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곤의 세상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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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블로그는 연극, 영화의 예술현장에서 배우로, 작가로, 연출로, CEO인 국립극장장으로, 문화관광부 장관으로 살아 온 제가 예술과 인생에 대해 느끼는 여러가지 생각들을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고 나누는 만남의 공간입니다.
by 김명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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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세계소리축제'에 해당되는 글 8건

  1. 2010.10.22
    술에 취해 공연 못한 주인공, 어찌할 것인가? (20)
  2. 2010.10.20
    '가을의 기도'로 포스팅을 시작하며 (18)
  3. 2010.09.27
    전주세계소리축제 관계로 블로그 쉽니다. (37)
  4. 2010.09.20
    명절 스트레스 날려버리는 특효약, 배려 (8)
  5. 2009.11.29
    전주세계소리축제 '광대의 노래' 이벤트 (39)
  6. 2009.06.20
    판소리 부르는 미녀 로봇 '에버'를 아시나요? (27)
  7. 2009.05.10
    천년 고도 간직한 전주 한옥마을에 가보니 (19)
  8. 2009.05.05
    장관 껍데기 훌훌 벗고 광대로 돌아와보니 (24)
오래 전에 어느 극단에서 일어난 사건입니다. 

공연 첫날, 주인공을 맡은 배우가 공연 1시간 전까지 나타나지 않는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집으로 전화를 걸고 사방으로 수소문을 해보아도 도무지 간 곳을 알 길이 없었습니다. 모두들 어쩔 줄 모르고 당황하고 있을 때, 어떤 배우가 자신이 주인공의 대사를 모두 외우고 있으니 대신하면 어떻겠느냐고 말했습니다.

단장은 마음이 놓이지 않았으나 어찌됐든 막은 올려야 되겠기에 급히 역할을 바꿔 막 올릴 준비를 했습니다. 드디어 막이 오르고 모두들 숨 죽이며 지켜보는 가운데 대역배우가 등장했습니다. 그런데 그 배우는 대사 하나 동작 하나 틀리지 않고 주인공의 역할을 아주 잘 해냈습니다. 오히려 선배 주인공보다 더 잘하는 것 같았습니다.

공연이 끝나자 박수가 터지고 단원들이 새 주인공을 둘러싸고 칭찬의 말을 나누고 있을 때, 진짜 주인공이 무대 뒤로 헐레벌떡 뛰어 들어오더니 후배에게 달려가 뺨을 후려갈겼습니다.

고함을 지르며 펄펄 뛰는 그의 말을 종합해보니 사연은 이러했습니다. 

전 날, 총연습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가는 주인공에게 후배 배우가 다가와서 술을 한 잔 하자고 했답니다. 주인공은 평소에 술을 무척 즐기던 터라 두말없이 따라갔답니다. 

그들은 주거니 받거니 하며 술을 마셨는데, 이야기는 주로 주인공 연기에 관한 것이었답니다. 그는 후배가 선배의 연기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비평하는 게 화가 나서 술을 자꾸 마시고, 술에 취한 그들은 서로 다투었답니다. 

그러자 후배가 죄송하다고 하며 자기가 2차를 사겠다고 했답니다. 그는 후배와 함께 2차를 가서 화해한 뒤, 곤드레만드레 취하게 마셨답니다. 그리고  나서 3차를 가는 동안에 그는 점점 정신을 잃어 갔답니다. 

그 뒤로는 어떻게 됐는지 기억이 안 나는데 깨어보니 이미 공연 시간이 지났고, 어딘지도 모르는 낯선 여관방에 드러누워 있더랍니다. 허겁지겁 택시를 잡아타고 달려 왔으나, 이미 공연은 시작되고 있었답니다. 그는 객석에 앉아서 울분을 삼키다가 공연이 끝나자마자 무대 뒤로 달려 온 겁니다. 그는 후배를 가리키며 "저 놈이 계략을 써서 내 자리를 뺐었다!"고 울부짖는 것이었습니다.

모두들 선배 주인공을 진정시키고, 후배 주인공의 얘기를 들었습니다.

그는 대본을 받아든 때부터 주인공 역할이 자기에게 오리라고 생각했답니다. 그러나 배역 발표를 하는 날, 보잘 것 없는 역할이 자기에게 맡겨지자 그는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답니다. 

그러나 그는 그런 내색을 하지 않고 열심히 연습을 했답니다. 그의 역할은 잠깐 나오기 때문에 하루종일 남의 연습을 지켜보는 게 일이었답니다. 그는 연습하는 동안 선배의 연기를 열심히 지켜 보았다가 연습이 끝난 뒤 혼자 남아서 연습해 보았답니다. 그러기를 두 달 내내 계속하는 동안, 그는 선배보다 주인공을 더 잘해낼 자신이 생겼답니다. 

총연습이 끝나는 날, 그는 선배와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답니다. 그는 선배의 연기에 대해 평소 자기가 느낀 점을 이야기했답니다. 그러자 선배가 화를 내며 후배가 건방지다고 따귀를 때렸답니다. 그는 사과를 하고, 주머니를 털어서 술을 샀답니다. 그러나 그는 다음날의 공연이 걱정되어 술을 마시지 않고 술상 밑에 있는 접시에 부었답니다. 

술에 취한 선배는 집으로 가려하지 않고 3차로 끌고 갔답니다. 그는 술을 마시면서 선배가 술에 취해 내일 나오지 못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 건 사실이라고 솔직히 고백했습니다. 그러나 선배를 여관에다 모셔 놓고 집으로 돌아왔을 뿐, 그 외의 다른 행동은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두 사람의 주장은 팽팽히 맞서서 어느 한쪽 편을 들기가 어려웠습니다. 

