.tistory.com BlogIcon 김명곤 2009.06.13 05:59 신고 address edit/delete

      지금 우리 사회에 가장 필요한 것은 소통입니다.

  4. Favicon of https://snowall.tistory.com BlogIcon snowall 2009.06.11 09:52 신고 address edit/delete reply

    바둑두자면서 오목두는 느낌...

  5. Favicon of https://chiwoonara.tistory.com BlogIcon 붉은방패 2009.06.11 09:59 신고 address edit/delete reply

    좀 오해 살만한 애기를 해보겠습니다.
    전 요즘 정치나 사회분야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합니다.
    독재시절,군부정권 시절에 진보진영에서는 수많은 데모와 투쟁을 했습니다.그 때 독재권력,군부권력은 어떠한 대응도 하지 않았습니다.그저 힘으로 눌렀을 뿐이죠.그들생각에는 진보의 목소리가 대응할 만큼의 상대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을 겁니다.

    하지만 국민의정부,참여정부를 지나면서 그 철옹성 처럼 느껴지던 부패한 권력자들과 양심없는 자본가들 그리고 그아래 기생하며 기득권을 누리던 수구세력(우리나라에는 진정한 보수가 드물기 때문에 전 수구라고 표현합니다.)들이 드디어 위기감을 느끼고 대응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자생적으로 보수단체도 만들고 진보진영에서 시국선언을 하면 같이 하고 집회시위를 하면 반대 집회시위도 하고 있습니다.
    TV토론회에서도 수구의 논리를 호소합니다.

    분명 달라졌습니다. 수구세력이 이제 진보의 목소리를 어쩔수 없이 전투의 상대방으로, 맞수로 인정하고 위기의식을 느끼며 자구책을 만들고 있는 겁니다.

    여기서 생각해 봐야 할 것은 이제 방식의 문제입니다.
    이전에는 "너희가 잘못했으니 우리의 주장은 무조건 옳다"라고 했습니다. 또 그렇게 호응을 받기도 했습니다.하지만 상황이 이렇게 달라진 지금 이젠 상대방의 잘못을 지적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대안을 제시해야합니다."서울광장을 막는 것은 잘못된 일이니 우리는 무조건 열겠다"가 아닌 "민주주의 발전을 위해 사회통합을 위해 이러이러하게 하자"라고 이야기 해야 할 겁니다.

    그런 의미에서 김명곤 님의 이글은 일종의 길을 보여준 글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물론 이런 대안 제시가 지금의 정부에서 받아들여질 지에 대해서는 저도 의구심이 많습니다.

    • Favicon of https://dreamnet21.tistory.com BlogIcon 김명곤 2009.06.13 06:01 신고 address edit/delete

      소통과 민주주의...그 외에도 많은 대안이 있을 겁니다. 그걸 공론화하는 열린 광장이 있어야겠지요.

  6. Favicon of http://nihao.tistory.com BlogIcon 멋진그대 2009.06.11 10:03 address edit/delete reply

    李C는 민심의 발현을 억누르고
    자신의 아집적인 주장을 관철시키기 위해
    법을 이용하여 폭력을 행사하는 모습은
    우리가 애써 이룩한 민주주의를 왜곡하고 있다.-그분의 말을 약간 비틈-

    미친 놈이
    자기는 안 미쳤는데,
    다른사람이 모두 미쳤다고 하는 꼴이다.

    • Favicon of https://dreamnet21.tistory.com BlogIcon 김명곤 2009.06.13 06:00 신고 address edit/delete

      민주주의를 얘기하면서 민주주의를 왜곡시킵니다.

  7. 일본에서 2009.06.11 13:09 address edit/delete reply

    민주화가 민주주의가 뭔가 모르는 저에겐 시국선언이랑 말의 의미부터 찾아야 되네요
    시국선언이란 ;우리나라가 위기에 빠져잇을때 그것을 국민에게 알리는것이지요?
    3년전 한국에 처음 갔을때 친해진 사람들에게 한국사회에 대해서 많이 들었지요
    한국에 가기전에 모래시계를보고 충격을 받았고 작년에는 한국에서 영화 [화려한 휴가]도 봤지요
    작년에 촛불시위를 보면서 많은걸 느꼈고...
    그때부터 한국에 가는 회수가 적어졌지요
    왜 일가 생각하면서 시간이 흘려갔는데 노제를 보면서 답을 찾은것 같해요
    우리가 어릴때 자주 듣던 이야기[바람과 햇님]그 이야기가 떠오르네요
    바람으로 옷을 벗길수 없다는것...
    나라를 책임지고 이끌어가는 분들이 알아주길 바랍니다

    • Favicon of https://dreamnet21.tistory.com BlogIcon 김명곤 2009.06.13 06:02 신고 address edit/delete

      문화와 예술, 감동과 사랑...등등 이 어려움을 뚫게 해주는 햇볕을 찾아야겠지요.

