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곤의 세상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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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블로그는 연극, 영화의 예술현장에서 배우로, 작가로, 연출로, CEO인 국립극장장으로, 문화관광부 장관으로 살아 온 제가 예술과 인생에 대해 느끼는 여러가지 생각들을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고 나누는 만남의 공간입니다.
by 김명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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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학도풍류'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09.07.02
    [편견타파 릴레이] 우리가 기생이냐? (24)
바람나그네님과 예스비™님으로부터 릴레이 바톤을 이어받았습니다. 추천 감사드립니다.

[편견타파 릴레이]
1. 자신의 직종이나 전공 때문에 주위에서 자주 듣게 되는 이야기를 써주세요.
2. 다음 주자 3분께 바톤을 넘겨주세요.
3. 마감기한은 7월 31일까지 입니다.




몇 년 전에 어느 도의 국악원 단원들이 고위관료들의 술자리나 잔치 자리에 수시로 불려 가 노래를 부른 사례를 폭로하며 “우리가 기생이냐?”고 공개적으로 항의한 일이 있었습니다.

때아닌 “기생 논쟁”에 많은 분들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관료들의 구시대적인 관행을 꾸짖었습니다. 그 일은 곧 마무리되어 잠잠해졌지만, 봉건사회의 천민 계급이었던 기생이나 광대들의 예술혼으로 이어져 온 전통 예술에 대한 편견은 아직도 이 사회의 곳곳에 도사리고 있습니다.

저의 판소리 스승인 고 박초월 명창은 고향이 남원군 운봉면인데 전라도 쪽에서 공연 초청이 오면 다른 때보다 유난히 신경이 예민해지고 가기 싫어하셨습니다.

그 이유를 물으니 서울에서는 인간문화재로 “선생님” 대접을 받고 있는데, 고향에만 가면 술자리에서 “초월이, 소리 한마디 해봐”하는 노인 팬들의 무례함에 속이 상하기 때문이라는 말씀이었습니다.

그 때문인지 평소에도 술자리에서 함부로 소리하지 말라고 제자들에게 신신 당부하셨습니다. 그 가르침 때문에 저 역시 술자리에서 소리하는 일을 조심스럽게 여기게 되었지만, 지금껏 지내오는 동안 그 가르침을 제대로 지키기란 참으로 어려웠습니다.

<서편제> 이후 여러 모임이나 술자리에서 소리 한 마디 청하는 경우가 너무도 많아 곤혹스러운 경우가 한 두번이 아니었습니다. 노래를 청하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분위기와 예의가 필요한 법인데, 너무도 쉽게 소리 한 마디를 요구할 때마다 상대방이 기분 상하지 않게 거절하느라 진땀을 빼곤 했습니다.  저같은 아마추어가 그럴진대 국악에 몸담고 정진하는 예술가들은 그런 경우를 얼마나 많이 겪겠어요?

아직도 많은 사람들은 성악가에게 오페라 아리아를 청하기보다 판소리 명창에게 소리 한마디 청하는 걸 더 쉽게 생각합니다. 한술 더 떠서 민요나 판소리나 한국춤은 술자리에서 해야 진짜 맛이 난다는 말을 서슴없이 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때로는 기생 점고를 통해 국악인을 희롱하는 변학도의 풍류 취향이 남아 있는 사회 지도층 인사도 종종 눈에 띕니다. 이런 시대 착오적인 풍류객들이 종종 예술가들에게 상처를 줍니다.


어느 국악 콩쿨에서 입상한 젊은 여자 명창은 입상 축하 회식 자리에서 또 다시 판소리를 부르게 하고, 술시중까지 요구하는 주최사 사장님의 추태에 수치심을 느끼며 눈물을 흘렸다고 합니다.

국악하는 여성이나 여가수나 여탈렌트나 여배우들을 술자리의 여흥을 돋우는 도우미나 하룻밤 잠자리 시중을 드는 고급 화류계 여성처럼 함부로 대하는 남성들의 편견 섞인 말이나 행동을 보면 저는 분노가 밀려 오곤 합니다. 장자연님의 자살에 대해 너무 마음이 아픈 것도 그런 편견이 젊은 여성의 마음에 얼마나 깊은 상처를 줬는지 공감하기 때문입니다.  


세계 어느 나라나 전통 예술은 현대 대중 예술의 위세에 눌려 맥을 못 추고 있습니다. 그러나 선진국일수록 자기 나라의 전통 예술을 지켜 내기 위해서 세심한 배려를 아끼지 않습니다.

일본의 가부키나 중국의 경극, 인도의 전통극들은 일찍이 정부와 기업의 지원 아래 유럽이나 미국의 예술계에서 동양의 우수한 예술로 인정받고, 지금은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게 되었습니다.

또 유럽 각국도 미국 대중 문화에 대항해서 자국의 전통 예술을 살려 내기에 혼신의 힘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화려하고 부유한 애호가들에 둘러싸인 서양의 전통 예술가들에 비해 소박한 촌로와 서민들에게 둘러싸인 이 나라 전통 예술의 현실이 너무 마음 아픕니다.  

많은 분들이 전통을 사랑하고 키워내야 한다고 말은 하면서도 실생활에서 전통은 아직도 편견 속에서 소홀하게 취급당하고 있으며, 때로는 무시당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실에 대해 수많은 전통 예술인들은 슬픔을 느끼면서도 오로지 예술에 대한 열정으로 힘겨운 삶을 지탱해 나가고 있습니다. 그들이 바라는 것은 스타 가수들이나 스타 탤런트들이 받는 것과 같은 고액의 개런티도 아니고, 정부로부터 받는 지원금을 두배 세배 올려 달라는 것도 아닙니다.

그들이 바라는 것은 주변 사람들의 편견없는 사랑과 관심입니다. 그들이 예술가로서 진정한 자부심을 느끼고, 예술가로서 성장할 희망을 갖도록 마음을 써 주는 주변의 깊은 배려인 것입니다.


 
 예스비™님을 통해 바톤이 넘어온 경로

 1. 라라윈님 : 독서릴레이 + 새 릴레이 시작, 편견타파 릴레이

 2. 해피아름드리님 : 편견을 버리세요~~편견타파 릴레이...

 3. 검도쉐프님 : [편견타파 릴레이] 편견을 버리면 세상이 다르게 보인다

 4. 용짱님 : [편견타파 릴레이] 용짱은 된장남?

 5. 생각하는 사람님 : [편견타파 릴레이]생각이 없는 생각하는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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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코로돼지님 : [편견타파 릴레이] 고양이 키우면 유산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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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아이미슈님 : [편견타파 릴레이] 보이는게 다가 아니다. 여자라고 어리다고 냅다 반말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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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펨께님 : [편견타파 릴레이] 편견은 무지다.

 8. 바람나그네님 : [편견타파 릴레이] 편견은 배척을 낳는다.


 


제가 바톤을 넘기고 싶은 분을 3분씩 추천합니다.

바람나그네님 쪽
1. 쏭군님 : 저한테 독서릴레이 바톤을 주셨으니 빚을 갚아야죠?
2. 뷰라님 : 방송계의 편견을 여지없이 무너뜨리는 황금촉.
3. 정운현님 : 역사와 우리 사회에 대한 편견을 께뜨려주시는 분. 

예스비™님쪽
1. 곤이엄마님 : 시골 생활에 대한 도시인들의 편견을 깨뜨려 주시는 분.
2. 붉은방패님 : 물구나무 서서 세상을 보는 분.
3. heraus님 : '생각은 자유'라는 소신으로 글을 쓰시는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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