단장은 어떻게 하면 좋은지 단원들에게 의견을 구했습니다. 그러자 단원들 사이에서 의견이 분분하게 갈렸습니다.
 
1. 아무리 공연에 참가하지 못했더라도 고의가 아니니 그동안의 경력을 참작해서 선배 배우에게 계속 주인공을 맡겨야 한다.

2. 주인공을 맡은 사람이 공연을 앞두고 남이 술을 사준다고 술에 취해 공연에 늦은 것은 배우로서의 자세가 잘못된 것이니 후배에게 주인공을 시켜야 한다.  

3. 두 사람 다 조금씩 문제가 있지만 공연은 계속해야 하니 두 사람을 교대로 주인공으로 출연시켰으면 좋겠다.

이 이야기는  제가 조금 윤색을 하긴 했지만 어느 단체에서 실제로 일어났던 사건이었습니다.

여러분은 어떤 결론을 원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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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세계소리축제>가 끝날 때까지 당분간 블로그를 중단한다고 했는데, 행사 끝나고 심한 몸살 감기를 앓는 통에 20일이 넘게 블로그를 쉬었네요. 그동안 보내주신 관심과 응원에 감사드립니다. 이제 가을이 되었으니 스킨도 새로 손질하고, 김현승 시인의 <가을의 기도>로 포스팅을 시작합니다.  


가을의 기도


가을에는

기도하게 하소서 .

낙엽(落葉)들이 지는 때를 기다려 내게 주신

겸허(謙虛)한 모국어(母國語)로 나를 채우소서.



가을에는

사랑하게 하소서 .

오직 한 사람을 택하게 하소서.

가장 아름다운 열매를 위하여 이 비옥(肥沃)한

시간(時間)을 가꾸게 하소서.



가을에는

호올로 있게 하소서 .

나의 영혼,

굽이치는 바다와

백합(百合)의 골짜기를 지나,

마른 나뭇가지 위에 다다른 까마귀같이.


김현승


출처 : http://blog.joins.com/media/folderlists...10095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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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잘 쉬셨나요?

폭우로 범벅이 된 한가위였지만 오랫만에 가족들이 만나 차례도 지내고 정담도 나누며 행복한 시간을 보내셨겠지요. 

전 저희 집에서 차례를 지낸 추석 날 빼고는 <전주세계소리축제> 관계로 마음 부산한 연휴를 보냈습니다. 이제 10월 1일부터 시작되는 소리축제가 나흘 앞으로 다가왔기 때문에 오늘 전주로 내려가 10월 5일까지 전주에 머무를 계획입니다. 

개막공연의 총감독으로서 연습과 리허설을 진행하고, 조직위원장으로서 리셉션과 공연과 행사 전반을 살펴보려니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이런 저런 걱정으로 잠을 설치곤 합니다. 소리축제의 김정수 예술감독님은 며칠 전 꿈속에서 축제가 열렸는데, 관객이 한 명도 오지 않아 울다가 깨어났다고 합니다.

이처럼 축제에 오신 관객들을 기쁘게 하기 위해서 담당자들을 엄청난 엄무에 시달리고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는 답니다. 무릇 모든 예술도 마찬가지지요.

하지만 축제가 성공적으로 끝나고 관객들이 만족 속에 돌아가게 되면 그 모든 고통과 스트레스는 봄눈 녹 듯 사라지고 행복한 성취감을 느끼게 되지요. 바로 그 느낌을 위해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축제를 위해 뛰고 있답니다.  

저와 함께 일하는 소리축제 직원들도 극도의 긴장감 속에서 명절도 반납한 채 휴일도 없이 밤늦게까지 뛰어 다니고 있답니다. 열정과 패기로 똘똘 뭉쳐 너무도 성실히 축제 준비를 하고 있는 직원들에게 고마운 마음 뿐입니다.

올해는 전주세계소리축제 10년이 되는 해이고, 제가 위원장을 맡은지 2년차에 개최되는 축제이기 때문에 전북 도민들과 주변의 기대도 많고 그에 따른 부담도 많답니다. 최선을 다해서 행사 진행과 공연 하나하나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많은 관심과 격려와 응원보내주시면 저와 함께 소리축제 직원들에게 큰 힘이 될 듯 합니다.  

전주에 머무는 동안에는 차분히 글을 쓸 여유가 없을 듯 하여 당분간 블로그에 글을 못올릴 듯 싶습니다. 그대신 온라인의 이웃들에게 '트위터'와 '페이스 북'을 이용해서 짧은 소식을 전할까 합니다. 

전주세계소리축제 관련 정보는 아래 소개하는 홈페이지를 찾아 보시면 상세하게 나와 있구요, 제 페이스북과 트위터 계정도 링크 걸어 놓을께요.   

전주세계소리축제 홈페이지
 http://www.sorifestival.com
   
김명곤 트위터 
http://twtkr.com/myunggon



김명곤 페이스북(가입안하신 분은 이 기회에 가입해서 친구 맺어주세요)
http://www.facebook.com/김명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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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바람이 창틈으로 스며들더니 어느덧 추석 연휴가 시작됐네요.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라는 말처럼 추석에는 누구나 풍요로움과 여유로움을 느끼게 됩니다. 하지만 명절을 앞둔 주부들은 벌써부터 걱정이 태산입니다.

올해는 채소값과 과일값이 많이 올라서 장보기할 때부터 주부들의 가슴은 답답해 집니다. 또 음식 준비, 손님맞이, 설거지, 집안 청소, 선물 보내기 등 주부들을 괴롭히는 '명절증후군'이 시작되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그러다 보니 평소 쌓였던 남편에 대한 서운한 감정과 시댁 식구들에 대한 불만이 폭발하는 계기가 되기도 합니다. 서울가정법원이 지난해 1월부터 올해 8월말까지 월별 이혼소송 건수를 분석한 결과, 명절을 전후해서 이혼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해 추석(10월) 전 달인 9월의 이혼소송이 971건에서 1042건으로 늘었고, 같은 달 협의이혼도 633건에서 667건으로 증가했습니다. 설날 이후도 마찬가지로 2월에 756건이던 이혼 소송이 3월에 1026건으로 늘어났고, 협의이혼도 497건에서 602건으로 증가했습니다.

