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곤의 세상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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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블로그는 연극, 영화의 예술현장에서 배우로, 작가로, 연출로, CEO인 국립극장장으로, 문화관광부 장관으로 살아 온 제가 예술과 인생에 대해 느끼는 여러가지 생각들을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고 나누는 만남의 공간입니다.
by 김명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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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드니까 가끔 아내와 농담처럼 주고 받는 말이 생겼습니다.

'나 먼저 죽으면 좋은 사람 만나서 시집 가.'

아내는 자기가 먼저 죽을 것 같으니 그런 걱정 말고 장가 가서 잘 살라고 웃으며 대꾸합니다. 하지만 제가 아내보다 나이도 많고, 여러 데이터나 일반적인 사례로 볼 때 남자들이 여자보다 10년 정도 일찍 죽는다니 제가 아내보다 먼저 죽을 것은 틀림없는 일입니다. 

작년 12월 9일에 통계청이  발표한 <2008년 생명표 작성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태어난 우리나라 아이들은 앞으로 80.1세까지 살 것이고, 남자아이는 76.5세까지, 여자아이는 83.3세까지 살 거랍니다.
남자가 여자보다 6.8년 빨리 죽을 것이라는 얘기지요.

왜 그럴까요?


「왜 남자가 여자보다 일찍 죽는가Why Men Die First.?」는 이 질문에 대해 의학적으로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는 책입니다.



저자 마리안 J. 레가토(Marianne J. Legato)는 미국 컬럼비아대학교 의대 교수이며 매년 선정하는 미국 내 최고 명의(名醫) 중 한 사람인 내과의사로, '성 인지의학' 분야의 개척자로 알려져 있습니다. 

성 인지의학 (gender-specific medicine) 질병에 대응하는 과정과 경험이 생물학적 성(性)의 기능에 따라 어떻게 다르게 나타나는지 알아보는 학문 분야로, 컬럼비아대학 내에 연구센터가 있습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일찍 죽을 수 밖에 없도록 타고난 남자의 신체조건이나 사회적 조건 등을 집중적으로 파헤칩니다. 

그는 남자의 수명을 줄이는 위험 요소들은 잉태됐을 때부터 죽기 직전까지 줄곧 이어진다고 설명합니다. 타고난 유전적 기질과 함께 남자들의 사회적 역할과 그 수행 방법이 잘못된 탓이기도 하답니다. 남자는 생물학적으로 여자보다 미성숙하고 불완전한 존재인데도 강하고 고통을 이겨내야 하는 존재로 키워지면서 일찍 죽게되는 여러 가지 이유가 생긴다는 것입니다. 

남자의 짝짓기 능력은 다른 남자들과의 경쟁에서 이기는 것 외에도 가족들을 위해 돈을 버는 능력까지 포함되지요. 이런 일은 당연히 가족을 부양하는 데는 유리하지만 질병에 대한 저항력이 약해지거나 체력이 저하되고,더 나아가 죽음이라는 대가를 지불해야 합니다. 

먼저 남자가 여자보다 먼저 죽는 이유에 대해 알아볼까요?


남자가 여자보다 일찍 죽는 10가지 이유

1. 남자는 선천적으로 유전적 결함이 있다

여자의 성염색체는 'XX'형으로 X 유전자가 두 개이지만, 남자는 'XY'형으로 X 유전자와 Y 유전자가 각각 하나씩입니다.여자는 유전자가 손상되면 다른 X의 지원을 받아 보완할 수 있지만 남자는 그럴 수 없습니다.  Y는 X보다 크기도 반 정도 작고, 유전자의 변이도 Y가 X에 비해 3~6배 더 많습니다.

또 복제 과정에서 Y염색체들은 손상을 입으면 자신과 닮은 부분을 이용해서 U턴을 만들어 스스로 교정하려 합니다. Y염색체의 이런 기질은 타인에게 도움을 청하지 않고 자기 스스로 보수, 관리, 교정을 하느라 에너지를 손상시키는 남자들의 성향을 만들어냅니다. 

이런 유전적인 결함이 남성들을 유산이나 감염이나 선천적 결손이나 암 등에 더 취약하게 만든다는 것입니다.

2. 자궁 자체가 남자 아이들에게 불리한 구조다.

일단 자궁에서부터 남자 태아들은 불리합니다. 여자 태아보다 면역체계가 덜 잡혔고 모체와 알레르기 반응이 일어날 확률도 높답니다. 그래서
남자 아이는 사산될 확율이 여자 아이보다 1.5~2배 더 높습니다.