  8. Favicon of http://lblog.daum.net/esplaande12 BlogIcon Angella 2009.06.11 16:35 address edit/delete reply

    다녀갑니다,,,
    상큼한 하루되세요!

    • Favicon of https://dreamnet21.tistory.com BlogIcon 김명곤 2009.06.13 06:03 신고 address edit/delete

      감사합니다. 즐거운 주말 되세요!

  9. Favicon of http://mepay.co.kr BlogIcon mepay 2009.06.12 01:01 신고 address edit/delete reply

    이 정권은 아예 바둑을 둘지 모릅니다. 바둑의 룰도 모르고, 법도 모르고, 재미도 모릅니다. 그러니 야매로 두는 척만 하다가 맨날 뽀록 나는 것이죠.

    바둑에도 급수가 있고, 저사람 잘 둔다라는 실력이라는게 있는데.. 이 정권은 바둑을 어떻게 두는지 모르니 실력까지도 안갑니다. 그저 쇠몽둥이도 어떻게 하면 바둑판 엎을까? 그것 밖에 생각 안합니다.

    • Favicon of https://dreamnet21.tistory.com BlogIcon 김명곤 2009.06.13 06:03 신고 address edit/delete

      아마추어가 고수 바둑 훙내내는 꼴입니다.

  10. Favicon of http://blog.daum.net/sunup-ok BlogIcon O.M.S 2009.06.12 02:00 address edit/delete reply

    가슴에 담석이 하나, 둘...숨쉬기가 시나브로 버거워집니다.
    그들은 두려워서 그럴거라고 그 모든것은 두려움에 기초한다고 생각되면서
    두려움을 속이기위해 저들 자신도 속는 모습이 안타깝기도 하고 한심하고 기막히기도 하여 숨이 막힙니다.
    인정하고 나면 편할건데,,고개 숙일줄 알면 모두가 평화로울건데...
    억지부리고 고집부리며 부러질지언정 강팍하게 밀고 나오는 그들이 답답합니다.

    • Favicon of https://dreamnet21.tistory.com BlogIcon 김명곤 2009.06.13 06:04 신고 address edit/delete

      우리 가슴을 시원하게 뚫어줄 정석과 묘수는 어디에 있을까요?

  11. 꿈꾸는 나날 2009.06.12 04:42 address edit/delete reply

    더이상 무얼 기대 할 수있을런지요... 차라리 포기가 빠르겠습니다.
    그런데 포기해버린 후가 걱정입니다.
    지금 역주행하는 이 모든것을 , 이 기간이 가고나면 과연
    다시 되돌릴 수 는 있는것인지......
    강바닥을 그렇게 파헤쳐 놓으면, 생태계는 어찌 될것이며, 다시
    되돌아 올 수는 있는것인지......
    참 캄캄합니다.
    참 못난 국민들이었습니다.
    걱정에 또 걱정입니다.

    • Favicon of https://dreamnet21.tistory.com BlogIcon 김명곤 2009.06.13 06:04 신고 address edit/delete

      한 번 되돌아가면 다시 길을 찾을 때까지 한참이 걸릴텐데... 걱정입니다.

  12. Favicon of http://momentor.pe.kr BlogIcon 엄마멘토 2009.06.12 23:46 address edit/delete reply

    정말이지 요즘은 '역주행'이라는 말이 너무나 와 닿네요.
    윗분께서 말씀하셨다시피 바둑판 뒤엎을까 걱정됩니다. 소통을 감히 바랄 수나 있을지 모르겠네요.
    전 그저 남은 3년 반은 이런 식으로라도 아무 일 못하고 지나갔으면 하고...
    2012년 대선 때 국민들이 정신 차렸으면 하는 마음 간절합니다.
    그만큼 좋은 분께서 후보로 나오셨으면 하고요.