명절증후군은 명절을 전후해서 과중한 가사 업무에 시달리는 대한민국 주부들이 겪는 병증입니다. 심한 스트레스와 피로감, 근육통에서부터 요통, 관절통으로 이어지는 증상이 특징입니다. 어느 척추관절 전문 병원이 주부 2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더니 추석 때 관절이나 허리 통증을 경험했다고 답한 이가 전체의 81%였습니다. 통증의 원인은 ‘전 부치기’가 52%로 가장 높았고, 이 밖에도 ‘설거지’ 32%, ‘음식 만들기’ 29%의 순이었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주부들뿐만이 아니라 대부분의 가장들도 명절증후군을 겪는다고 합니다. 선산의 벌초와 관리 문제, 장시간의 귀성길 차량 운전, 명절 음식과 선물과 조카들 용돈 등 특별 경비 마련, 돈 잘 버는 형제나 친척과 비교 당하는 스트레스, 명절증후군을 앓는 아내의 스트레스를 받아내야 하는 스트레스......

이래저래 돈 없고 불안한 서민들에게 명절은 스트레스를 잔뜩 안겨 주는 날이기도 합니다.

이런 날에 그 스트레스를 가시게 하는 특효약은 딱 한 가지, ‘배려’ 밖에 없는 듯합니다.

고생한 며느리나 아내나 남편에게 고마움을 전하는 따뜻한 말 한 마디의 배려, 상나르기나 설거지와 같은 작은 일이라도 서로 거들어 주려고 하는 배려, 상대의 마음에 상처를 주는 대화는 피하고 서로 덕담을 나누며 헤어지는 배려, 힘든 일을 하는 주부의 어깨나 팔다리를 주물러주는 배려.......

거기에 등 토닥여주기나 다정하게 껴안아주기가 더해진다면 힘들고 서운했던 감정들이 어느덧 스르르 사라질 것입니다. 그런 배려가 넘치는 가족 간의 만남은 명절을 풍요롭고 여유롭게 만들어 줍니다.

올 추석은 예년 보다 연휴 기간이 길어진 만큼 충분한 배려로 명절증후군을 해소해 보는 건 어떨까요?

좀 더 여유가 있으신 분들은 10월 1일(금)부터 10월 5일(화)까지 전주에서 열리는 ‘시간을 넘는 소리, 세대를 잇는 감동’의 큰잔치 <전주세계소리축제>에 시원한 가족 나들이를 다녀오시는 것도 스트레스를 날려버리는 멋진 방법일 듯 하여 추천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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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조직위원장으로 일하고 있는 <전주세계소리축제>의 올해 행사는 신종플루 때문에 취소되었습니다. 그러나 가장 정성을 기울였던 개막공연을 잘 다듬어서 송년소리나눔  <광대의 노래> 란 제목으로 공연합니다.

12월 4일(금) 7시에 전주에 있는 '한국소리문화의 전당' '모악당'에서 막을 올리는데, 10명을 초청할까 합니다.

송년 이벤트가 되는 셈이네요. 

모시기 어려운 최고의 명인명창들이 대거 출연하는 무대라 다시 만나기 어려운 기회입니다. 제가 작시로 참여도 했고, 잠깐 무대에서 축문을 읽기도 한답니다. 

11월 30일(월) 밤 10시까지 신청된 분 중 선착순으로 10명을 선정해서 초대장을 메일로 발송해 드리겠습니다. 한 분이 동반자 포함해서 2장을 신청해도 좋습니다. 그날 오시는 분들께는 블로그 기자단 이름으로 6시 30분에 무대에서 진행되는 명인명창 사진 촬영에도 참석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 꼭 '메일주소'와  '전화번호'를 적어서 비밀댓글이나 방명록으로 신청해 주세요. 




송년소리나눔 <광대의 노래>

한국 최고의 명인명창과 함께하는 따뜻한 국악무대

전주세계소리축제(조직위원장 김명곤)가 2009년 한 해를 보내며 송년소리나눔 <광대의 노래>를 무대에 올립니다.

역사적 헌정의 무대

오늘 12월 4일 저녁 7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서 열리는 이번 무대는 국내 최초이자 최후가 될지도 모르는 역사적인 헌정무대로 우리나라 최고의 명인명창이 한 무대에 오르는 공연입니다. ‘광대’라는 두 글자 안에는 수많은 이야기들이 담겨져 있습니다. 그 이름처럼 ‘넓고도 큰마음으로 기쁨과 슬픔, 외로움 같은 우리네 삶의 이야기들을 때로는 소리로, 때로는 악기로, 때로는 춤으로 풀어내는 창조자’들이 바로 광대들이기 때문입니다. 송년소리나눔 <광대의 노래>는 이러한 ‘광대의 노래’를 주제로, 천하를 호령하는 광대들의 삶과 우리 전통예술의 숭고한 역사를 돌아보는 창작공연 무대입니다.

창과, 민요, 합창, 기악, 무용이 어우러지는 무대

송년소리나눔 <광대의 노래>는 국악의 전 장르가 어우러져 하나의 이야기를 엮어가는 새로운 형식의 국악공연 무대로, 대서사의 시작(詩作)에 웅장한 국악관현악과 서양합창, 판소리합창 그리고 판소리 천하명창과 젊은 명창이 한 무대에 오르는 초대형 작품입니다.

