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곤의 세상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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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블로그는 연극, 영화의 예술현장에서 배우로, 작가로, 연출로, CEO인 국립극장장으로, 문화관광부 장관으로 살아 온 제가 예술과 인생에 대해 느끼는 여러가지 생각들을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고 나누는 만남의 공간입니다.
by 김명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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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에 해당되는 글 5건

  1. 2010.01.08
    블로그, '총맞은 것처럼' 과의 신기한 인연 (46)
  2. 2009.10.05
    블로그 스킨을 고치며 '수파리'를 생각하다. (54)
  3. 2009.08.23
    저주 받은 블로거들의 벗-'블마' (39)
  4. 2009.05.22
    <총 맞은 것처럼>에 얽힌 블로그와의 인연 (16)
  5. 2009.05.03
    50대 후반의 컴맹인 내가 블로거가 되다니 (49)
블로그라는 새로운 세계는 때로 저에게 뜻하지 않은 인연을 맺어주기도 합니다.

그 중 저의 일과 관련해서 너무도 신기하게 맺어진 사람이 있습니다. <총맞은 것처럼>의 작곡가 방시혁입니다. 

전 그와 만나기 전의 이야기를 2009년 5월 22일에 <'총맞은 것처럼'에 얽힌 블로그와의 인연http://dreamnet21.tistory.com/17>이란 제목으로 올렸습니다. 

내용을 간략하게 요약하자면...

작년 3월 고속도로를 달려 서울로 올라오다가 금강 휴게소에서 백지영씨가 부른 <총맞은 것처럼>을 듣고 감전이 된 듯한 전율 속에서 눈물을 흘리며 들었다... 


후배 소개로 파워 블로거인 탐진강님을 처음 만난 자리에서 그 사연을 얘기했는데, 다음 날 <김명곤 전 장관, 백지영 노래 듣고 눈물 흘리다>란 제목으로 블로그에 올려 조회수 10만이 넘는 대박을 터뜨렸다....

그 뒤 탐진강님 덕에 나도 블로그를 개설하고, 지금까지 이르게 되었다.....


그런데 사연은 그것으로 그치지 않았습니다.

사실 저는 '개인적 이유' 때문에 그 노래의 작곡가를 꼭 만나고 싶었습니다. 음악하는 후배를 통해 작곡가의 전화번호를 알게 된 저는 조심스럽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저로서는 대중가요 작곡가에게 평생 처음 거는 전화였습니다.

방 : 여보세요!
나 : 아, 저....김명곤이란 사람인데요....
방 : 누구시라구요?
나 : 김....명곤이요....
방 : 네?...아, 장관님? 야, 정말 그 분이세요?
나 : 맞아요. 내가 그 사람이예요.
방 : 제 노래를 그렇게 좋아하셨다면서요?
나 : 아니? 그걸 어떻게 아세요?
방 : 저도 블로그 하거든요!
나 : 아, 그래요? 반가워요!
방 : 와, 정말 반갑습니다!
나 : 나 정말 그 노래에 반했어요. 가수도 잘 불렀지만 작사, 작곡, 편곡, 연주...모두 정말 가슴에 와닿았어요!
방 : 감사합니다!
나 : 내가 전화한 이유는....
방 : 네!
나 : 내가 지금 뮤지컬 대본을 쓰고 있는데...
방 : 뮤지컬이요?
나 : 쉐익스피어의 <햄릿>을 우리나라 배경으로 바꾸고 오필려를 주인공으로 해서 '여성적 시각으로 뒤집어본 햄릿'이랄까...그런 작품인데....
방 : 아, 예!
나 : <총맞은 것처럼>을 듣는 순간 너무도 그 작품하고 잘 맞는 노래라서 음악적 모티브를 좀 사용할 수 있을까 해서 말이예요.....
방 : 저, 근데 그 뮤지컬 작곡자는 누구인가요?
나 : 작곡자 없어요. 지금은 나 혼자 대본 쓰는 단계인데 그 노래로부터 받은 영감을 사용하려면 허락이 필요해서...
방 : 저 외람되지만, 그 작곡 제가 맡으면 않될까요?
나 : 예?....아직 제작자도 없고, 제작이 언제될지 기약도 없는데....
방 : 언제 되셔고 좋고 제작이 안되셔도 좋아요. 제가 한 번 하면 안될까요?
나 : 일단 한 번 만나서 얘기를 하도록 하죠.