    (실명을 쓰긴 부담스럽고...'아트걸'은 제가 선생님 처음 뵙던 시절 쓰던 제 첫 닉네임이지만, 지금 두아이 엄마 입장에서는 개인 블로그 밖에서 대외적으로 쓰기 민망하니.... 앞으로 이 닉으로 덧글 남기겠습니다. ^^)

    • Favicon of https://dreamnet21.tistory.com BlogIcon 김명곤 2009.06.13 06:06 신고 address edit/delete

      역주행하는 운전사를 바로 잡는 데 힘을 써야겠습니다. 힘이 많이 들겠지만...엄마멘토님의 닉을 존중하겠습니다.

  13. Favicon of http://aimhigh.co.kr BlogIcon altoran 2009.06.13 00:03 address edit/delete reply

    제도권안에서 교육을 받아오면서 쌓여진 제 지식안에는 "사상"과 "종교"를 결코 부정하지 못하지만 반면으론 가장 꺼려하는 의미의 단어로 마음에 새겨져 있습니다.

    이 두가지에는 사람답게 사는 것에 있어 필요하고 그렇게 의도된 많은 것을 분명 담고 있습니다만, 때론 이것으로 인해 사람이 사람을 짓밟고 죽이는 사실을 배워온 역사를 통해 알게되면서 그런 생각을 저버릴 수 없게 되었습니다.

    이 두가지에 있어 사람간에, 지역간에, 민족간에 이해관계가 다르면 전쟁을 불사했고 아무 연고없는 사람을 끔찍하고 처참하게 죽이는 학살을 인간 스스로가 자행해 왔음을 잘 알기 때문입니다.
    근세에 들어 민주주의가 어떤 의미로 퇴색되어 가고 있는지는 뭐라 꼬집어 표현하기 힘이 들 지경입니다만 이 나라는 민주주의는 없고 오로지 자본만능주의만 존재한다는 생각입니다. "성공"이라는 단어로만 치부되어온 전후 급속한 경제성장체제의 경제 발전이라는 기치아래 이제껏 보이지 않았던 아니, 볼 수 없었던 우리 삶의 어두운 그림자이겠지요. 더이상 부패라는 단어를 쓰기 부끄러울 정도로 지연, 학연으로 얽히고 섥힌 끊을 수 없는 고구마줄기 비리는 이루 다 표현하기 힘들것이라 여겨집니다.

    가치발전과 인식의 전환, 그리고 휴머니즘이 바탕이 된 나라이기를 소원합니다. 민주주의의 허상만을 보고 있는 건 아닌지...

    어떠한 사상이나 제도도 그리고 종교에도 휴머니즘이 바탕이 되지 않고는 그 바닥을 드러낼 수 밖에 없고 오히려 사람을 힘들게 하고 죽음으로 내몰게 하는 제도와 사상으로 변질 되어 갈 거라는 생각, 이제 이 나라는 그렇게 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지막 희망이자 작은 소원을 가져봅니다.

    오래전 어려웠던 시절이 오히려 그립습니다. 작은 소득에서도 힘들지만 이웃들과 함께 알콩달콩 작은 소망 바라며 살던 제 어린 시절이 정말 그립습니다.

    이 나라의 민주주의 ... 이젠 정말 가슴만 아픕니다.

    • Favicon of https://dreamnet21.tistory.com BlogIcon 김명곤 2009.06.13 06:07 신고 address edit/delete

      민주주의의 소중한 가치를 우리 모두 가슴에 담고 하루하루 살아야 할 것 같습니다. 힘이 들겠지만요.





연기 경력 10년쯤 된 어느 중견배우를 만났는데, 소주 한 잔을 기울이며 그가 한 말이 너무 인상 깊었습니다.

처음 연극을 시작한 신인 배우 시절, 저는 독재적인 연출가에게 연기를 배웠습니다. 그는 연습 내내 소리를 지르고, 화를 내고, 욕설을 하고, 때로는 손찌검도 했습니다. 어느 여배우는 지시한 연기를 제대로 못한다고 발길에 배를 채이기도 했고, 어느 남자 배우는 연출이 던진 재떨이에 맞아 눈자위의 살이 찢어지기도 했습니다.

배우들은 그가 시키는대로 움직일 뿐, 자신의 의견을 얘기하거나 연출의 지시에 반대할 수 없었습니다. 만약 그랬다가는 불호령과 함께 배역을 그만 둘 위험을 감수해야 했습니다. 연습장은 언제나 숨막히는 긴장과 폭발할 것 같은 불만 속에 가득 차 있었습니다.