이번 무대에는 판소리 대서사합창 ‘광대의 노래’가 올려집니다. 오늘 우리에게 판소리란 무엇인가 라는 화두를 가지고, 동리 신재효의 <광대가>를 모티브로 하여 신광대의 의미를 새로 묻습니다. 김명곤 위원장과 김태균이 작시를, 김대성이 작곡을 맡았으며, 국내최고의 국악관현악 지휘자 김재영과 박병도 연출가가 만나 본격적인 국악관현악과 합창앙상블을 연출합니다. 여기에 국립창극단 단원인 남상일 명창이 아니리 광대로 나와 맛과 흥을 더합니다.

송년소리나눔 <광대의 노래>는 총 다섯 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무용과 축문낭송으로 이어질 열림의식에 이어 서장 ‘오라, 새생명을 부활하는 신광대의 터로’는 이번 공연의 의미를 전하는 첫 합창곡으로 광대 즉 전통예술인들의 예술혼을 통해 온 세상에 빛과 생명이 깃든 희망의 메시지를 전합니다.

제1장 ‘광대가’는 동리 신재효 선생의 <광대가>의 광대내력을 합창과 함께 송순섭, 조상현, 김일구 명창의 소리로 표현합니다. 광대의 덕목인 너름새와 득음, 사설을 노래하며, 어렵고도 어려운 광대의 삶을 이야기합니다.

제2장 ‘오늘 광대, 광대 놀음’은 오랜 세월 어려움을 이겨내고 전통예술의 맥을 이어온 전통예술인 별들의 무대로, 악기는 악기로 춤은 춤으로 소리는 소리로 풍성한 한판이 벌어집니다.

이생강(대금), 박대성(아쟁), 김무길(거문고), 김영재(해금), 이종대(피리), 임경주(가야금), 이호용(징), 허봉수(장고) 등 명인들의 시나위 연주와 명무 이매방의 승무, 김백봉의 부채춤이 이어집니다. 이어, 백성들의 삶을 노래하는 신명나는 삼도민요가 뒤를 잇습니다. 경기민요에는 명창 이춘희, 이호연, 이선영, 서도민요에는 배뱅이굿 명창 이은관, 남도민요에는 명창 박송희, 조순애, 성우향의 구성진 소리가 흥겨운 무대를 장식합니다. 또한, 백인영(가야금) 명인을 중심으로 한 수성반주단이 민요의 멋을 돋웁니다.

제3장 ‘신광대가’는 신광대의 정신을 이야기합니다. 풍류와 인간, 생명과 민족을 위하고, 어지러운 세상을 깨우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새로운 광대를 상징하는 4인의 소리꾼이 각각 ‘풍류’, ‘생명’, ‘인간’, ‘민족’을 주제로 노래하며, 웅장한 합창으로 새로운 생명과 세상을 동트게하는 신광대판을 외칩니다.

종장 ‘광대여 일어나 천하를 움직여라’는 대단원의 문을 닫는 막으로 ‘새로운 광대판을 열어 세상을 움직이는 역사의 숨결 몰아 거침없는 사자후로 민족의 혼을 깨워 세계를 호령하고 온누리 온세상 새소리로 누비어라’는 메시지를 통해, 광대의 소리가 온 세상에 퍼져 새 세상 열어가기를 기원하는 웅장한 무대로 꾸며집니다.

우리시대의 진정한 광대들이 한 자리에

이번 공연은 진정한 광대의 조건과 그들의 소리가 만들어 나갈 새로운 세상을 이야기하는 무대인만큼, 우리시대를 대표하는 최고의 명인명창들이 한 무대에 오릅니다.

제1장 광대가의 독창부분에는 송순섭 명창, 조상현 명창, 김일구 명창이 차례로 무대에 오릅니다.

가왕 송흥록을 시조로 송광록, 송우룡, 송만갑, 박봉술로 이어지는 송판 적벽가의 계승자 송순섭 명창은 드물게 동편제 소리를 고수해온 명창으로 남성미 물씬 풍기는 장쾌하고 시원한 소리가 일품입니다.

조상현 명창은 보성제 소리를 가장 완벽하게 구사하는 명창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이번 무대에서도 그의 완벽하게 조화된 연기와 타고난 성량으로, 오늘날 전승되고 있는 판소리 가운데 가장 우아하고 기품있는 소리로 평가받는 보성제 소리의 진수를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김일구 명창은 남성 판소리 특유의 호방한 기개를 보여주면서도 미려한 성음으로 세세한 부분까지 섬세하게 표현하는 소리를 보여줍니다.

‘신광대가’에서는 염경애, 김경호, 이주은, 왕기철의 차세대 명창들이 차례로 무대에 오릅니다.

시나위합주에 출연하는 명인들의 면면도 만만치 않습니다. 대금에 이생강 명인, 아쟁에 박대성 명인, 거문고에 김무길 명인, 해금에 김영재 명인, 피리에 이종대 명인, 가야금에 임경주 명인, 징에 이호용 명인, 장고에 허봉수 명인 등 한분한분 모시기도 힘든 당대 최고의 기악명인들이 한 무대에 올라 시나위합주를 들려줍니다.

한국무용의 거장 이매방 명인은 힘 있고 선이 굵어 시원스런 느낌을 주는 승무를, 최승희 선생의 수제자로 잘 알려진 김백봉 명인은 그 자신이 창작해 이제는 한국의 대표춤이 된 부채춤을 보여줍니다.

흥겨운 경기민요와 서도민요, 남도민요도 무대에 오릅니다. 경기민요에는 이춘희, 이호연, 이선영 명창이, 서도민요에는 이은관 명창이, 남도민요에는 박송희, 조순애, 성우향 명창이 출연합니다. 백인영(가야금) 명인을 중심으로 한 수성반주단이 민요의 멋을 돋웁니다.