그런데 만나보니 그의 어머님은 제가 어릴 때 살던 전주 고향집의 옆집에 살던 분이었고, 그의 외삼촌은 저와 초등학 때부터 절친했던 후배이고, 그는 서울대 미학과를 나온 대학 후배이기도 하더군요.
 
출처 : http://newslink.media.daum.net/news/20090329130510731

우리는 신기한 인연에 기뻐하며 바로 의기투합해서 작품 준비에 들어갔습니다.

방 작곡가는 뮤지컬을 처음 해보는 것이니 공부가 필요하다며 뮤지컬도 열심히 보러 다니고 뮤지컬을 전공한 음악학도와 함께 공부도 하며 차근차근 작곡 준비를 해나갔습니다.

뜻밖에도 재능 있고 열정에 가득 찬 작곡가를 만난 저는 작품을 계속 수정해가며 그가 '감'을 잡을 때까지 기다렸습니다. 그렇게 6개월 정도의 시간이 흐른 지난 해 11월쯤, 그로부터 문자가 왔습니다.

선생님, <지킬 박사와 하이드>를 봤는데 너무 감동이었어요. 이제 '감'이 온 것 같습니다.

저는 그때부터 구체적인 제작 준비에 돌입했습니다.

그러나 처음에는 모든 게 막막하고 제작의 가능성이 1%도 희망적이지 않았습니다. 저는 그에게 제작과 투자는 쉽게 되는 게 아니라 작곡에 대한 보상을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고, 1년 뒤 공연을 할지 2년 뒤 할지도 알 수가 없겠다고 솔직하게 털어 놓았습니다. 그러자 그는 처음에 한 말을 다시 한 번 다짐하듯이 반복했습니다.

가요계 일로 돈은 충분히 벌고 있으니까 보상이나 작곡료는 걱정 안하셔도 돼요. 
제작이 어려워서 공연이 안되어도 제가 맡은 작곡은 꼭 할께요.
전 오로지 선생님과 작업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하고, 제가 하겠다고 한 일에 대해선 책임을 질께요.  

전 그의 말에 용기백배했습니다. 인기와 돈으로 얽혀진 걸로만 알았던 대중가요계에 이처럼 아무런 댓가도 바라지 않고 오로지 인간적인 신뢰와 예술에의 열정으로 뭉쳐진 인재가 있다는 게 신기하면서도 감격스러웠습니다.   

그런데 연말이 되자 갑자기 일이 너무도 순조롭게 풀리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그 작품을 공연하기에 딱 맞는 극장으로 점 찍어 놓았던 모 극장의 대표는 제 얘기만 듣고서 선뜻 극장 사용을 약속해 주었고, 제가 가장 같이 하고 싶었던 국내 최고의 뮤지컬 제작사 대표 역시 제 얘기를 듣는 순간 제작을 책임지겠다고 선뜻 약속을 했습니다. 이 분들과의 인연과 만남은 다음에 또 소개할 기회가 있겠지요.

올 연말쯤에 막을 올릴 때까지 해야할 일도 산더미이고, 헤쳐나가야 할 파도와 암초도 수없이 많겠지만 전 지금 행복합니다. 

무엇보다 '블로그로 이어진 한 젊은 작곡가와의 인연'이 마치 신의 축복처럼 소중하고 귀하게 생각됩니다. 

예술 작품을 만들어가는 과정은 어린아이를 키우는 것과 같습니다. 우리가 얼마나 잘 키울지 알 수 없는 일이지만, 이 뮤지컬을 최선을 다해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아이로 키워낼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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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 쓰던 제 블로그 스킨은 카라 꽃잎 이미지를 주로 한 노란색의 스킨이었습니다.





계절이 바뀌니 꽃잎 이미지가 잘 어울리지 않는 듯해서, 어제 새벽 내내 끙끙 대며 스킨을 바꿨습니다. 찬바람 솔솔 불어오는 서재에 앉아 컴퓨터와 씨름을 하다 보니, 문득 '수파리'란 단어가 떠오르더군요.



지킬 수(守), 깨뜨릴 파(破), 떠날 리(離).


주로 검도(劍道)나 무도(武道)를 하는 사람들이 쓰는 용어입니다. 원래는 불교 용어인데, 일본으로 건너가 무도 수행의 단계를 표현하는 말로 정착되었다고 합니다.
 

