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곤의 세상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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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블로그는 연극, 영화의 예술현장에서 배우로, 작가로, 연출로, CEO인 국립극장장으로, 문화관광부 장관으로 살아 온 제가 예술과 인생에 대해 느끼는 여러가지 생각들을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고 나누는 만남의 공간입니다.
by 김명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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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5'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11.05.23
    ‘나는 가수다’, 잔혹한 게임규칙을 바꿔라 (37)

그동안 시나리오와 뮤지컬 대본 집필하느라 블로그에 오랫동안 글을 못올렸습니다. 오랫만에 5월 23일자 <기자협회보>에 글을 썼는데, 그 글을 올리는 것으로 벗들에게 인사드립니다.

 
MBC 우리들의 일밤 <서바이벌-나는 가수다> 열풍이 뜨겁다.


매주 방송 될 때마다 혼신의 힘을 다해 노래하는 가수들의 공연은 어느 콘서트나 음악프로그램보다 시청자들을 감동에 빠뜨린다. 나 역시 ‘나가수’의 팬이다. 임재범, 박정현, 김연우, BMK 등 나한테는 낯설었던 가수들의 가창력에 놀라고 그들의 열렬한 지지자가 되었다. 그러면서도 이 프로그램에 대해 한 가지 가시지 않는 의문이 있다. “왜 꼭 꼴등을 탈락시키는 게임의 규칙을 만들었는가?” 하는 의문이다.

시청자들의 관심도 누가 꼴등을 하느냐에 쏠려 있고, 참가하는 가수들의 관심도 꼴등은 하지 않아야겠다는 데 쏠려 있다. 1등을 해봤자 다음 번에 꼴등을 할 수도 있으니 1등은 별스런 의미를 가지지 못한다. 모두들 죽어라 연습을 하고 다리가 후들거릴 정도로 에너지를 쏟아가며 꼴등을 하지 않으려 기를 쓴다. 참으로 희한한 전대미문의 가수 서바이벌 게임에 온 국민의 관심이 쏠려 있다.

얼마 전에 노래를 부르는 젊은 국악인에게 국악에도 ‘나가수’ 같은 프로가 있으면 재미있겠다고 얘기를 했더니 “로마의 원형 경기장에서 피투성이가 되어 싸우는 검투사가 되라는 말입니까?”라며 반대하는 것이었다. 이유를 물어 보니 검투사들은 싸움에서 승리를 해봤자 노예로부터 풀려나는 것도 아니고 다음 번 싸움에서 더 센 사람에게 죽어 나갔는데, ‘나가수’가 가수들을 그 규칙으로 싸우게 하니 싫다는 것이었다. 말을 듣고 보니 일리 있는 지적이었다. 칼과 창으로 피를 흘리며 싸우는 검투사와 성대와 악기로 노래를 부르는 가수의 경연이 같을 수는 없지만 그 본질은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들은 가수가 되어 보겠다고 온갖 서바이벌 경연 프로그램에 목을 매는 신인들이 아니다.

저마다 자기 분야에서 내로라 한 실력으로 활동을 해 오던 직업 가수들이다. 그런데 자신의 노래도 아닌 남의 노래 한두 곡 부른 결과로 꼴등이 되는 순간에 그동안 쌓아 온 명성과 자존심이 한꺼번에 무너질 수도 있는 위험한 서바이벌 게임에 자의로 또는 타의로 참가한 것이다. 난 살아남은 가수들의 기쁨과 영광보다 탈락한 가수들이 받았을 수모와 상처가 가슴 아프다. 그 아픈 기억이 평생 낙인이 되어 그들을 괴롭히지 않을까 심히 걱정된다. 그들의 가슴 속 상처가 칼과 창으로 찔린 상처보다 아프지 않다고 누가 감히 말할 수 있을까? 꼴등으로 탈락한 정엽과 김건모와 김연우가 죽은 것은 아니지만 그들이 흘린 눈물과 상처는 일반인의 상상을 뛰어 넘을 것이다.

가수들이 열정을 다해 노래를 부르는 동안 나 역시 엄청난 감동을 받고 행복해 했다. 그러다가 그들을 의자에 앉혀 놓고 순위 발표를 할 때면 노래를 통한 감동은 다 잊어버리고 불안과 초조에 떠는 가수들의 표정을 보며 가학적 취미를 즐기는 자신을 보고서 몸서리가 쳐졌다. 그 순간의 내 마음은 누가 피를 흘리며 죽을지 가슴 졸이는 로마 시민의 잔인한 마음과 조금도 다르지 않았으리라.
 

꼴등을 뽑지 말고 최고의 감동을 준 가수를 뽑아 그를 떠나보내는 방식으로 바꾸면 어떨까?
 