공연의 맥을 잡아줄 관현악과 합창에는 경기도립국악단과 전북도립창극단, 익산시립합창단, 대구그랜드에코오페라합창단, 전북도립무용단이 함께 웅장한 무대를 연출합니다.

김명곤 조직위원장은 “송년소리나눔 <광대의 노래>는 올해 전주세계소리축제에 관심을 갖고 응원해주신 여러분들과 우리국악을 사랑하시는 애호가 여러분들을 위해 마련한 무대로, 판소리와 민요, 합창, 기악, 무용 등 우리 국악의 여러 장르가 어우러져 천하를 호령하는 광대들의 삶과 우리전통예술의 숭고한 역사를 돌아보는 창작공연무대다”며, “오늘 무대로 우리 국악과 전주세계소리축제에 대한 아쉬움과 갈증을 달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송년소리나눔, 광대의 노래’는 무료공연으로, 전주세계소리축제조직위(063-232-8398)로 전화하셔서 신청하실 수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www.sorifestival.com)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공연은 7시부터입니다. 공연 시작 전 6시 30분에는 그날 공연하시는 명인명창 선생님들과 초청되시는 전국의 명인명창 선생님들 단체사진을 촬영할 예정입니다. 전국의 내로라는 명인명창 선생님들, 약 60여 분께서 함께 하시는 자리입니다. 단체사진 촬영은 기자님들께만 개방되는 행사로, 일반인들에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사진 촬영에도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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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상 최초로 연극무대에 주연으로 등장한 로봇배우는 누구일까요?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이 개발한 '에버3' 일본 미쓰비시
중공업이 개발한 '와카마루'가 정식으로 무대에 오른 1세대 로봇배우입니다.

지난해 일본의 오사카시는 로봇시티로서의 이미지를 알리기 위해 로봇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연극을 제작했습니다. 일본 오사카 대학에서 세계 최초로 막을 올린 <나, 일꾼>이란 제목의 연극은 한 쌍의 인간 남녀가 두 대의 남녀 로봇과 함께 인간의 삶에서 로봇의 역할에 대해 토론하는 형식으로 공연되었습니다.



연극에서 로봇은 지루하고 의미 없는 현실에 대해 인간에게 질문을 던지며 인류와 기술의 관계에 대해 철학적인 모색을 한다고 했지만, 따분하고 재미없다는 평을 받았습니다. 

오사카시는 로봇이 출연하는 전용극장도 만들어서 관광객이 즐겨 찾는 명소로 만들 계획이었는데, 너무 무거운 작품이 나오자 못마땅해 했다는 얘기도 들립니다. 게다가 그 연극은 공연시간이 20분에 불과했고, 사람의 모습을 한 로봇도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그 몇 달 후인 올해 2월에 한국의 무대에 오른 '에버3' 세계 최초로 배우가 된 '안드로이드 로봇'입니다. 안드로이드 로봇이란 인간의 모습으로 만들어진 로봇을 말합니다. 



에버3 : 2006년 5월 발표된 에버1(EveR-1)과, 같은 해 10월 가수로 데뷔한 에버투 뮤즈(EveR-2 Muse)의 후속 로봇으로 감성 표현이 뛰어난 20대 여성로봇.

- 키 157cm, 몸무게 50kg
- 매혹적인 얼굴과 스타일
- 인체와 유사한 인공피부
- 2개 국어 인식 및 합성, 사람 및 물체 인식, 음성에 맞는 입술 움직임 구현
- 희로애락 감성이 풍부한 감성교감 기술 확보
- 시나리오 및 안무가 가능한 콘텐츠 기술 정립
- 섬세하고 민첩한 동작을 구현하는 소프트웨어 실현(자유도 63 이상)


에버3는 국립국악관현악단(예술감독 황병기)의 <2009 엄마와 함께 하는 국악보따리> 에 '사랑가'와 '흥부가'를 배우고 부르는 역할로 출연해 관객들의 사랑을 받았습니다.

세계적 한복디자이너인 이영희님이 손수 디자인한 의상을 입고, 국립창국단의 왕기석 명창에게 판소리를 배웠습니다. 또 에버의 목소리와 모든 동작과 표정은 국립창극단의 여주인공인 박애리 단원의 녹음과 모션캡쳐를 통해 창조되었습니다. 



에버는 그 공연에서 판소리와 함께 흥겨운 춤도 추었습니다. 어때요? 일본의 로봇배우와는 캐릭터가 전혀 다르지요? 



또 다른 로봇배우인 '세로피' 에버의 친구로 출연해 극중의 아이들과 에버를 이어주고, 에버의 장기를 판소리선생에게 알려주는 역할을 담당했습니다.



세로피 : 서비스 로봇 플랫폼 이니셔티브(Service Robot Platform Initiative)의 이니셜에서 이름을 따왔으며 심부름용으로 개발된 휴머노이드 로봇.

- 키 125cm, 몸무게 55kg
- 허리와 무릎 관절 추가로 바닥의 물건을 잡을 수 있는 물체 핸들링 기능
- 장애물 회피, 경로 계획, 머리에 충돌 방지를 위한 3차원 공간인지 센서 장착 등으로 자율 주행 가능
무선통신, 인간과의 상호작용을 위한 음성 및 얼굴 인식 기능으로 대화와 악수가 가능한 휴먼 인터페이스
- 자세 균형 유지, 자기 보호 기능, 에너지 알람 등에 의한 안정성 확보
- 이동 속도 최대 2m/sec


사실 로봇배우 공연은 수천년 전부터 전 세계 모든 인류가 즐겨온 '인형극의 21세기 버전'이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인형극을 보면서 사람들이 감동을 받기도 하고 웃기도 하고 눈물도 흘린다면, 디지털 꼭두각시 인형인 로봇의 연기도 관객에게 얼마든지 감동과 웃음과 눈물을 선사할 수 있을 겁니다. 