저는 그 연출가 밑에서 몇 년 동안 극단 생활을 한 뒤, 다른 연출가의 작품에 출연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 연출가는 정반대로 민주적인 연출가였습니다. 배우들에게 이래라 저래라 지시를 하지 않고 하고 싶은대로  연기를 하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는 고함을 지르지도 않았고, 배우의 연기가 맘에 들지 않아도 매우 친절하고 부드러운 말로 설명하며 격려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저는 그런 연출 방식에 익숙하지 않았기 때문에 연기에 혼란이 생기고, 연출가의 그런 태도가 자신감이 부족한 것으로 여겨졌습니다. 그러면서 서서히 연출가를 무시하는 마음이 생겨나고, 연기에 대한 긴장도 해이해졌습니다.

연기란 배우 자신의 자율적이고 창조적인 노력으로
완성된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스스로 연기를 완성해 간다는 게 너무 힘들기 때문에  저는 지금 독재적 연출가와 민주적 연출가 사이에서 
심각한 혼란에 빠져 있습니다.



그의 고민을 들으면서 어쩌면 우리 사회의 구성원 모두가 그 배우와 흡사한 혼란을 겪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연기란 인간의 내면으로부터 우러나는 것이고, 내면은 스스로의 힘으로 키워내는 것입니다. 우리 사회 역시 내부의 창조적 힘으로 스스로 굴러 갈 때 생명력을 갖게 됩니다.


그런데 아직도 우리 마음속에는 스스로의 힘으로 이 사회를 민주적으로 가꾸어 나가겠다는 욕구보다 강력한 지도자의 독재적 리더쉽에 의지하는 욕구가 더 크게 자리잡고 있는 건 아닐까요? 그러한 욕구는 민주주의를 후퇴시키는 결정적 원인이 됩니다.

때마침 '민주주의의 후퇴를 우려하는 서울대학교 교수 일동' 124명이 6월 3일에 서울대 신양인문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선언문을 발표했군요.


......지난 수십 년간 온갖 희생을 치러가며 이루어낸 민주주의가 어려움에 빠진 현 시국에 대해 우리들은 깊이 염려하고 있다. 작년 '촛불집회'에 참여한 일반 시민들에게까지 소환장이 남발되었고 온라인상의 활발한 의견교환과 여론수렴이 가로막혔으며, 이미 개정이 예고된 집회 관련 법안들의 독소조항도 시민사회의 강한 비판에 부딪히고 있다.

현 정부가 출범한 이후 언론의 자유와 독립성 또한 훼손되었다. 주요 방송사가 바람직하지 못한 갈등을 겪는가 하면, 국회에서 폭력사태까지 초래한 미디어 관련 법안들은 원만한 민주적 논의절차를 거쳤다고 말하기 어렵다. 여야의 동의로 지난 3월 미디어발전 국민위원회가 국민적 합의 도출을 위해 출범했지만, 여당 측 위원들이 회의 공개나 국민여론 수렴을 반대함으로써 위원회는 표류하고 있다. 국민 다수가 언론법 처리 강행 방침을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최근의 여론조사 결과를 굳이 상기하지 않더라도, 이런 흐름은 민주주의의 기반인 언론의 자유를 허물어뜨리는 일이라 아니할 수 없다.

그 뿐 아니다. 현직 대법관의 '촛불집회' 재판 개입 사건에서 보듯이, 현 정권은 사법부의 권위와 독립성에 대한 국민적 신뢰에 상처를 입혔으며, 그에 따라 재판의 독립을 수호하려는 전국 법관들의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국민여론에 따라 일단 포기했던 '한반도 대운하'는 '4대강 살리기'로 탈바꿈하여 되살아나고 있으며, 지난 십여 년 동안 대북정책이 거둔 성과도 큰 위험에 처했다. 특수고용직 노동자가 목숨을 끊고 비정규직 노동자가 기본권 보장을 요구할 때 집회의 강제 해산과 노동자 대량연행과 구속으로 맞서는 일 또한 구시대적 대처임이 분명하다.

문제는 정치노선의 차이나 이념의 대립이 아니라 기본적인 인권 존중과 민주적 원칙의 실천이다. 모든 국민의 삶을 넉넉히 포용하는 열린 정치를 구현하는 정부의 노력이 참으로 절실한 시점이다......


그런데 ‘대한민국어버이연합’이라고 밝힌 단체 회원 20여 명이 고성을 지르며 단상으로 몰려들고, 그 중 한 회원은 시국선언문을 찢어 바닥에 내팽개치기도 했다고 합니다. 이들의 소란으로 기자회견은 잠시 중단됐고, 학생들의 만류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한참 동안 고성과 삿대질로 참가 교수들에게 욕설을 퍼붓기도 했다고 합니다.


