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곤의 세상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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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블로그는 연극, 영화의 예술현장에서 배우로, 작가로, 연출로, CEO인 국립극장장으로, 문화관광부 장관으로 살아 온 제가 예술과 인생에 대해 느끼는 여러가지 생각들을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고 나누는 만남의 공간입니다.
by 김명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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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최윤희씨의 자살 소식에 많은 사람들이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행복에 관해 책을 쓰고 매스컴과 수많은 강연을 통해 행복을 설파하던 행복전도사, 온갖 불행을 극복하고 행복을 찾은 듯한 환한 웃음으로 희망을 나누어 주던 분이 병고를 이기지 못하고 남편과의 동반 자살로 생을 마감했습니다. 그이의 글과 말을 통해 행복의 희망을 찾았던 수많은 사람들은 실망과 당혹감을 느꼈을 겁니다.

잡힐 듯하면서도 잡히지 않는 행복, 마침내 잡았다고 생각했지만 병마가 괴롭히자 어느새 목숨을 앗아간 채 저 멀리 달아나버리는 행복. 인간은 정말 행복해지기 어려운 존재일까요?

언젠가 한 방송에서 <당신은 얼마가 있으면 행복 하겠습니까>라는 주제로 재미있는 실험을 했습니다. 병원에 누워 있는 신생아들의 머리 위에 움직이는 모빌을 처음에는 1개를 달아놓은 후, 다음에는 2개, 그 다음에는 3개를 보여줍니다.

모빌의 수가 늘어날 때마다 아이들은 방긋방긋 웃으며 적극적인 관심을 표현합니다. 하지만 3개의 모빌을 보여준 후 다시 1개만 보여주자 아이는 금세 울음을 터트리기 시작합니다. 아이가 만족하는 모빌은 3개가 됐기 때문에, 1개는 아이의 욕구를 충족시키기에 너무 부족해진 것입니다.

이 실험을 통해서도 드러나듯이 이 세상에 절대적인 행복이란 존재하지 않습니다. 우리의 행복은 상대적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냥 행복하고 싶다면 그 소원은 쉽게 이루어집니다. 하지만 지금보다 '더', 남보다 '더' 행복하고 싶다면 그건 쉽지 않은 문제가 됩니다.

하이코 에른스트의 「왜 나는 행복하지 못한가?」는 이처럼 어렵고 복잡한 행복에 대해 나를 돌아보게 하는 책입니다.
 


세상 모든 사람들이 새로운 공식, 논문, 심포지엄, 자기계발서, 갖가지 종교까지 두루 동원해 가며 어떻게 하면 행복해질 수 있는지에 대한 해답을 찾으려 한다.
그런데 그 처방들이란 것이 신기할 만큼 하나같이 어디서 많이 보던 것들이다.
단순소박한 사람의 행복, 세련된 향유의 기술, 수천 년 전부터 있어온 실용철학과 처세술이 우리 앞에 등장한다.
거기에 덧붙여 호르몬이니, 감정이니, 뇌의학이니 하는 과학적인 행복 관리, 즉 행복 테크놀로지까지 생겨났다.
그리고 그 모든 것 위에, 마치 행복 이데올로기의 빅 브라더처럼, 어딜 가나 우리를 향해 미소 짓고 있는 달라이 라마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 머리말


돈 많은 부자들은 모두 행복한가요? 권세와 지위가 높은 사람들은 행복한가요? 인기있고 유명한 사람들은 행복한가요? 행복과 성공에 대해 책을 쓰고 가르치는 사람들은 행복한가요? 쾌락주의에 빠져 향락을 찾는 사람들은 행복한가요? 

이 질문에 자신있게 그렇다고 할 수 없는 게 현실입니다. 겉으로 보기에 성공한 사람, 행복해 보이는 사람들이 자살을 하고 고통에 빠지고 마약에 의지하는 사례들을 매스컴에서 접할 때마다 우리는 회의에 빠집니다. 많은 사람들이 행복해지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며 살아가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삶에 회의와 절망을 느낍니다. 게다가 기쁨을 느끼는 능력을 잃은 사람, 우울증과 불안에 시달리는 이들은 더욱 늘어만 갑니다. 수많은 인류의 스승들이 행복에 대해 설파했지만 공허하게 들리기만 합니다. 
 

프로이트는 행복의 가능성을 아주 낮게 보았고, 오히려 인간이 불행해질 수 있는 다양한 가능성과, 정신과 마음의 뒤틀린 모습들에 집착했다.
루소는 “행복이란 두둑한 지갑이며, 솜씨 좋은 요리사이고, 굉장한 소화력을 지닌 것”이라고 정의했다.
비트겐슈타인의 말은 너무 뻔하게 들린다. “행복한 사람의 세계는 불행한 사람의 그것과 판이하게 다르다.”
압권은 영국 철학자 A. J. 에이어다. “행복이란 꾸준히 만족스러운 만족이다. 더 나은 설명이 있다면 여러분이 찾아보시오!”
볼테르는 심지어 잔뜩 비꼬는 말투로 이렇게 말했다. “확실한 것을 알고 싶다면 철학자들에게 물어라!”


저자는 심리학, 사회학, 철학, 역사를 두루 섭렵하며 우리가 피상적으로 알고 있는 행복의 법칙이 얼마나 위험한지, 행복한 삶을 영위하기가 얼마나 힘든지를 알려줍니다. 그와 함께 저자의 깊은 통찰력으로 행복을 얻기 위한 쉽고도 구체적인 실천 방법을 제시합니다.

마음이 보내는 신호에 귀기울여야 하는 이유와 방법, 자신의 인생을 한 편의 이야기로 바라보고 서술하는 법, 가정이나 일터에서 스트레스와 정보의 함정으로부터 현명하게 대처하는 법, 타인과의 관계 맺기와 용서하고 화해하는 법 등 단순한 ‘행복’을 뛰어넘어 진짜 ‘좋은 삶’이란 무엇인지를 돌아보게 합니다.
 

행복은 살벌한 세상에 맞서는 처방전이나 해독제 같은 것이 아니다. 행복이란 인생의 마땅한 목적지이지만 오직 순탄하고 곧은길만 걸어서는 도달하기 힘들다는 점이다. 행복은 하나의 프로젝트라기보다는 거기서 나오는 부산물 같은 것, 이를테면 잘 산 인생의 잉여물 같은 것이다. 행복이란, 인생 전체에 퍼져 있는 행복한 순간들을 단순히 합산한 것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현대인에게 행복의 가치와 기준은 너무도 다양해서 주관적으로 측정될 수 없기 때문에 내가 과연 행복한가에 대한 불안과 의심은 계속 우리를 괴롭힐 겁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우리 삶의 목표는 궁극적으로 ‘행복’입니다. 영국의 런던타임즈가 영국인들을 대상으로 가장 행복한 사람을 조사했는데 아주 재미있는 결과가 나왔더군요.
 

1위, 바닷가에서 멋진 모래성을 완성한 어린이
2위, 아기를 목욕시킨후 아기의 맑은 눈동자를 바라보는 어머니
3위, 멋진 공예품을 완성하고 손을 터는 예술가
4위, 죽어가는 생명을 수술로 살려 낸 의사


행복은 어쩌면 신기루 같은 것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위의 결과처럼 행복은 의외로 단순하고 가까운 곳에 있는지도 모릅니다. 여러분의 행복은 어디에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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