앞으로 공학기술이 계속 발전한다면 로봇배우가 사람과 함께 등장하는 것만이 아니라, 수십 명의 로봇배우만 출연하는 연극공연도 가능할 것입니다. 또 뮤지컬이나 연극무대에서 다양한 개성을 가진 로봇배우를 쉽게 만나게 될지도 모릅니다. 영화산업에서 3D 그래픽으로 창조된 가상 캐릭터 주인공이 전혀 낯설지 않은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게다가 로봇배우는 연출자가 시키는 대로 하루 종일 연습도 하고, 언제나 단추만 누르면 연기를 하고, 출연료나 다른 문제로 불평도 하지 않으니까 연출가들이 자꾸 출연을 시켜서 인간배우(?)들과 경쟁할지도 모릅니다. 참고로 이번 공연에서 두 로봇은 200만원의 출연료를 받았다고 합니다.

국악계에서는 에버의 판소리 연습장면이 인기를 끌자 학생들에게 국악보급을 위한 콘텐츠로 활용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러다가 로봇판소리 명창, 로봇가수, 로봇댄서, 로봇가야금 명인....별별 로봇들이 경연을 벌이고 희한한 무대를 꾸며서 우리를 즐겁게 해주는 날도 오지 않을까요?

이 에버에게 제가 조직위원장으로 일하고 있는 <전주세계소리축제>의 홍보대사 맡기기 위해 출연교섭 중입니다. 에버가 우리 소리의 홍보사절이 되어 우리의 전통 음악을 세계인들에게 널리 알려준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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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전라북도 전주시에서 태어나고 자랐는데, 20대 후반에 온 가족이 서울로 올라오게 된 뒤로 점점 고향과 멀어졌다. 

물론 공연이나 일 때문에 가끔 고향에 내려 가기는 했지만 오래 머물지 못하고 당일치기로 돌아오거나, 길어야 하룻 밤 정도 자고 올라오다보니 고향이 점점 낯설어졌다.

새로 뚫린 도로, 우뚝우뚝 들어 서는 아파트들, 점점 번화해가는 거리들 때문에 추억 속의 장소들은 희미한 흔적만을 남긴채 사라져버렸다.  

그래서 사실 고향이라고 내려가도 밥집이나 술집말고는 특별히 마음을 끌어당기는 장소가 없었다. 

그런데 요즘 내 마음을 끌어당기는 장소가 나타났다. 바로 '전주 한옥마을'이다.

 
     전주 한옥마을 전경

향교가 있던 동네라서 교동이라는 이름이 붙은 이 마을은 전부터 6백여 채의 한옥들이 군집을 이루고 있어서 지방문화재로 지정됐던 곳이다. 그런데 수리도 못하고 살기도 불편해서 전주 시내에서도 가장 낙후된 동네로 천덕꾸러기 신세를 면하지 못했다. 

그러던 이곳에 십여 년 전부터 전주시의 한옥살리기 지원 정책이 적극적으로 펼쳐지고, 한옥마을 지킴이와 같은 주민들의 자발적인 모임이 활성화되고, 여러 문화예술인들이 모여들어 행사도 하고 모임도 하더니 점점 독특한 문화공간으로 변화하기 시작했다. 

전주의 남쪽 출입문이었던 풍남문, 조선 태조 이성계의 영전이 있는 경기전, 1914년에 세워진 전동성당, 한옥마을을 조감할 수 있는 언덕 오목대, 전주천 변의 경치를 감상할 수 있는 정자인 한벽당 등은 본래 이마을을 대표하는 유적지인데 그곳들에 둘러 싸인 한옥마을 곳곳에 새로운 문화 공간들이 생겨났다.



유서 깊은 전동성당의 주변 거리

 <혼불>의 작가인 최명희 문학관, 전통문화체험관인 동락원, 강암 서예관, 향교, 전주전통문화센터, 전주 한지 체험관인 한지원, 조선의 마지막 황손인 이석 씨가 머무는 승광재, 다도를 체험할 수 있는 설예원, 한옥생활 체험관, 술박물관, 공예관, 학인당, 교동 아트센터 등등 흥미로운 문화공간들이 계속해서 세워지고 있는 것이다. 
 

실개천이 흐르는 한옥마을의 거리

게다가 유명한 전주 한정식이나 비빔밥이나 콩나물 국밥을 맛 볼 수 있는 밥집과, 막걸리 한주전자를 시키면 눈이 휘둥그레지게 안주가 나오는 막걸리집과, 한옥에서 와인을 즐길 수 있는 와인바와 같은 특색 있는 밥집이나 술집이나 찻집들이 속속 들어서서 전주만의 독특한 맛을 체험할 수 있게 해준다.


서예가 김두경님의 <밥>이란 간판.

한옥마을은 이제 전주를 대표하는 관광지로서도 인기를 끌고 있고, 놀랍도록 활기가 생기고, 아름답게 가꿔지고 있다. 

나는 한옥마을 근처인 중앙동에서 태어났지만 내가 태어난 동네보다 한옥마을을 더 사랑하게 되었다. 전통문화가 현대의 삶 속에 녹아 든 훌륭한 본보기로서 너무 자랑스럽다.  

전통은 과거 삶의 흔적이다. 대부분의 전통은 나날이 서구화되어 가는 현대의 삶속에서 버림 받고 박물관의 유물로 남아 있게 되는 슬픈 운명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나는 전통이 박물관을 박차고 나와 현대인의 삶속에 살아 숨 쉴 때, 참다운 가치를 발휘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나는 '전통은 과거로부터 이어진, 현재이며 미래'라고 생각한다.