서울대에 이어서 중앙대 등 전국 각 대학 교수들의 시국선언이 이어지고, 참여연대·한국여성단체연합·환경운동연합 등 30여개 시민·사회단체들도 시국모임을 갖고 입장을 발표했다고 하니 그러한 충돌과 혼란은 앞으로 더욱 뜨겁게 우리 사회를 달구어 나갈 듯 합니다.

지금 우리 사회는
자율적이고 창의적인 민주사회를 가꾸어 나가기 위해 "80년대의 뼈아픈 진통"을 또다시 겪고 있는 것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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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Favicon of https://milyung.tistory.com BlogIcon 미령 2009.06.04 12:48 신고 address edit/delete reply

    젊은이들이 민주주의, 정치에 대한 관심만 있다면 미래는 밝다고 생각합니다.
    저런 분들은 지는 꽃이지만 젊은이들은 피는 꽃이니까요.

    걱정되는것은 생각보다 정치에 관심들이 없어보인다는 것...
    뭐 저도 이명박정부가 들어서기 전까지는 정치가 뭐지? 하던정도였으니까요...

    이명박정부에 고마워해야할까요...

    • Favicon of https://dreamnet21.tistory.com BlogIcon 김명곤 2009.06.05 09:23 신고 address edit/delete

      젊은이들이 민주주의의 미래를 다시 고민해야 할 때가 온 듯 하네요.

  3. Favicon of http://123123 BlogIcon 왜그리남탓을 2009.06.04 13:07 address edit/delete reply

    민주주의가 후퇴하고 있다면서 왜 투표율은 바닥을 칠까요. 민주주의가 후퇴한게 아니라 후퇴시킨겁니다.
    누구의 탓도 아닌 우리의 손으로 민주주의를 포기해놓고 왜 이제와서 남욕만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과연 지금
    이명박정부탓부터 하고보는 사람들 중에서 몇명이나 투표햇을까요? 최저득표율로 뽑은 대통령인데 말이죠.

    독재정권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박정희정권을 그리워하는 사람들보면 어이가 없습니다. 물론 현명한 독재자, 무능력한 대통령 둘중에 뭐가더 낫냐? 라고 물으면 쉽게 대답하기 힘들겠죠. 하지만, 적어도 지금 이명박정권은 우리가 뽑은거고 우리가 책임을 져야합니다. 그렇게 맘에 안들면 한나라당,민주당에 표를 안주면 되는겁니다.

    한나라,민주당 둘다 노무현전대통령 공격,방관한건 똑같은데 떨어진 한나라당 지지율이 민주당으로 흡수되는걸 보면 민주주의에 맞는 시민들은 아직 별루 없는것같습니다.

    투표를 포기한순간 정치인에건 아무런 할말도 없는겁니다. 권리는 포기해놓고 왜이리도 요구만 많아지는지 모르겠습니다. 투표합시다. 그게 진정한 이명박탄핵입니다.

    이번 사태로 한나라당 당선을 막아버리면 이런사태들이 맘대로 못일어나겠죠. 막장짓=선거필패 라는 공식을 만들어줘야합니다. 사실 정치인들이 제일 무서워할만한건 다른게 아닌 당선이 안되는거니까요.

    • 꼬마 2009.06.04 15:01 address edit/delete

      분명히 최저의 투표률였으니 뽑지 않은 이들이 더 많겠죠. 그들에게도 꽤 큰 책임이 있을껍니다.
      뽑은 사람들만큼요.
      결국은 멍청한 사람들이 많다는게 문제겠죠.
      자유를 주면 그 자유를 쓸수 없는 멍청한 사람들..
      저는 투표를 안한 사람도 한심하지만 뽑은 사람도 정말.. 역겨워요.
      어떻게 저런 사람을 뽑을까 싶어서..
      저희 가족은 다 다른 사람 뽑았죠.
      저희 가족은 정말 이 사람은 대통령감이 아니다 생각했었죠.

    • Favicon of https://dreamnet21.tistory.com BlogIcon 김명곤 2009.06.05 09:26 신고 address edit/delete

      우리 사회의 구성원들이 스스로 책임감을 가지고 우리 미래를 가꾸어야겠지요.