그에게 국민에게 감동을 준  ‘가수왕’이라는 영광과 찬사도 몰아주고, 상금도 듬뿍 주고, 멋진 고별 공연도 마련하는 방식으로 바꾼다면? ‘누가 누가 꼴등인가’ 라는 부정적이고 가학적인 어둠의 에너지를 긍정적이고 따뜻한 축제의 에너지로 바꾼다면? 시청률 때문에 안 된다고? 시청자들을 ‘잔혹 서바이벌 게임의 공범자’로 만드는 시청률이라면 차라리 무시하는 게 낫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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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조종범 2011.05.30 10:17 address edit/delete reply

    모든 초목이 깊어가는 싱그러운 초여름 따스한 햇살이 목덜미를 훈훈하게 감싸주네요. 안녕하세요 선생님 조종범입니다,
    그동안 선생님의 안부가 궁금했는데... 밝게 웃고계신 선생님의 모습이 담긴 사진과 우리들의 일밤 나는가수다를 잘보고 계신다는 선생님편지 잘보았습니다 그래요 가수는 최선을 다해 열창하는데 시청하는 우리들은 감동그자체지요. 그런데 평가를 내린다는것이 저도 조금은 그랬는데... 선생님께서 좋은 느낌과 의견을 해주시네요.
    선생님 그동안 시나리오와 뮤지컬 준비하시느라 바쁘셨어요. 작품에 기대가 됩니다 선생님께서 열정을가지고 준비하신 공연 연극을 저도 보면서 그속에 담겨있는 삶의 애환과 따뜻한 온기를 느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지방공연은 없으신가요??
    선생님 항상 건강하시고 우리들에게 더좋은 작품 끊임없이 보여주시며 귀감이 되는 훌륭한 예술인이 되어 주십시오.
    선생님 보고싶습니다.
    어느땐 한나절을 그리움으로 헤메일때도 있습니다. 제가 서울로 갈까요? 무주로 갈까요... 잠시 시간을 허락해주세요
    평일 주말 다 좋아요. 선생님 뵐수만 있다면 가겠습니다. 복잡한주말 늦은오후 많으사람들중에 혹시나 있을까 찾아보고픈 단 한사람 입니다.
    2011.5.30 회사에서 조종범올림 010 5620 9017

    • Favicon of https://dreamnet21.tistory.com BlogIcon 김명곤 2011.06.03 07:54 신고 address edit/delete

      오랫만입니다. 저의 글을 좋아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분주한 일상에서 자주 글을 못 올리고 있습니다. 선생님을 만나는 것도 조금 더 시간이 흐른 다음에 가능할 듯 합니다. 그럼 행복하세요.

  3. Favicon of https://moafarm.tistory.com BlogIcon 투덜이농부 2011.05.30 23:33 신고 address edit/delete reply

    좋은제안 이시긴 한데..

    평상시에도 그닥;;보기 힘든 분들;;;

    단박에 1등하실;;;;위인이면

    몇주차 3~~5등 하셔야 더 볼듯한;;;;;;;것도 ;;;;;;

    아..암튼 나가수는 순위를 떠나


    음악의 진정성...을 젊은 세대가 알아가길;;;헀음 하는 바램이..

    귀가 너무 지쳐가요....ㅠ.ㅠ

    • Favicon of https://dreamnet21.tistory.com BlogIcon 김명곤 2011.06.03 07:57 신고 address edit/delete

      좋은 음악을 듣는 감동을 배가시켜주면 좋겠지요.

  4. 끼득이 2011.05.31 08:56 address edit/delete reply

    동안 흔적이 안보여서 어디 아프신가 괜히 걱정했더랬습니다.
    일로 바쁘셨다니 안심이고요.
    주말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임재범의 노래는 저절로 눈감고 듣게되는 마성이 있더군요.
    출연한 모든 가수분들 다 뛰어나십니다. 이렇게라도 얼굴을 보니 좋은점도 있습니다.요

    • Favicon of https://dreamnet21.tistory.com BlogIcon 김명곤 2011.06.03 07:55 신고 address edit/delete

      음악 그 자체는 감동입니다. 그 음악을 더 기쁘게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찾으면 좋을 텐데 말입니다.