전주 한옥마을은 과거의 마을이었지만, 과거를 박차고 변화함으로서 '현재의 마을'이 되었고, 점점 더 전주를 풍성하게 해주는 '미래의 마을' 될 것이다. 

그 한옥마을에서 내가 조직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전주세계소리축제>의 새로운 마당이 펼쳐칠 예정이다. 


                2004년 전주 세계소리축제의 멋스런 포스터


한국소리문화의 전당이라는 극장에서 주로 공연되던 소리축제가 극장과 한옥마을 두 곳에서 동시에 펼쳐지게 되면 9월 22일 전야제와 함께 9월 27일까지 진행되는 축제 기간 동안 한옥마을의 야외에서, 마당에서, 곳곳의 사랑방에서 신명 나는 소리와 풍류의 향연이 벌어질 것이다. 

올해의 축제가 성공해서 해마다 그 무렵이면 한옥마을 전체가 예술과 문화의 축제로 들썩이고, 수많은 사람들이 전주의 맛과 멋과 향기에 취해 행복해할 미래를 꿈꾸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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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관광부 장관 직을 그만 둔지도 어느 덧 2년이 되어 간다.
그동안 TV 드라마 <대왕 세종>에서는 연기자로, 연극 <밀키웨이>에서는 극작과 연출가로, 최근에는 전주세계소리축제의 위원장으로서 즐겁고 바쁘게 살고 있다.
 

내가「대왕 세종」에 출연하고 있을 때, 모 일간지에 동정 기사가 실렸는데 그 기사의 제목이 한동안 여기저기서 화제가 됐다.


김명곤 씨 “장관 껍데기 훌훌~ 다시 광대로”

“장관이라는 껍데기를 훌훌 벗어 버리고 이제 천직인 광대로 탈바꿈해야죠. 걱정되기도 하고 설레기도 합니다, 허허.”

김명곤(55·사진) 전 문화관광부 장관이 내년 1월 방송 예정인 KBS 1TV 사극 ‘대왕 세종’(극본 윤선주·연출 김성근)에서 배우로 복귀한다. 1999년 자신이 연출한 연극 ‘유랑의 노래’에 출연한 지 8년 만이다.

그는 그동안 국립극장장과 문화부 장관을 지내면서 연기와 멀어졌다.김 전 장관은 ‘대왕 세종’에서 고려 황실의 후예로 조선 왕조의 전복을 꿈꾸는 옥환 역을 맡았다. 옥환은 어린 세종을 긴장하게 만드는 인물로 초반 30회까지 비중이 큰 역할이다. 그가 대하 사극에 출연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D일보 2007년 10월 6일자 기사 중 일부)

나는 대학교 다닐 때만해도 광대라고 하면, 울긋불긋한 옷을 입고 코에 빨간 공을 붙인 서양의 삐에로를 말하는 줄 알았다.

그러던 어느 날, 줄타기하는 광대를 처음 보았는데 그 광대가 줄에 올라서서 “이 줄타기가 옛날에는 화랑의 기예였소!.” 하길래 깜짝 놀랐다. "화랑이라면 신라 시대의 무사 집단인데 줄타기를 했다니 그게 무슨 말이야?" 하며 광대에 관한 기록을 찾아봤다.

우리나라에 그윽하고 오묘한 도가 있으니, '풍류(風流)'라 한다. 이 교를 창설한 내력은 <선사(仙史)>에 자세히 실려 있으며 유교, 불교, 도교의 3교를 포함한 것으로 민중을 교화하는 것이다.

신라 시대의 학자인 고운 최치원이 쓴 글이다. 이 글을 바탕으로 역사가인 단재 신채호는 이렇게 썼다.
 

선가(仙家)는 신라의 국선 곧 '화랑'으로 보며, 그 시원은 삼한의 소도(蘇塗)의 제관으로 고구려의 '조의선인(鳥衣仙人)'이다.

이런 글들을 보니 고대사회에서 예술가들은 하늘에 국가적 제사를 지낼 때는 제관으로서 활동했고, 그들의 신분은 왕족이나 귀족에 속하는 상류계급이었음이 분명하다.

그런데 통일신라가 무너지고 고려시대로 넘어오면서 화랑들과 함께 예술을 담당했던 사람들이 천민으로 살아가게 된 것이다. “광대”라는 말은 고려시대에 서역에서 들어 와 우리말로 정착된 외래어인데, 예술가를 지칭하는 단어인 광대가 화랭이, 재인 등의 용어와 뒤섞이게 된 것도 이 무렵이다.

그 후 조선시대에 들어와서도 광대들은 기생, 무당, 중, 백정 등과 함께 천민계급으로 살아야 했다. 이들은 사대부나 평민들과 한 동네에서 살지도 못하고, 결혼도 하지 못하고, 교육도 받지 못한 채, 자기들끼리 결혼하고, 자기들끼리 기예를 전수하면서, 자기들만의 언어를 만들고, 그들만의 독특한 사회를 꾸려서 살아갈 수밖에 없었다.

그런 광대들에 대해 다산 정약용은 이런 상소문을 썼다.

광대가 봄·여름이면 고기잡이를 좇아 어촌으로 모여들고 가을과 겨울이면 추수를 바라고 농촌으로 쏠리는데, 특히 창촌에서는 사당, 창기, 주파, 화랑, 악공들의 잡류들을 엄금해야 합니다

천만 명이 넘는 관객이 본 <왕의 남자>는 이 무렵의 떠돌이 남사당 광대패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그런데 조선후기에 들어오면서부터 실학사상이 일어나고 평민 가사, 탈춤, 판소리 등의 가치를 양반들 중의 몇몇이 언급하게 되면서 광대들의 가치가 조금씩 인정받기 시작했다.