  4. 2009.06.04 13:08 address edit/delete reply

    잘 읽었습니다

  5. 참나 2009.06.04 13:19 address edit/delete reply

    나도 애둘아빤데 어버이연합님들..한번 붙어보실래요?이인간들은 무저항 평화적인 사람들한테만 가서 행패인지.한대 맞으면 석달 열흘은 못일어나게 생기신양반들이...ㅉㅉ

  6. 수레국화 2009.06.04 13:20 address edit/delete reply

    공감 합니다. 저 역시 80년대 후반에 대학을 다닌자로서 근래 한국의 정치현실이 너무 안타깝습니다. 최루탄과 돌덩어리들의 난무로 얼룩졌던 그때의 혼란이 다시 나타난 것 같아요.. 정치란 이렇게 후퇴도 하는군요.. 더이상 두렵고 슬픈일들이 일어나지 말아야 할텐데 말이죠... 글 잘 읽고 갑니다.. 김명곤 님도 계속 화이팅해 주세요...~~

    • Favicon of https://dreamnet21.tistory.com BlogIcon 김명곤 2009.06.05 09:28 신고 address edit/delete

      그 시절이 다시 반복된다는 건 너무 불행한 일입니다.

  7. 5132 2009.06.04 13:48 address edit/delete reply

    저는 여태 한 번이라도 노무현 대통령이나 열린우리당에 표를 준 적은 없지만 마음으로는 항상 노대통령 편에 서 있었던것 같습니다. 심지어 FTA나 이라크파병때까지도 말이죠. 엄청나게 노력해서 좁은 기회의 문을 뚫고 성공했다는 점 빼고는 말투/억양부터 성격, 정치적 성향, 등 모든 것에 동질감을 느끼는것이 이유였던것 같습니다. 그런터라 최근 YTN에서 나왔던 88년 부산 동구에서 당선된 노무현이라고 자신을 소개하면서 시작하는 국회에서의 대정부질문? 동영상이 가슴을 때립니다. 이제 겨우 40을 갓 넘긴 초선의원 노무현의원의 발언장면, 보고 또 볼수록 울컥하던 감정을 넘어 '제 발이 저린' 동료의원들의 고성속에 발언을 이어나가다 짧게 얼굴에 스쳐지나가는 씁쓸한 표정, 냉소띈 얼굴로 물 한 모금 들이키고 단상을 떠나는 그의 모습에 다시 한 번 그에게 매료됐습니다. 이번에는 국회의원 노무현에게 말이죠. 아.. 저런 사람에게 표 한번 주었던적 없으니 더욱 참담한 심정입니다.

  8. 한숨만 2009.06.04 14:09 address edit/delete reply

    저 할아버지들..돈 몇푼에 양심팔면서 저런짓하면서 집에가서는 자식들에게 올바르게 살아야한다고 말하겠지...저런 망국적인 행동 하나하나가 나라를 망치는거라는걸 모르니 저런짓을 하는거겠지...

    • Favicon of http://www.vincentkwak.com BlogIcon Vincent 2009.06.04 15:48 address edit/delete

      잘못 아신게 있는데 저런 분들 집에 가서 자식들이랑 대화 안합니다 혹은 못합니다 기회가 있더라도 올바르게 살라고 얘기 안합니다

    • Favicon of https://dreamnet21.tistory.com BlogIcon 김명곤 2009.06.05 09:30 신고 address edit/delete

      저 역시 한숨만 나는군요.

  9. ㅁㅁ 2009.06.04 14:12 address edit/delete reply

    ㅁㅁ

  10. 애정만세 2009.06.04 15:04 address edit/delete reply

    시민혁명이 없이 얻어걸린 민주주의라 그런겁니다. 의식은 없는데 서양만큼의 민주주의체제가 덜컥 주어졌으니
    다들 혼란스러울수밖에요. 민주적이었다고 불리던 이전 정권들도 뒤늦게 민주주의를 완성해가고 있던 단계였을뿐, 의식이 여전히 그자리인데 그자체로 완성되었다고 볼수 없었다고 생각합니다..지금은 그보다 훨씬 더 퇴행하고 있지만. 유시민씨 말처럼, 후불제 민주주의라서 그런게 아닐까요. 갈길이 멀어보입니다.

    • Favicon of https://dreamnet21.tistory.com BlogIcon 김명곤 2009.06.05 09:32 신고 address edit/delete

      민주주의를 향한 길은 멀고 멀기만 하군요.