  5. may 2011.06.05 22:16 address edit/delete reply

    나가수는 시청자를 위한 티브이 프로그램입니다
    1등을 떠나보내자구요? 나가수가 감옥입니까? 모범수 석방시키나요?
    출간된책이 베스트셀러 1위하면 절판해야겠네요? 다른책들도 팔리도록?
    본말이 전도된 발상으로... 잠시 착각하신듯 합니다

    • Favicon of https://comcreat.tistory.com BlogIcon 하이파이브 2011.06.05 23:26 신고 address edit/delete

      시청자를 진정으로위하는게 무엇인지 생각해보게되던데요~

  6. 2011.06.08 21:17 address edit/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7. Favicon of https://estel.tistory.com BlogIcon 아스라이 2011.06.09 18:54 신고 address edit/delete reply

    주옥같은 노래들을 들을 수 있어 기쁘긴 했습니다만, 느낌에 가수들을 벼랑 끝까지 몬 뒤 목을 조르고 피투성이로 만들어 착취한 노래라는 생각도 가끔은 들었어요... 어느 면에서는 공감합니다... 자의로라면 몰라도 타의로 끌려오는 가수는 없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 Favicon of https://dreamnet21.tistory.com BlogIcon 김명곤 2011.06.18 06:26 신고 address edit/delete

      주옥같은 노래들을 좀 더 즐겁게 들을 수 있는 방법이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8. Favicon of https://wunderkammer.tistory.com BlogIcon 작은이 2011.06.13 17:22 신고 address edit/delete reply

    잔혹한 게임을 하니까 사람들이 보는 겁니다.
    룰을 바꿔 안 잔혹하게 하면요? ....... 시청률 한자리수 나올 겁니다.
    긴장감 없는 음악 프로그램들이 다 그랬거든요.... 히유.

    • Favicon of https://dreamnet21.tistory.com BlogIcon 김명곤 2011.06.18 06:27 신고 address edit/delete

      그럴지도 모르지만 반대로 더 좋은 시청율이 나올지도 머르겠네요.

  9. Favicon of http://leejangsuk.tistory.com BlogIcon 이장석 2011.06.17 08:42 신고 address edit/delete reply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글이군요. 잘 읽었습니다.

    • Favicon of https://dreamnet21.tistory.com BlogIcon 김명곤 2011.06.18 06:28 신고 address edit/delete

      나가수 자체가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프로네요.

  10. Favicon of http://www.funnygames.co.uk/bow-and-arrow-games.html BlogIcon bow and arrow games 2011.07.19 18:30 address edit/delete reply

    나가수는 시청자를 위한 티브이 프로그램입니다

  11. Favicon of http://www.bestelectricacousticguitars.com BlogIcon best acoustic electric guitar 2011.09.26 07:14 address edit/delete reply

    저런 무공해를 드시니.....
    노을님 가정은 건강하지 않을수가 없겠네요^&^

  12. Favicon of http://www.customassignmenthelp.co.uk BlogIcon assignment help 2011.10.13 23:27 address edit/delete reply

    술에 절어 지내면서 예술적 영감에 가득 찬 천재인 양 행세하고, 세속적인 모든 것을 경멸하고, 교만과 자

  13. Favicon of http://www.customassignmenthelp.co.uk/java-assignment-help.html BlogIcon java assignment help 2011.10.13 23:28 address edit/delete reply

    에 가득 찬 천재인

  14. Favicon of http://www.customassignmenthelp.co.uk/physics-assignment-help.html BlogIcon physics assignment help 2011.10.13 23:29 address edit/delete reply

    반대로 더 좋은 시청

  15. Favicon of http://www.ukessayhelp.com/essay-help.html BlogIcon essay help 2011.10.16 22:58 address edit/delete reply

    되기까지 발생한 모든 추천의 기여도를 다양한 방법으로 평가합니다. 또 이를 <열린편집자> 순위에 반영함으로써 좋은 기사를 가

  16. Favicon of http://www.ukessayhelp.com/assignment.html BlogIcon assignment help uk 2011.10.16 22:59 address edit/delete reply

    ... 이에 유권자들부터 좀 달라져야겠

  17. Favicon of http://www.ukessayhelp.com/dissertation-help.html BlogIcon dissertation help 2011.10.16 23:01 address edit/delete reply

    벼랑 끝까지 몬 뒤 목을 조르고 피투성이로 만들어 착취한 노래라는 생각도 가끔은 들었어요... 어느 면에서는 공감합니다... 자의로라면

  18. BlogIcon food photography 2011.10.19 02:57 address edit/delete reply

    벼랑 끝까지 몬

  19. Favicon of http://www.baariz.com/ BlogIcon hiv and aids treatment 2011.10.20 04:32 address edit/delete reply

    예술에 등수 매긴다는 게 얼마나 위험한지 보여주는 프로네요`

  20. Favicon of http://www.kemetart.com BlogIcon Egyptian Jewelry 2011.10.20 04:33 address edit/delete reply

    매긴다는 게 얼마나 위험한지 보여주는 프로네요`

  21. Favicon of http://www.remax.co.za/Property-in-Somerset-West/Western-Cape/South-Africa/ BlogIcon somerset west property 2011.10.20 15:50 address edit/delete reply

    아르바이트를 했다. 시간제 그룹지도도 하고, 개인 지도도 하고, 입주해서 먹고 자며 가르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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