출처: http://kdaq.empas.com/qna/view.html?n=6134236

‘수(守)’는 가르침을 지키는 단계. 

정해진 원칙과 기본을 충실히 몸에 익히는 단계를 말합니다. '정석'을 몸에 익히는 단계지요. 이 단계에서는 자신의 개성이나 취향을 드러내지 않고, 스승에게 배운 대로 따라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 역시 처음에는 저의 블로그 스승이신 탐진강님의 가르침을 받으며, 티스토리에서 기본으로 제공하는 모델 중에서 골라 썼습니다. 그리고 제 개성을 드러내지 않고, 스킨의 사용법과 정해진 원칙을 충실히 반복해서 익혔습니다.

‘파(破)’는 원칙과 기본을 바탕으로 하면서도, 그 틀을 깨고 자신의 개성을 드러내는 단계. 

정석을 익힌 후에는 정석을 깨뜨리고 자신의 개성을 만들어 나가야지요. 하지만 기본을 제대로 익히기도 전에 개성만 발휘해보려 해도 안됩니다. 충실한 '수'의 기간을 거치며, '파'를 준비하는 게 중요합니다. 그리고 자기의 개성을 드러낼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을 만드는 것도 중요합니다.

이번 스킨을 만들면서 스킨위자드를 활용해서 배경과 타이틀과 글자의 폭과 크기 등을 제가 원하는 방식으로 수정해 봤습니다. 실력 있는 분들은 아무 것도 아닌 초보적 시도이지만, 저에게는 무척 두렵고 흥분되고 재미있는 과정이었습니다.

수없이 지웠다 만들었다 해보는 동안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에 대한 감을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색감이나 디자인, 글자체, 제목의 크기, 여러 악세서리의 배치 등에 대한 느낌들이 희미하게나마 제 가슴속에 떠올랐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티스토리가 제공하는 범위 안에서만 가능한 시도일 뿐입니다. 저는 이 과정에서 저의 개성을 드러내기에 저의 기술이 얼마나 형편없는지 절감하게 되었습니다.  

'이(離)'는 모든 유파를 떠나 독창적인 자신의 기술을 창조해 나가는 단계.

따라서 '이(離)' 단계에서는자신의 개성을 창조하기 위한 기술개발이 요구됩니다. 
장기적으로 보는 구조적 사고방식도 필요합니다. 그 사고방식이 철학으로까지 승화되어야 합니다.  

'이'를 스킨에 적용한다면 자기가 원하는 스킨을 마음대로 창조해낼 수 있는 단계에 해당되겠지요. 요즘 저는 다른 분들의 블로그에 들어갔을 때, 개성과 창의력이 담뿍 담긴 스킨을 보면 부러움을 느끼곤 합니다.
 
그 블로그에서는 주인장의 색감이나 디자인의 취향을 느낄 수 있습니다. 어떤 블로그에서는 삶의 향기가 풍겨 나오기도 합니다. 어떤 블로그에서는 주인장의 철학과 인생관까지 보여지기도 합니다. 저도 언젠가는 그런 블로그를 만들고 싶습니다. 하지만 그 단계까지 가려면 멀고 먼 수련의 단계를 거쳐야 할 겁니다.



어디 블로그 스킨뿐이겠습니까?

개인의 자기개발에도, 예술가의 작품 창작에도, 기업의 경영에도, 사업의 마케팅에도, 그 어떤 분야에서도 '수(守), 파(破), 리(離)'의 3단계를 적용할 수 있을 겁니다. 원칙과 정석을 배우며 기본을 지키고, 그 후에 그 기본을 깨뜨려 한 단계 도약하며, 결국 자신의 세계를 창조하는 단계에 이르는 것.

지킬 수(守), 깨뜨릴 파(破), 떠날 리(離).

우리 블로그 가족들 모두 자신의 분야에서 지키고 깨뜨리고 떠나는 단계를 거쳐, 완성의 '도'에 이르기를 희망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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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마-저주받은 시인들의 벗』이라는 재미있는 책이 있습니다. 


 
‘시마(詩魔)’란 단어를 알고 계신 분은 별로 많지 않을 겁니다. 저도 이 책을 읽기 전엔 몰랐던 단어니까요. 그런데 우리 옛 선비들에게는 아주 친근한 단어였더군요.