고종과 대원군이 권력을 쥐었던 무렵에는 광대들이 왕족이나 고위 관리들의 잔치에 초대받고, 심지어 명인, 명창, 국창 등의 이름으로 궁궐에 들어가 임금 앞에서 기예를 선보이며 많은 돈을 벌고 신분의 상승도 누리게 된다. 그러나 조선이 망한 후 광대들은 또 다시 천대받게 된다. 그 상황은 일제시대의 학자인 육당 최남선의 글에 잘 나타나 있다.

조선조의 재인, 광대들은 적극적으로 특별한 권장을 입지 못하고, '무식무기력한 예인'들이 사회 최하층적 지위에서 구차히 존재하다 보니까 거기 쇠잔이 있을 뿐이지 발달이 없으며 저락이 거듭될 뿐이지 향상을 볼 수 없음은 진실로 당연한 일이며, 이러한 조건 하에 있다 보니까 '수 천 년을 하루같이' '몸을 놀리는 기술'과 '우스개 놀이'쯤에 그치고 드디어 다른 데 만한 순희곡적 생장을 이루지 못하고 만 것도 또한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문명 풍화에는 조금도 유익한 바가 없으니 이는 연희를 실시하는 자가 학문이 없어 '동양의 부패한 풍습'만 알 뿐이다.

내가 시나리오를 쓰고 출연했던 <서편제>는 이 무렵의 떠돌이 판소리 광대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나는 대학시절에 오페라나 이태리 민요나 가곡이나 뮤지컬이나 비틀즈 등의 서구음악의 열광적 팬이었고, 괴테나 세익스피어나 입센이나 도스토에프스키 등의 서구문학(독문학)에 심취했던 사람이다. 그러다 우연히 판소리를 알게 된 후로 내 인생이 180도 바뀌게 되었다. 

나는 어렸을 때 고향인 전주를 무지 싫어했다. 지긋지긋한 가난의 흔적이 너무나 짙은 그 곳을 어서 떠나 서울로 가야겠다는 일념으로 진학공부를 했다. 그리고 서울에 와서도 한국을 빨리 떠나 독일로 유학 가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던 내가 인간문화재인 박초월 명창에게 판소리를 배우면서 전라도 말이 그렇게 다양한 표현과 영롱한 문학적 향기가 있는가를 다시 느끼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핏줄에 대한 애정 곧 아버지, 어머니, 할아버지, 할머니, 나의 조상과 조국에 대한 사랑도 다시 회복하게 되었다.

전통은 박물관에 진열된 골동품이 아니다. 전통은 우리 아버지, 어머니,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살았던 삶의 내용과 형식 곧 그 분들의 삶의 자취이고 향기인 것이다. 그리고 우리 모두 세월이 지나면 전통의 계승자가 될 것이며, 언젠가는 전통 그 자체가 되어 사라질 것이다.

나에게 전통은 ‘나를 숨쉬게 하고, 나를 활기 있게 만들어 주고, 또 창조의 열정에 불타게 하는 소중한 원천이었다.’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나는 ‘무식무기력’한 광대들에게서 내 예술의 많은 부분을 배웠다. 나는 ‘수천 년을 하루같이’ ‘동양의 부패한 풍습'을 몸으로 전해 온 그들의 예술에 매혹 당하고 심취하고 깊이 빠져 허우적거렸다.

그들의 ‘몸을 놀리는 기술’ 속에서 삶의 깊은 애환과 감동을 보았고, 그들의 ‘우스개 놀이’ 속에서 예술적 창조의 편린을 보았다. 그들은 나의 스승이었고, 나의 애인이었다. 그래서 나도 그들 종족의 일원이 되고자 ‘광대’라는 말을 쓴 것이다.

어떤 사람은 내가 연기, 연출, 극작, 경영, 행정에다가 연극, 영화, 국악, 방송 등 여러 분야에 간여하는 것을 보고 혼란스럽다고 한다. 

당신의 정체는 뭔가? 아마도 이게 그들의 질문일 것이다. 나는 그런 분들에게 "나는 그 모든 것을 추구하는 광대요."라고 대답하곤 한다.
 
"그럼 당신은 어떤 광대가 되고 싶소?"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
바이칼, 한민족의 시원을 찾아서>라는 책에 나오는 발렌친 카그다예프라는 브리야트 족의 샤먼과 저자와의 대화로 대신하고자 한다.

질문 : 당신 삶의 목표는 무엇이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는가?

답변 : 훌륭한, 혹은 좋은 샤먼이란 자신이 함께 살아가는 민족을 위해 뭔가 해 줄 수 있는 사람이라 생각한다. 나는 좋은 샤먼이 되고 싶고, 따라서 우리 민족이 서로 도와가며 살 수 있도록 이끌어 주는 게 내 역할이라고 본다.-----사랑을 나누고 고통을 분담하는 것은 모든 샤먼이 지녀야 할 미덕이다.

반면 모든 악과 문제는 분노를 참지 못하는 것, 다른 사람과 자연과 사물을 착취하는 데서 발생한다. 나는 모든 사람들이 서로 인내하고 이해하며, 무엇보다도 먼저 남을, 상대방을 사랑하기를 바란다. 상대가 원하기 전에 그가 원하는 것을 먼저 베풀어 주는 것이 사랑의 첩경이다.

지난 수천 년 동안 수많은 현자와 성자들이 설파했던 조화와 사랑, 이것의 실천자로서의 샤먼 곧 ‘무당’의 역할에 대한 바이칼 샤먼의 지혜로운 말이 ‘광대정신’에도 적용될 수 있다고 본다.

광대란 '넓은 광(廣), 큰 대(大)'라는 말 뜻 그대로 ‘넓고 큰’ 영혼으로 세계의 불화와 고통에 정면으로 마주 서서 인간에 대한 사랑을 온 몸으로 감싸 안고 표현하는 예술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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