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우리나라 역대 대통령을 순서대로 나열하면?
3. 우리나라 왕조를 순서대로 나열하면?
1번은 어느 고등학교 2학년 '한국 근현대사' 기말고사 문제입니다. 그런데 학생들의 정답률이 50%가 안되고, 독도 대신 제주도, 마라도, 심지어 대마도까지 쓴 답안이 많았습니다. 2번과 3번 문제는 서울시내 중상위권 고교 3학년 2개 학급을 대상으로 냈는데, 오답률이 무려 68%였습니다.
지난 8월5일에 방영된 MBC <후플러스> 「국사, 안 배워도 그만?」편에서 취재 보도한 내용입니다.
<후플러스>의 취재 내용은 참으로 심각하더군요. 많은 고3 학생들이 국사를 선택하지 않았고, 서울 시내 한 고등학교에서는 문과 입시생 중에 3명만 국사를 선택하고 있었습니다.
또한 몇몇 반을 샘플로 하여 중학교 수준의 국사문제를 고3학생들에게 내주었더니 정답률이 무척 낮았고, 우리나라의 역사를 이해하는 기본적인 문제들에 대해 대부분의 학생들이 관심도 없고, 기억도 못하는 형편이었습니다.
대한민국 학생들의 형편없는 국사 실력, 어쩌다 이 지경이 됐을까요?
역시 입시 교육을 주범으로 꼽을 수밖에 없겠습니다. 현재 수험생들은 사회탐구 11과목 중 4과목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의무적으로 국사를 선택하게끔 제도화한 서울대 지망생을 빼고는 모두 윤리나 사회문화 같은 비교적 부담이 적은 과목들을 선택하는 실정입니다.
이과생들은 아예 관심도 두지 않는 국사과목이 문과생들로부터도 외면 받고 있는 실정이며, 교사들조차도 이를 묵인하는 현실이 고등학교 교실의 현재 풍경인 것입니다.
수많은 대학교 중 서울대만 국사 시험을 보니 서울대 지망생들만 국사 공부를 합니다. 역사교육에 대한 서울대의 관심에도 불구하고, 다른 대학들은 무관심으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내년부터 고등학교 국사가 선택과목으로 바뀌게 되니 역사를 자발적으로 공부하는 학생은 더욱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2009년 교육 개정과 관련해서 교과부는 모든 과목의 선택과목화를 추진하면서 국사과목도 학생들의 자율권에 맡기는 원칙을 세웠다고 설명합니다. 국사만을 표적으로 개정한 것이 아니라 공통 기본 교육 과정을 1년 줄이면서 생긴 자연스러운 상황이란 얘기입니다.
이런 원칙이 왜 생겼는지 알 수 없어도 일선 교육 현장에서는 입시에 필요한 '국영수' 위주의 수업으로 재편되면서 학생들이 기피하는 국사 과목은 축소될 것이 뻔합니다. 의도하지 않았다 하도라도 결과적으로 국사 교육은 축소될 게 불을 보듯 뻔한데, 교과부는 아무런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지 못한 모양입니다.
「국사, 안 배워도 그만?」의 마지막 부분에서는 다른 나라 역사교육의 현실을 보여줍니다.
근래 몇 년 간 일본은 한일 관계의 역사를 왜곡하는 새 교과서 만들기를 주도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독도 관련 분쟁 및 군대 위안부 문제에 대한 일본 역사 교육 현실과 우리와의 마찰은 날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중국의 경우 중화주의 사상 강화에 따라 고구려와 발해의 역사를 자주 국가가 아닌 중국 변방의 식민지로 강등시키기는 동북공정 문제가 우리와의 역사 갈등으로 부각되고 있습니다.
MBC가 이 문제를 취재한 이유는 이와 같이 주변국들의 역사 왜곡으로 인한 문제들이 심각한 상황에서 고등학교 국사 과목마저 선택으로 돌리면, 점점 우리의 젊은이들이 자기나라 역사에 무지한 인재가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에서 시작된 듯합니다.
오늘은 광복절입니다. 나라를 잃고 식민지 노릇을 한 후유증이 얼마나 우리 사회를 병들게 하는지 다시 한 번 일깨워주는 날입니다.
우리 역사의 소중함을 광복절이 일 년에 한 번 일깨워주는 효과가 있다면, 국사 교육은 평생 동안 일깨워주는 효과가 있습니다.
국가의 정체성 확립에 국사 교육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새삼 강조하지 않아도 우리 모두 아는 문제입니다. 세계화를 향한 시대의 흐름 속에서 우리 민족이 생존과 번영을 이루기 위해서는 바른 국사 교육을 통해 민족과 국가의 정체성을 확립해야만 합니다.
지금같은 국사 교육의 부실이 심화되다 보면 '독도가 우리나라 땅이라는 걸 노래방에서나 배우는 때'가 오지 않으리라 누가 장담하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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