시마란 시인의 가슴속에 내재되어 있는 문학적 열정, 시를 쓰지 않고서는 견딜 수 없게 만드는 창조적 충동을 일컫는 말입니다.

시마의 이웃으로 ‘기양(技癢 : 가려움증)’이 있는데, 가려움을 참지 못하는 것처럼 인간의 내부에 숨어있는 제어할 수 없는 표현욕을 말합니다.

표현욕을 제어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면 시 쓰는 행위가 버릇이 되어 병 상태에 이르는데, 이것을 ‘시벽(詩癖)’이라고 합니다.

옛 시인들은 자신들을 괴롭히는 이러한 현상을 “시마(詩魔)”라고 했습니다.  참으로 적절하고 멋있는 표현이라 감탄이 절로 나옵니다.

고려 때의 대문호인 이규보는 「구시마문」(驅詩魔文 : 시마를 몰아내는 글)에서 시마로 인한 괴로움을 다음과 같이 호소하고 있습니다.

첫째, 세상과 사물을 현혹시켜 아름다움을 꾸미거나 평지풍파를 일으킨다.

둘째, 신비를 염탐하고 천기를 누설시킨다. 이처럼 사물의 이치를 밝혀냄으로써 하늘의 미움을 받아 사람의 생활을 각박하게 한다.

셋째, 삼라만상을 보는 대로 형상화한다.

넷째,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국가나 사회의 일에 간여하여 상벌을 마음대로 한다.

다섯째, 사람의 형용을 초췌하게 하고 정신을 소모시킨다.


이런 시마에게 시달리는 게 괴로우니 제발 자신에게서 떠나달라고 요구했다가 오히려 시마에게 설복 당해서 그를 받아들인다는 내용의 이 글은, 좋은 글을 쓰기 위해 고심참담하는 작가의 내면을 우화적으로 표현한 명문장입니다.

예부터 많은 시인들이 이 병으로 괴로워했습니다. 율곡 이이도 시마와 싸우다가 이런 시 한 구절을 남겼습니다.

언제나 바람과 달이 주는 괴로움으로
시구 찾느라 시마와 싸운 게 몇 번이던가


시마의 절친한 친구들로 옛시인들이 ‘주마(酒魔 : 술)’, ‘병마(病魔 : 질병)’, ‘궁귀(窮鬼 : 가난)’, ‘수마(睡魔 : 잠)’, ‘색마(色魔 : 이성관계)’를 꼽았다고 이 책에 소개되어 있는데 참으로 공감이 가는 얘기입니다.

이런 증상이 어찌 시인에게만 있겠습니까?

표현에 대한 참을 수 없는 가려움증과 표현하는 행위가 병과 같은 버릇이 되어버린 수많은 사람들에게는 갖가지 마귀가 있습니다.


노래나 악기나 음향에 종사하는 예술가에게는 ‘음마(音魔)’, 춤과 몸짓 표현 예술가에게는 ‘무마(舞魔)’, 연기 표현 예술가에게는 ‘연마(演魔)’, 색과 빛의 표현 예술가에게는 ‘광마(光魔)’ -

이런 것들은 주로 예술가들에게 찾아 오는 마귀들이지만, 다른 분야 종사자들도 저마다 마귀가 있을 것입니다.

토목이나 나무 꽃 등 관련 종사자에게는 목마(木魔), 철도나 기계 등 관련자는 철마(鐵魔), 인터넷이나 전기 관련 종사자는 전마(電魔), 화마(火魔), 금마(金魔), 수마(水魔), 토마(土魔)--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직종에서 사람들은 저마다 다양한 마귀들에 사로잡혀 살아가고 있을 겁니다.

그러니 블러거들에게도 당연히 마귀가 있겠지요?

블로깅에 대한 '참을 수 없는 가려움'증과, 블로깅하는 행위가 '병과 같은 버릇'이 되어버린 수많은 블로거들에게는 병증의 배후에 갖가지 마귀가 있을 겁니다.

저는 이것을 ‘블마’라고 부르겠습니다.

이 블마와의 관계가 대단히 중요하기 때문에, 모든 블로거들은 자신에게 블마가 찾아와 남다른 재능을 발휘할 수 있기를 꿈꿀 겁니다. 그러나 정작 블마를 그의 몸 속에 받아들이는 블로거는 그리 많지 않을 겁니다.
 