취약한 면역 시스템, 폐의 더딘 발달, 불충분한 혈류 공급, 산모 스트레스에 따른 취약성 등이 그 원인입니다. 뇌 출혈, 선천적 기형, 폐렴, 요로감염 등도 여아보다 남자 신생아에게 흔한 질병입니다. 임신 16∼17주에 유산되는 남녀 태아의 비율은 248:100으로 남자아이가 2배 반이나 높습니다. 어린 아기의 생존율도 남자 아이가 여자 아이보다 훨씬 낮습니다.

3. 남자 아이는 발달장애 위험이 높다

읽기 능력이 늦게 발달하거나, 눈이나 귀가 멀거나, 자폐증, 간질 발작, 주의력 결핍과잉 행동장애(ADHD), 통제 불능, 말더듬, 의지와 상관없이 눈을 깜박이거나 이상한 소리를 낸다거나 말을 따라 하는 뚜레장애 등 발달과 관련된 여러 문제들이 여자 아이보다 남자 아이들에게 3, 4배 더 많이 일어난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또 자폐증의 한 유형인 아스퍼거 장애는 남자 아이가 10배나 더 많다고 합니다.
 
4. 남자 아이는 생물학적으로 위험행동을 하는 경향이 높다

사춘기에 접어든 많은 소년들이 위험하고 무모한 행동으로 사망률을 높입니다. 뇌과학자들은 소년들의 뇌를 보면 '신중한 의사 결정' 관장하는 부분이 소녀들보다 덜 발달했다고 지적합니다.

사회적 요인도 영향을 줍니다. 남자 아이는 어릴 때부터 '남자다움' 대한 스트레스를 받으며 자랍니다. 게다가 언어사용 능력이 더 뛰어난 또래 여자아이들이 성과를 거두면 위압감을 느끼게 됩니다.


의사 결정이나 판단 능력과 관련된 뇌의 발달이 남자가 여자보다 더디기 때문에 사고로 인한 사망률도 높습니다. 미 국가안전위원회의 통계에 따르면 총기류 사고로 사망하는 사람의 82%가 남자이고, 자전거 관련 사고 사망자의 87%가 남자입니다. 2006년에는 음주 운전을 비롯한 여러 가지 이유로 일어나는 충돌 사고의 81%가 남자가 저지른 사고였습니다.

5. 우울증이 남자들을 죽음으로 이끈다.

남자들을 죽음으로 몰아넣는 가장 큰 원인이 우울증이라는 사실을 아십니까? 성인이 된 남자는 자살을 부르는 우울증을 만나게 되는데, 이 복병은 갑자기 튀어나오는 게 아니라 어릴 때부터 '어떤 고통이든 혼자 견디고 이겨내라'고 교육받아 과도한 책임감을 안고 있기 때문에 생겨납니다. 

남자는 자신의 고민을 남과 나누는 것을 주저합니다. 상대방에게 자신의 개인적인 고민을 말하기보다는 혼자 해결하려고 합니다. 마음속 응어리를 혼자 삭이는 남자들의 폐쇄적인 행위가 우울증으로 이어지고, 온갖 치명적인 질병과 자살로 이어집니다. 자살 시도를 더 많이 하는 것은 여자지만, 실제 자살을 하는 사람은 남자가 여자에 비해 4배 더 많습니다. 20~24세 남자의 사망 원인 중 15%가 자살입니다.

자살로부터 벗어난 남자들은 우울증으로 인해 발생하는 많은 질병들에 시달립니다. 심장병, 고혈압, 당뇨병, 뇌졸중, 각종 감염 등을 앓고 있는 남자들 대부분이 상당한 우울 증세를 보입니다.

6. 남자들은 위험한 직업에 더 많이 참여한다

선원, 소방관, 경찰관, 건설 노동자, 농부들의 대부분은 남자입니다. 2005년 미국 내에서 직업과 관련된 사망자 5734명 중 남자가 5328명이었습니다.

7. 심장 질환이 남자들을 일찍 죽게 한다 

중년 이상 남자들을 가차 없는 죽음으로 몰아가는 주요 원인으로 심장병과 암이 선두를 다툽니다. 

여성호르몬 '에스트로겐(estrogen)' 여성이 중년이 될 때까지 심장질환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지만 남성호르몬 '테스토스테론(testosterone)'은 그렇지 않습니다. 그래서 남성에게 심장질환이 처음 나타나는 때는 평균 35세로 여성들보다 훨씬 빠릅니다.

또 몸에 좋은 콜레스테롤인 'HDL 콜레스테롤' 남자들은 여자에 비해 원래 적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갑작스러운 심장 질환의 70~89%가 남자에게서 발생합니다. 또한 심장동맥 질환으로 사망하는 비율도 남자가 3배 더 높습니다.

이렇듯 호르몬 체계상 남자가 심장질환에 취약한데 대부분의 남자들이 격한 운동을 지나치게 해서 심장에 부담을 줍니다.

8. 과다한 흡연과 음주가 남자들을 사지로 몰아넣는다.