  11. 한마디 2009.06.04 15:55 address edit/delete reply

    현 정권의 생각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시대착오'

    • Favicon of https://dreamnet21.tistory.com BlogIcon 김명곤 2009.06.05 09:33 신고 address edit/delete

      역사의 시계가 뒤로 돌아가는군요.

  12. 언저리 2009.06.04 16:42 address edit/delete reply

    만약에...
    저 노인들이 회의장에 입장할 때
    혹시라도 소란을 일으킬지도 모른다며
    노인들의 회의장 입장을 원천봉쇄했다면
    저 노인들은 뭐라고 항의를 했을까요?

    자신들이 누리고 있는 민주주의의 열매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나 좀 알고 따먹었으면
    좋겠네요.

    • Favicon of https://dreamnet21.tistory.com BlogIcon 김명곤 2009.06.05 09:34 신고 address edit/delete

      민주주의를 향한 길을 멀고도 험난합니다.

  13. 언저리 2009.06.04 16:45 address edit/delete reply

    아! 다시 생각을 해보니...
    저 노인들은 민주주의의 권리를 행사한게 아니라
    독재세력의 하수인 자격으로 실력을 행사한 것이겠군요...;;

  14. 고갱이 2009.06.04 18:20 address edit/delete reply

    어버이 연합? 보수라면 왜 교수들이 시국선언을 하는지 들어보고 그에 합당한 논리로 얘기를 해야지 무조건 소리만 지르면 다냐? 꼭 국회의원인줄 알아..

    • Favicon of https://dreamnet21.tistory.com BlogIcon 김명곤 2009.06.05 09:34 신고 address edit/delete

      토론과 대화로 문제를 해결하는 사회가 건강한 사회지요.

  15. Favicon of http://ggholic.tistory.com BlogIcon 달콤 시민 2009.06.04 21:14 신고 address edit/delete reply

    와.. 비유가 정말 가슴에 콕 박히는 비유입니다.. 자율성이라는 것.. 더 많은 사람들이 읽고 공감했음 좋겠네요

    • Favicon of https://dreamnet21.tistory.com BlogIcon 김명곤 2009.06.05 09:35 신고 address edit/delete

      자율성, 창의성...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단어인 듯 합니다.

  16. Favicon of http://loyalty.tistory.com BlogIcon bonheur 2009.06.04 22:12 신고 address edit/delete reply

    이런 식으로, 80년대를 연상시키는 방식으로 퇴보할 줄 알고 그들을 뽑았던 것은 아니었을텐데...

    그건 그렇고, 어버이연합이라는 이름과 정작 하는 일은 전혀 다르군요. -_-;;

    • Favicon of https://dreamnet21.tistory.com BlogIcon 김명곤 2009.06.05 09:36 신고 address edit/delete

      이름에 맞는 사랑과 따뜻함이 아쉽네요.

  17. 해결책은 2009.06.04 23:34 address edit/delete reply

    의외로 쉽네요. 우리가 모두 어버이 연합에 가입하면 안될까요?

  18. 어버이연합이라뇨 2009.06.05 02:46 address edit/delete reply

    어버이 연합이라뇨 할아버님 알바연합이죠.. 다른 분 블로그에서 보았는데 마치 누군가 모셔오고 모셔가는 것처럼 한차에 타고 떠나시던데요.

    우리 국민들은 이미 강압을 그리워하는 그런 유치한 단계를 넘어 이제 민주주의가 정착되었다는
    과신에 빠진 것이 실수 였죠.
    일제와 독재등 과거청산을 하지 않고 쉽게 용서하는 국민성이 문제였던 것이구요.

    자유란 잃어버린 후에야 깨닫는 다고 했던걸...새삼 배우고 있는 중일 뿐입니다.

    • Favicon of https://dreamnet21.tistory.com BlogIcon 김명곤 2009.06.05 09:37 신고 address edit/delete

      자유, 민주주의...그리운 단어입니다.

  19. Favicon of http://blog.daum.net/sunup-ok BlogIcon O.M.S 2009.06.07 03:52 address edit/delete reply

    제가 여기 들어오게 된 입구가 이 글인데요,
    몇번을 다시 보고 생각해보아도 그동안 누적되어진 우리들 모습이
    이글 '어느 중견배우의 혼란'이란 이야기의 비유만큼 적확한 표현은 없는것 같습니다.

    글이란 단지 활자들의 조합이 아니라 이처럼 강력한 메세지를 전할수 있을때 비로소 힘이 있나 봅니다.
    저역시 모든 면에서 그런 상황에 놓여 있었던것 같습니다.
    새삼 자꾸자꾸 생각하게 됩니다.