원하지 않아도 밤마다 황송하게 찾아 주시어
잠자는 나에게 받아쓰게 하시고 혹은 영감을 주어
즉흥적인 시구를 쉽게 나오게 해주시는
나의 천상의 수호 여신이여


밀턴이 『실낙원』이라는 대서사시를 쓸 때 이런 기쁨의 노래를 불렀던 것처럼, 어디선가 신선이나 귀신이라도 나타나 글의 영감을 불어 넣어주고 '술술술~~' 글이 잘 풀려나가면 얼마나 좋을까요?

수천 명, 수만 명, 수십만 명, 수백만 명이 여러분의 글을 읽고 감동받아 온세계 사람들이 앞다투어 들어오고, 광고가 폭주하고, 블로그에 담은 글들을 모아 책을 펴냈는데 그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고, 강연을 다니고, 블로그스피어의 제왕이 되어 수많은 사람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하게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러나 그런 행운은 아무에게나 찾아오지 않습니다.

그럼 어떻게 하면 모든 블로거들의 바램인 블마가 찾아올까요? 저자인 김풍기 씨가 책의 마지막에 써 놓은 멋진 글은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줍니다.

시마는 아무에게나 찾아오는 게 아니라 새로운 표현을 찾아 방랑하는 사람에게만 찾아온다.

한 곳에 머무르는 순간 시마는 가뭇없이 사라지고, 거대한 사유 권력의 그물이 그의 온 생애를 덮칠 것이다.

세상 사람들에게 저주받았으되 행복한 사람, 오직 시만을 생각하고, 생애를 시에 의탁하는 사람, 생애 오직 한번의 절창을 위해 온힘으로 몰두하는 시마의 벗, 그 행복한 이름이 바로 시인이다.


우리 블로그스피어에도 ‘블마의 벗’들이 넘쳐나 서로 소통하고, 기를 나누고, 사랑하며 빛나는 블로그 활동을 벌이길 소망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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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블로그를 시작할 수 있게 해 주고, 새로운 사람들과 신기한 인연을 맺게 해 준 대중가요 한 곡이 있습니다. 바로 <총 맞은 것처럼>입니다.

두어 달쯤 전 일입니다. 지방에서 일을 보고 고속도로를 달려 서울로 올라오다가 금강 휴게소에 들렀습니다. 화장실을 가려고 발길을 옮기는데, 소음을 뚫고 웬 여자가수의 노랫소리가 들리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마치 감전이 된 듯 그 자리에 멈춰 서서 화장실 가는 것도 잊은 채, 한동안 그 노래를 들었습니다. 노래가 끝나고 다른 노래로 바뀌었을 때, 저는 음반 파는 아저씨에게 물었습니다.

"방금 그 노래가 무슨 노래지요?"
"백지영의 총 맞은 것처럼이요."
"백지영이 누구지요?"
"아이구, 백지영도 몰라요? 이거 요새 한창 뜨는 노래유."


저는 그 노래가 담긴 CD음반 한 장을 샀습니다. 케이스 안에는  두 장의 CD가 들어 있었는데 모두 합쳐 40여곡의 최신 가요가 들어 있는 불법 음반이더군요. 

저는 서울로 올라오는 차 안에서 <총 맞은 것처럼>을 들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것잡을 수 없이 눈물이 흐르는 것이었습니다. 집까지 오는 두 시간 내내 아무리 멈추려 해도, 가슴을 진정하고 따라 불러보려 해도, 자꾸만 목이 메이고 눈물이 나왔습니다. 


저는 작게도 틀어보고, 차 전체가 꽝꽝 울리게 크게도 틀어보고, 가사만 들어보기도 하고, 반주만 들어보기도 하고, 노래만 들어보기도 하고, 울면서 불면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집에 들어서자마자 전 아내와 딸에게 소리쳤습니다. 

"아빠가 새로 노래 하나 발견했다!" 
"무슨 노래?"
"총 맞은 것처럼!"

그러자 대학교 다니는 딸이 피식 웃으며 말했습니다.

"그거 요새 매주 1위 하는 노래야."
"그래?....근데 그 가수 정말 노래 잘하던데....백지영이 누구냐?"
"아빠 정말 백지영 몰라? 비디오 사건의 주인공?"


