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곤의 세상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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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블로그는 연극, 영화의 예술현장에서 배우로, 작가로, 연출로, CEO인 국립극장장으로, 문화관광부 장관으로 살아 온 제가 예술과 인생에 대해 느끼는 여러가지 생각들을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고 나누는 만남의 공간입니다.
by 김명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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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신화에 등장하는 미의 여신은 '비너스'입니다. 

이 여신의 탄생에 관한 그림 중에 가장 널리 알려진 그림은 보티첼리의 <비너스의 탄생>입니다.   

산드로 보티첼리(1444∼1510)의 <비너스의 탄생>

전 이 그림을 볼 때마다 왜 비너스가 조개 속에서 탄생했다고 설정했을까 의아했습니다. 그러다 문득 이 신화가 '진주조개'와 관련이 있는 건 아닐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성들이 자신의 아름다움을 가꿀 때 가장 선호하는 것은 보석입니다, 그런데 다이아몬드나 금이나 에메랄드 같은 대분분의 보석은 땅속에서 생깁니다. 땅속이 아닌 바닷속에서 탄생한 보석은 진주가 유일할 겁니다. 진주는 대부분의 광물성 보석과는 달리 조개라는 생명체가 만들어내는 보석입니다.

'비너스의 탄생'은 '진주의 탄생'을 의인화한 것 아닐까요?

꿈 해몽 책에도 '조개꿈'은 여성, 재물, 집, 일감, 사업장 등을 상징한다고 되어 있군요. 조개에서 진주가 나오는 꿈은 진리나 보물을 얻는 만사형통 꿈이고, 조개를 많이 잡는 꿈은 태몽일 경우에는 여자아이를 낳기 쉬우며 미혼모일 경우에는 혼담이 오고 남에게 자신의 창작물을 보여주게 된다고 풀이합니다. 



조개 속에서 어떻게 진주가 만들어질까요?

조개의 껍질 바로 밑에는 외투막이라는 막이 있습니다. 조개껍질과 외투막 사이에 이물질이 들어오면 조개는 껍질을 만드는 체액을 분비해서 이물질을 감싸버립니다. 이것이 시간이 지나면서 한겹 한겹 쌓이고 두꺼워지면서 마침내 진주가 됩니다. 진주의 단면을 현미경으로 살펴보면 콘키오린이라는 단백질과 탄산칼슘의 층이 수백겹 이상 차곡차곡 쌓여 있다고 합니다.

출처 : http://leering.egloos.com/1532749

이처럼 진주는 상처 난 조개에서 만들어집니다. 

그렇다고 상처 난 모든 조개가 진주를 만드는 것은 아닙니다. 체액을 잘 분비하지 못하는 조개는 썩어버리고 맙니다. 진주를 만드는 조개가 될지 썩어가는 조개가 될지는 조개의 선택에 달려 있습니다.

바다 속에 조개 하나가 살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조개는 이웃에 사는 조개를 만나 하소연을 했습니다.

"내 몸 속에 아주 귀찮은 것이 있어.
무겁고 둥글게 생겼는데 아주 귀찮고 불편해."

그러자 이웃에 사는 조개는
아주 거만한 표정으로 말했습니다

"나는 아주 건강해.
몸 속에 아무것도 이상한 것이 없지. 나는 정말 건강해."
"좋겠다. 난 정말 이 둥글고 무거운 것 때문에 살 수가 없어."

그때 이웃에 사는 게 한 마리가 지나가다
조개들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리곤 건강하다고 자랑하는 조개에게 말했습니다

"너는 건강하지? 물론 그럴 거야.
하지만 네 이웃이 참아내고 있는 그 고통스런 것은 정말 진귀한 진주란다."

그렇습니다 그 조개가 간직하고 있는 고통은 바로 진주입니다
아름답고 진귀한 진주를 간직하려면 그만큼의 고통을 감수해야 합니다.
우리는 가족과 친구,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을 곁에 두고 삽니다
그러나 아무리 사랑하는 사람이라도 고통을 주곤 합니다,
그렇습니다 사랑과 행복은 고통스러운 면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랑이라는 보석을 위해서는 고통스러운 짐을 짊어져야 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잊고 있는 보물이란
고통스럽지만 함께 해야 할 바로 그 사랑입니다.
 

진주 이야기 / 칼릴지브란 <아름다운 생각> 중에서  


참된 사랑은 고통스러운 순간에 드러납니다.

그리고 그 고통의 바닷속을 통과하면서 사랑은 새롭게 태어납니다. 고통을 견딜 수 있도록 체액을 짜내는 사람만이 진주처럼 아름다운 사랑을 얻을 수 있습니다. 체액을 짜내지 못하거나 고통을 뱉어버리면 그 사랑은 썩어버리거나 아름다운 결실을 맺지 못하게 됩니다.

비너스가 조개에서 탄생했다는 신화는 바로 '고통이란 사랑을 완성해 가는 신의 축복'이라는 이야기의 상징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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