    • Favicon of https://dreamnet21.tistory.com BlogIcon 김명곤 2009.06.09 16:48 신고 address edit/delete

      중견 배우의 이야기는 우리의 자화상인 듯 합니다. 오늘의 많은 문제를 생각하게 해주는 이야기지요.

  20. 박형열 2009.06.14 09:50 address edit/delete reply

    일본의 에니메이션중에 " 은하영웅전설" 이라는 은하계의 전쟁과 정치 인간관계등을 다룬 에니메이션이 있습니다. 제목만 보면 유치찬란할것 같지만 전반적인 내용이 진중하며 상당히 전문적인 정치적인 견해를 찾아볼수 있습니다. 그중 민주주의 국가인 지구사람들의 정치는 답답하고 속상한게 보느내내 한국정치와 판박이란 생각이 들더군요.
    그 에니메이션에 등장하는 건강하지 못한 우경화집단은 이미 국가보단 자신들의 집단을 위해서 무엇이든지 할수 있는 존재로 바뀌어 가더군요.
    그 부폐한 집단은 자신들을 지지해줄수있는 무지하고 귀가얇으며 생각이 단순한 사람들을 찾아 나라를 폭력과 비논리로 강압하려합니다.

    전경,경찰,검찰,언론,노인 들을 보면 안타깝습니다.

    어떻게 된게 그 에니메이션속에 비극적인 장면들 그대로이니 말입니다.

    • Favicon of https://dreamnet21.tistory.com BlogIcon 김명곤 2009.06.14 10:56 신고 address edit/delete

      집단적 광기와 세뇌에 관한 말씀, 공감합니다. 은하영웅전설...좋은 작품 소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꼭 찾아서 봐야겠군요.

  21. 카라 2009.07.06 12:03 address edit/delete reply

    저는 영문학을 전공하고 있습니다.
    그저 언어가 좋아서, 영어든 중국어든 일본어든,
    (아마 차후에는 어디 언어에 빠져있을진 모르겠지만...ㅎㅎ)
    가리지 않고 그냥 흡수하는 즐거움이 있거든요.

    이제 4학년 1학기 힘들었던 기말고사를 마치고,
    달콤한 듯 달콤하지 않은 휴식의 날을 만끽하고 있습니다.
    이유는 논문의 압박이...^^

    제가 하고픈 얘기는,
    이 자본주의 사회와 산업사회를 가장 먼저 일으키고,
    수많은 우여곡절, 화려했던 날들과 고통스런 날들을 다 거쳐 보낸
    영어권 문화를 계속 공부하다 보니, 어떤 답답증이 밀려들고, 우울함이 계속됐었지요
    기계문명,물질문명등에 잠식당해 피폐해져가는 영혼들의 고뇌와 고통, 절망속에서
    자본,산업사회를 부정하며 인간의 정체성을 갈구하고, 싸우고, 외쳐댔던 작가들,
    사상가들, 개혁자들. 그리고 현재의 서구.
    현재의 서구는 그냥 순탄히 만들어진게 아니었지요. 그들을 따라갈 이유도 없지만.

    서구의 물질,자본,기계문명,정신문명과의 싸움은 200년이 넘었지요.
    우리는 이제 겨우 60여년 입니다.
    머리로는 알면서도 항상 잊고 지내지요.
    그래서 조금은 희망을 가져봅니다.

    지금은 성장통이라고 마음가져 보려구요.

    옳바른 길로 가려고 노력하는 한 사람 한 사람이 점점 늘어나게 되면,
    우리나라도 언젠가는 성인이 될 날이 오겠지요.
    그러므로 어린아이부터 옳바르게 지도하고, 키워야겠지요? ^^
    물론 그 부모나, 성인들은 말할것도 없이 옳바른 실천을 해나가야겠지요.

    그리고,
    왜 인문학이 활성화 되야 하는지 크게 느끼고 있는 계절입니다.
    그전엔 그냥 막연했었거든요.

    • Favicon of https://dreamnet21.tistory.com BlogIcon 김명곤 2009.07.06 14:57 신고 address edit/delete

      우리 사회가 성장통을 겪고 있다는 말씀에 공감합니다. 성인이 되기까지는 시간이 좀 필요하겠죠. 그런 고민과 갈등을 풀어나가는 데 영문학과 인문학의 역할도 대단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건투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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