아, 저는 그때서야 '백지영이 그 백지영이구나!' 하고 알아챘습니다. 하지만 그 스캔들은 저에게 하나도 중요하게 다가오지 않았습니다. 

저를 그렇게 가슴 깊이 슬프게 만든 노래에 대한 열광은 가수의 스캔들하고는 아무런 관계가 없으니까요.

아무튼 그날 이후 저는 그 노래를 열심히 배웠고, 노래방에서도 몇 번 불러 주위 사람들을 놀라게 했습니다. 노래를 잘 불러서 놀래킨 것이 아닙니다.  

"서편제의 김명곤이?"
"저 나이에?"   




한참 그 노래에 빠져 있을 때 파워 블로거인 탐진강님이 저를 처음 만난 자리에서 그 사연을 듣게 되었습니다. 제 이야기에 흥미를 느낀 탐진강님은 그 사연을 블로그에 올려도 되느냐고 물었습니다.

저는 블로그가 뭔지 잘 몰랐던 때라, 홈페이지에 올리려나 보다 생각하고 그러라고 했습니다. 탐진강님은 핸드폰을 꺼내어 제 얼굴을 찍고, 식탁 위의 삼겹살과 소주병들을 열심히 찍었습니다.

탐진강님은 다음 날 <김명곤 전 장관, 백지영 노래 듣고 눈물 흘리다.>란 제목으로 블로그에 올려 10만 명이 넘는 대박을 터뜨렸읍니다. 

그 뒤로 많은 사람들이 그 사연을 알고 물어보는 통에 파워블로거의 위력을 알게 되었지요. 

그 뒤 탐진강님을 만나 블로그에 대한 진지하고 열정에 찬 이야기를 들으며 저도 모르게 블로그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마침내 5월 3일에 탐진강님의 도움으로 블로그를 개설하고, 지금은 매일 잠을 설치며 블로깅을 하는 지경에까지 이르게 된 것입니다.   

게다가 그 인연은 작곡가 방시혁씨와의 만남으로까지 발전되었습니다. 궁금하시죠? 그 사연은 다음에 이야기해 드릴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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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겨우 인터넷 검색이나 하고, 문서나 작성하고, 메일이나 교환하던 수준의 컴맹이다. 게임도 못하고, 채팅도 못하고, 사진 올리기도 못하는 내가 블로그를 시작하게 되었다.

무려 10만 명이 넘게 방문한 베스트 글 "김명곤 전 장관, 백지영 노래 듣고 눈물 흘리다"의 필자인 탐진강님의 전적인 권유와 가르침과 후원으로 시작한 도전이다. 한 달 반쯤 전, 참으로 우연한 만남에서 시작된 님과의 인연이 내 인생의 새로운  막을 열게 해 줄 줄이야 누가 알았으랴!

미니 홈피와 블로그의 차이점도 몰랐던 내게 블로그의 세계를 가르쳐주고, 그 무한한 가능성의 미래에 대해 눈을 뜨게 해주고, 블로그의 개설과 글쓰기와 사진 올리기의 세세한 방법을 가르쳐 준 님께 감사 또 감사 드린다.

나는 지금 두근거리는 가슴으로 컴퓨터 자판을 두드린다. 나 혼자 수필을 쓰거나, 희곡이나 시나리오를 쓰거나, 신문이나 잡지에 기고를 하기 위해 자판을 두드릴 때는 느끼지 못했던 현상이다. 

지금 내가 두드리는 이 글이 발행 키를 누르는 즉시 수많은 미지의 블로거들에게 읽히고, 누군가가 내 글에 대한 반응을 보내 올 거라고 생각하니 흥분도 되고 마구마구 설레인다.


사춘기 때 연애 편지를 쓰면서 느꼈던 두려움과 설레임을 50대 후반의  이 나이에 다시 느끼다니!

앞으로 이 광대한 블로그의 신천지에서 어떻게 소통하며 살아야 할지 막막하기 짝이 없지만, 초보 탐험가의 순진한 열정으로 조심스레 새로움의 첫발걸음을 내딛는다.

내가 새로워지지 않으면 
새해를 새해로 맞을 수 없다.

내가 새로워져서 인사를 하면
이웃도 새로워진 얼굴을 하고
새로운 내가 되어 거리를 가면
거리도 새로운 모습을 한다.

<구상 시인의 ‘새해’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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