잘못된 식생활로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고 음주와 흡연이 잦은 남성들이 많으므로 직장암, 폐암 등 치명적인 질환에 취약합니다.

암은 45세에서 54세 사이의 남자들에게 두 번째로 가장 높은 사망 원인으로, 모든 죽음의 23퍼센트를 차지할 만큼 치명적입니다. 더구나 55세에서 74세 사이의 남자들에게는 암이 33.4퍼센트로 가장 큰 사망 원인이 됩니다. 

9. 비만이 생명 단축의 원인이 되고 있다.

심혈관질환, 당뇨병, 전립선암 등은 뚱뚱한 사람에게서 더 많이 발생합니다. 비만은 성기능 장애와 관련 있고, 어떤 경우에는 이러한 질환이 성적 문제를 유발하기도 합니다.

10. 노년의 무력감이 죽음을 앞당긴다.

남자들은 나이가 들수록 노화와 함께 찾아오는 신체기능의 점진적 상실에 대해 근심하고 슬퍼합니다.

보고 듣는 능력의 상실, 냄새를 맡고 맛을 볼 수 있는 능력의 감퇴, 균형감 상실, 뼈와 근육의 쇠퇴는 모두 길어진 수명에 첨가된 징벌과도 같습니다. 고립, 체력저하, 만성병 등은 남성들로 하여금 가족은 물론이고 사회에서도 자신이 쓸모없는 인간이라는 느낌이 들게 합니다. 그런 열패감이 그를 점점 죽음으로 몰아갑니다.  

자, 이제 원인을 알았으니 남자의 수명을 늘리기 위한 대책 마련을 해야겠지요? 

남자의 수명을 늘리기 위한 10가지 방법

1. 하루 30분 이상 유산소운동을 하라.

HDL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이기 위해 운동을 열심히 하라고 충고합니다. 20대부터 심혈관 질환에 대한 검사를 꾸준히 받는 것도 중요합니다.


2. 의사와 가깝게 지내라


남자들이 우울, 슬픔 등의 단어를 사용하는 것은 사회적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으로 여겼습니다. 남자들에게 이런 단어는 속으로 삭이거나 무시해야만 하는 단어였습니다.

저자는 "남자들은 삶의 여정에서 만나는 크고 작은 고통을 혼자 감내해야 한다는 통념에 사로잡힌 나머지 모든 문제를 속으로 삭이거나 무시하는 데 길들어 있다"며 "사소한 질병이라도 의사를 찾아 상의하라"고 조언합니다.

3. 무모한 행동을 남자답다고 착각하지 마라.

쓸데없이 공격적으로 운전하는 것, 안전을 위한 규칙이나 절차를 무시하는 것, 흥분된 상태에서 일하는 것보다 하나하나 챙기고, 안전한 방법으로 행동하는 것이 더 좋다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4. 흡연은 장수를 가로막는 최고의 적이다. 

미국 암협회의 발표에 따르면 35세에 담배를 끊는 사람은 계속 피우는 사람에 비해 평균수명이 8.5년 늘어납니다.

5. 정기적으로 건강검진을 하라.

전립선암 검사는 별로 중요하지도 않은 암 조직을 발견하기 때문에 효능에 있어서는 논쟁의 여지가 있는데 비해, 직장 검사는 심각한 암을 발견하는 데 유용합니다. 하지만, 안락하고 편안한 검사법은 아닙니다. 그래도 악성 종양이 몸에 있다거나 항암치료를 받는 것보다는 견딜 만하니 정기적으로 장 검사 할 것을 권합니다.

머리 부분에 조금이라도 문제가 생기면 주저 없이 의사에게 말하라고 합니다. CT 촬영이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미약한 뇌진탕도 방치하면 기억 장애, 수면 장애, 성격 변화 등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다음은 설명이 필요없는 건강 상식이니 아는 것보다 실천이 중요한 사항입니다.

6. 비만을 예방하라.  
7. 과도한 운동은 오히려 피해가 크다.
8. 스트레스는 그때그때 해소하라.
9. 노년의 무력감에서 벗어나라.
10. 나만은 예외라는 생각을 버려라.


저자는 왜 남자가 더 많이 병 들고 더 빨리 죽는지 이 문제에 대해 개인과 사회가 진지한 고민과 통찰을 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이런 고민과 통찰이 없이는 점점 고령화되는 이 시대에 남녀 성비가 불균형하게 되어 한 가정만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으로 혹독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고 경고합니다.

정든 짝이 먼저 떠나는 가정의 비극을 예방하고, 부부가 비슷한 시기에 저 세상으로 떠나는 행복을 위해서도 이 책은 저희 부부에게는 물론이고 수많은 남성들과 그 짝을 사랑하는 여성들에게 퍽 유용한 지침서가 될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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